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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이' 첫방, 김태리 여성 국극 스타 탄생 신호탄

입력 2024-10-13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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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이'

'정년이'

'정년이' 김태리가 국극의 세계에 운명적인 첫 발을 내디뎠다.


지난 12일 첫 방송된 tvN 주말극 '정년이' 1화에는 타고난 소리꾼의 자질을 갖추었지만 고향 목포에서 생선을 팔며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주인공 김태리(윤정년)가 운명적인 계기로 국극 계에 발을 들이게 되는 이야기가 담겼다. 시청률은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5.7%, 전국 가구 기준 평균 4.8%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기준/닐슨코리아 제공)

목포에서 엄마 문소리(용례), 언니 오경화(정자)와 함께 바닷일을 하고 생선을 팔며 팍팍한 삶을 이어가던 김태리는 자신이 가진 소리의 재능이 돈벌이가 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소리를 하는 것을 질색하는 문소리 탓에 이를 금기시하며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김태리는 시장에 찾아와 자릿세를 내라고 위협하는 불량배 오대환(창호)의 행패에 발끈해, '소리'라는 자신이 가진 유일한 무기를 꺼냈다. 자신의 매대를 박살 내는 불량배들과 혼비백산하는 상인들로 아수라장이 된 시장 한복판에서 대뜸 '남원산성'을 열창하기 시작했고, 이내 김태리의 소리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종전의 소란은 잊어버리고 점차 귀를 기울였다. 이는 오대환 역시 마찬가지였다. 소리를 마친 김태리는 보란듯이 "소리를 들었으면 소릿값을 내라"라고 주장했고, 할 말이 없어진 오대환은 다음을 기약하며 순순히 자리를 떴다.

이 광경을 본 의외의 인물들이 있었다. 당대 최고의 국극단인 매란 국극단의 간판스타인 정은채(문옥경)와 김윤혜(서혜랑)가 순회공연을 위해 목포에 내려왔다가 소동을 목격한 것. 이 중에서도 정은채는 좌중을 휘어잡는 김태리의 당찬 성격과 탁월한 음색에서 재능을 발견하고 국극 계에 입문시킬 요량으로 자신의 공연에 초대했다.

김태리는 자신에게 관심을 보인 정은채가 소위 '매란의 왕자'라고 불리는 국극계의 슈퍼스타라는 것, 잘 나가는 국극 배우가 되면 부유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뒤 국극에 호기심을 품었다. 그리고 "국극이란 게 뭐신디 돈을 그라고 잘 버는지 내 두 눈으로 봐야 쓰겄어"라며 조금은 세속적인 마음으로 매란 국극단의 공연장을 찾은 김태리는 눈 앞에 펼쳐진 황홀경과 옥경이 내뿜는 엄청난 카리스마에 압도당해 한순간 국극에 매료됐다.

같은 시각 정은채는 목포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곤경에 빠졌다. '유명 국극단 인기 배우의 아편 투약 의혹'을 다룬 기사의 타깃이 된 것. 매란의 단장인 라미란(강소복)은 익명으로 기재된 해당 기사의 내용을 부인하겠다고 선언하면서도 정은채에게 사건이 잠잠해질 때까지 당분간 목포에 기거하라고 으름장을 놓고, 국극단과 함께 서울로 돌아갔다.

정은채의 목포 생활은 김태리에게 기회가 됐다. 밤잠을 설칠 정도로 국극에 푹 빠져버린 김태리는 다음 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정은채를 찾아갔고, 정은채는 김태리에게 "넌 타고난 소리꾼이야"라면서 국극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은채의 칭찬에 김태리는 한껏 들떴지만, 소리하는 것을 반대하는 엄마 문소리를 떠올리며 갈등했다. 하지만 그도 잠시, 또다시 시장에서 행패를 부리는 오대환 일당의 작태를 본 김태리는 지긋지긋한 현실을 벗어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정은채를 찾아가 "우리 엄니 손에 죽는 한이 있더라도 그 재주로 큰돈 한 번 벌어 볼라요. 이 목포바닥 벗어나가꼬 서울로 갈라믄 내가 머슬 해야 쓰는지 갈쳐주쇼"라며 도움을 청했다. 김태리는 매란 국극단 연구생 오디션을 치르기 위해 정은채와 비밀 과외를 시작했고, 부족한 춤과 연기를 공부하며 막연했던 꿈이 점차 선명해졌다.

하지만 오디션을 코앞에 두고 결국 사달이 났다. 문소리가 김태리의 '춘향전' 대본을 발견하고, 그동안 국극 배우가 되기 위해 준비해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문소리는 까무러칠 정도로 역정을 냈고 격렬한 반대 끝에 김태리를 창고에 가둬버렸다. 오디션이 코앞까지 다가왔지만, 김태리는 창고에 갇혀 옴짝달싹 할 수 없었고 정은채는 소식이 끊긴 김태리를 걱정하며 서울로 떠나기 하루 전 오경화를 찾아갔다. 그동안 문소리의 으름장에 김태리를 도와주지 못해 가슴앓이하던 오경화는 김태리의 꿈을 지켜 주기로 결심했다. 자신이 모든 뒷감당을 해주기로 마음먹고 굳게 닫힌 창고 문을 열어 김태리를 기다리고 있던 정은채의 품으로 떠나 보냈다. 이에 국극 배우라는 꿈 하나만 믿고 눈물의 야반도주를 선택한 김태리가 매란 국극단 오디션장에 입성하는 모습과 함께 1화가 종료됐고, 모든 것을 버리고 매란 국극단을 찾아온 김태리에게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향후 전개에 궁금증을 높였다.

그런가 하면 이날 방송의 오프닝에서는 1931년 경성, 소리꾼 소녀 이가은(채공선)의 서사가 공개됐다. 고수 아버지 이덕화를 따라 소리판을 유랑하다 엄동설한을 피해 명창 강지은(임진)의 집에서 신세를 지게 된 이가은은 아버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강지은에게 제자가 되기를 청하고, 나아가 강지은과 그의 소녀 제자 최정운 앞에서 유감없이 자신의 천부적인 재능을 뽐내 과연 이가은이 누구인지 궁금증을 높였다. 더불어 극 중 소리를 하겠다는 김태리 때문에 속앓이하던 문소리가 자신의 품안에서 이가은과 강지은의 제자가 함께 찍은 사진을 꺼내 보는 모습이 비춰져 어떤 관계인지 물음표를 자아내기도 했다.

'정년이'는 1950년대의 풍경과 국극의 미장센, 귀를 사로잡는 국악의 선율, 흥미로운 서사를 아름답고 짜임새 좋게 만들었다. 특히 김태리는 온갖 잠재력들이 금방이라도 알을 깨고 나올 듯 재능과 스타성으로 똘똘 뭉친 정년이의 반짝임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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