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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지진희 "가족X멜로' 변무진과 70% 이상 비슷해"

입력 2024-09-19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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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희, 이끌엔터테인먼트 제공

지진희, 이끌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지진희(53)가 JTBC 주말극 '가족X멜로'를 통해 안방극자에 웃음과 공감을 전했다. 11년 전에 내다 버린 아빠가 우리집 건물주로 컴백하며 벌어지는 피 튀기는 패밀리 멜로극에서 11년 전에 내다 버린 아빠 변무진 역을 소화, 생활감 넘치는 연기와 끈적한 멜로, 우스꽝스러운 코믹을 오가며 활약했다.


지진희는 "좋은 드라마에 운 좋게 출연하게 됐다. 좋은 작가님, 감독님과 함께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했다. 많은 자극적인 것들에 노출되어 있는 시대에 이런 드라마가 예쁘게 방송될 수 있어 행복했다. 다른 작품과 결이 좀 달랐던 것 같다. 그게 우리 작품의 색"이라면서 연신 감사함을 표했다.

-결말에 대한 만족감은.

"무진이가 어떻게 건물주가 됐는지 그 비밀이 마지막에 풀렸다. 사기꾼을 찾으려고 여기저기 헤매다 태국까지 갔다. 거기서도 나쁜 짓을 하고 있는 사람을 찾아가 내가 잃었던 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사기꾼이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사기를 쳤다는 걸 알게 됐다. 그중 하나가 혼인빙자였는데 그걸 지켜본 어머님이 잡아야겠다는 마음에 찾고 있었는데 제가 찾은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굉장히 많은 돈을 찾게 됐고 그분이 잃었던 30억을 내게 준 것이다. 하늘에서 떨어진 진짜 선물 같은 일이 아닌가."

-변무진이 마냥 철부지처럼 보이지만 가족 생각할 때는 내면이 깊더라.

"무진이는 가족을 끔찍이 사랑하고 아내를 끔찍이 사랑한다. 애정이 없었다면 절대로 다시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엔 가족들에게 돌아오기 위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그런 게 아니었으면 11년이란 시간이 힘들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진이가 가지고 있는 가족에 대한 애정이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쩔 수 없이 헤어짐을 당한 것이기에 사랑하는 마음을 계속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며 연기했다."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은.

"철이 없는 건 좀 비슷한 것 같다.(웃음) 아내한테 장난치는 거나 아이들한테 장난치는 게 비슷하고, 가족을 생각하는 것도 비슷하다. 상황이 너무 다르긴 하지만 최소 70% 이상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운 점이 있다면.

"늘 작품을 하며 배울 점은 있는 것 같다. 특히 연기자 같은 경우 직접적이거나 간접적이거나 많은 경험을 해야 하는 부분이지 않나. 어떤 식으로든 경험하는 것들이 있으면 유리하다. 지금 이 상황도 다 배울 점이라고 생각한다."

-하이힐을 신고 직접 연기했다고 들었다.

"하라고 해서 했는데 생각보다 편해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단순히 왔다 갔다 하는 거라 가능했던 것 같다. 잠깐 3m 뛰었는데 뒤뚱거리지만 중심이 잡히니 뛰어지더라. 그리고 자세가 좋아지는 걸 느꼈다. 근데 이걸 매일 신고 있으면, 몇 시간씩 신으면 고통스러웠을 것 같다. 종아리가 좀 굵긴 했지만 나름 각선미가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만족하고 있다."

지진희, 이끌엔터테인먼트 제공

지진희, 이끌엔터테인먼트 제공

-중년 로맨스 보는 맛이 있었다.

"김지수 씨와의 호흡이 너무 좋았다. 안 좋을 수가 없다. 이미 10년 전에 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 부부로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그때도 너무 좋았지만 각자 10년 동안 많은 일을 했고 더 좋은 노하우가 생겨 척하면 척이었다. 지수와 일한 건 내게 복이었다."

-딸이었던 손나은과의 호흡은 어땠나.

