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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어 아너' 손현주, 타락한 판사의 뒤틀린 부성애

입력 2024-09-05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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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어 아너' 손현주

'유어 아너' 손현주

배우 손현주가 '유어 아너'를 통해 다시금 연기력을 입증했다.


손현주는 지난달 12일 첫 방송된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유어 아너'에서 평생을 올곧게 살아온 판사에서 살인 은폐자로 타락한 판사 송판호로 분해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유어 아너'는 아들의 살인을 은폐하는 판사와 아들의 살인범을 쫓는 범죄조직 보스, 자식을 위해 괴물이 되기로 한 두 아버지의 부성 본능 대치극이다. '프로듀사', '낮에 뜨는 달'을 연출한 표민수 감독이 크리에이터로 참여했고, '종이달', '60일, 지정생존자'의 유종선 감독과 '소년시대'의 김재환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손현주는 평생을 법 아래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살아온 우원 지방 법원의 부장판사 송판호 역을 맡았다. 검소와 겸손을 인생 철칙으로 삼고 살아가는 송판호는 2년 전 아내를 잃었음에도 자신의 본분을 지