"나은이를 처음 본 순간 너무 예뻐서 만화에서 툭 튀어나온 것 같았다. 청춘 멜로 같더라. 약간 '슬램덩크' 속 소연이 같았다. 조용조용 얘기하는데 섬세하고 예민한 친구더라. 현장에서 편하게 할 수 있게 해 줘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다. 다행히 그 친구가 좋았다고 하더라. 첫 촬영 후 좋은 것 같다고 얘기해 주니 큰 힘이 됐다고 하던데 난 없는 얘길 하는 사람은 아니다. 앞으로가 기대된다. 열정이 대단하다. 그러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분명 언젠가 빛을 볼 거라고 생각한다."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펴봤나.

"답답하다는 반응들이 있더라. 10회까지 답답하다는 반응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드라마를 보면서 사람마다 보는 방식이 다르지 않나. 작가, 감독의 의도라고 생각한다. 그만의 재미가 있는 것이고, 반응이 달라야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시청자들의 반응을 볼 수밖에 없다. 욕하는 사람들은 욕하고 좋다고 하는 사람들은 좋다고 하고 그러더라."

-코믹적인 연기를 보여줬는데 개인적인 만족도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르가 로맨틱 코미디다. 기본적으로 시간이 있을 때 늘 찾아보는 게 '러브 액츄얼리', '어바웃 타임' '노팅힐' 등이다. 그런 류의 영화들을 좋아하는 거다. 우리 드라마도 그런 류라고 생각했다. 잔잔하게 흘러가지만 희로애락이 있고 중간중간 코믹이 있고 사람들 자체가 그렇게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코믹의 대가' 타이틀에 대한 욕심은 없나.

"사실 욕심을 내본 적 없고 좋아하는 걸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하는 것이다. 그렇게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다. 차기작으로 시트콤 '킥킥킥킥'을 협의 중이다. 일단 하고 싶은 건 코믹한 것이지만 사람이 하고 싶다고 해서 다 되는 건 아니라서 조율을 해봐야 할 것 같다."
지진희, 이끌엔터테인먼트 제공

지진희, 이끌엔터테인먼트 제공


-연기에 있어 가장 중요시하는 점이 있다면.

"난 정통으로 연기를 배운 적이 없다. 내가 전공한 사람들을 따라가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이 고민했다. 근데 죽었다 깨어나도 안 되겠더라. 다른 한편으로 장점을 찾다 보니 사회생활을 꽤 많이 했고 이게 장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 안에 오래 있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지 않나. 그렇다면 '나는 어떤 포지션을 가지고 가야 할까', '내가 연기하는 게 어떤 건지 모르겠지만 결국 사람들이 날 찾아야 하고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가?' 나름대로 생각한 게 있어서 그걸 꾸준히 실천하고 쭉 가려고 하고 있었다. 만약 이게 잘못되면 버려질 것이 아닌가. 그래도 아직까지 해오고 있는 걸 보면 선택받을 수 있는 이유는 있지 않을까 싶다. 운이 크게 작용했지만 일상이란 게 드라마틱하고 극적이지는 않다. 하나씩 해내가고 있는 것이기에 조금씩 발전해 나간다고 생각한다. 내 장점과 단점은 틀에 있지 않는다는 거다. 내 방식대로 가고 있다. 이 방식이 20년 후엔 또 어떻게 되어 있을까 기대감도 있고 그때까지 갈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20년 후 모습을 그려본 적이 있나.

"20년 전과 같다. 20년 전에 내가 목표했던 것 중 하나가 큰 걸음은 아니더라도 내가 소화할 수 있는 만큼의 보폭으로 걸어가자였다. 큰 걸음을 내딛으면 결국 무너지게 될 것이 아닌가. 소화할 수 있는 만큼의 보폭으로 걸어가자, 뒷걸음치지 말자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작은 걸음이지만 조금씩 걸어서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경험이 쌓이니까 20년 후는 지금의 걸음이 또 쭉 이어져 가지 않을까 싶다."

-멜로를 위해 6년간 금주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딱 그 전날까지 먹고 끊었다. 느낀 점이 많았다. 술을 끊으니 정신이 맑아지더라. 몸으로 느끼는 변화가 많았다. 올바른 선택을 위해선 정신이 맑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안 마시고 있다. 지금 참고 있는 거지 안 먹고 싶다는 건 아니다. 끊었기 때문에 그런 거고 가끔 한잔은 한다. 중요한 자리가 있으면 반잔, 한 잔에서 끝내려고 한다. 요즘은 제로 맥주가 있어서 가끔 마신다. '따뜻한 말한마디'도 있었고 '미스티'도 있었고 '언더커버'도 있었다. 중년의 멜로들을 계속 찍었다. 작은 실천 덕분에 도움을 받았다면 이걸 좀 더 길게 할 생각이다. 배우란 직업이 어쩔 수 없이 화면에 비치는 직업이고 멜로 느낌이 있어야 하지 않나. 그런 부분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래야 나이에 맞는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가 들어왔을 때 내가 선택될 수 있는 확률이 높지 않겠나."

-작품을 선택할 때 어떤 기준을 보나.

"일단 (작품) 들어온 순서가 먼저다. 대본을 봤을 때 내가 이해할 수 있고 잘 넘어가는, 공감하면서도 재밌는 걸 선호한다."

-SNS를 보면 늘 같은 구도로 사진을 찍더라.

"만약 SNS 사진을 공들여 찍었다면 SNS 찍느라 시간을 허비했을 것 같다. 맨날 새로운 거, 기존과 다른 걸 노력했다면 다른 부분이 약해졌을 거라 배제한 것이다. 대신 SNS를 심플하게 가고 가족이나 내 일에 집중하고 있다."

-요즘 고민은.

"가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내 일, 내 가족 그걸 붙잡고 앉아서 '어떻게 하지?' 이러지는 않는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우리 가족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고민한다. 나 혼자만 하는 게 아니라 가족과 같이 해야 하는 거니까 얘길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틈 나는 대로 하려고 한다. 내가 일을 하는 데 있어서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내 수준에 맞게 가고 싶다."

-가정에서 어떤 남편이자 어떤 아빠인가.

"좀 약간 무진이랑 비슷한 것 같다. 예전에 어른들은 좀 무섭고 그런 게 있어서 약간 거리가 있지 않았나. 요즘 부모와 아이들은 수평적 관계다. 애들이 편하게 대하니 기분 좋고 그럼에도 어떤 순간은 '내가 너무 편하게 해 줬나?'란 생각이 들면서도 '이렇게 가야 계속 얘기하겠지?'란 생각으로 친하게 잘 지내고 있다."

-연기 외 관심사가 있나.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공예에 대한 애정이 있어서 늘 뭔가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앞으로 10년 후엔 뭔가 만들지 않을까란 생각을 한다. 물론 10년 전에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또 이러고 있는 거 보면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 커피도 관심이 많아서 기회가 되고 시간이 된다면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

-골프에도 관심이 높더라.

"골프로 간 지 꽤 됐다. 이성민 선배가 골프 전도사다. 정민이 형도 그렇고.(웃음) 골프를 정민이 형이 치라고 할 때 안 쳤다. 근데 해보니 하라고 한 이유가 있더라. 좌절도 많이 하고 희열도 있고 어떤 것에 몰입할 수 있는 부분이 좋더라.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 그런 부분에서 멘털적으로 배우는 게 많다. 그리고 할 게 많아서 부지런해야 한다. 일 없을 때 온전히 하나에 몰입하면 좋지 않나. 숲에 가서 걸으며 아름다운 자연을 보니 힐링이 되고 연습하는 과정에서 안 됐던 게 이뤄지고. 여러 실험이 나랑 잘 맞는 것 같다."

-25년 동안 배우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원동력이 있다면.

"대중이 아직까지 거부하지 않아서인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모든 물질은 작거나 크게 에너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들을 누가 봤을 때 호감으로, 좋은 느낌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려면 나한테 어떤 좋은 에너지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랬을 때 이 에너지란 게 뭘까 싶다. 대중이 밀어내지 않고 봐주는 게 있었기에 유지가 될 수 있었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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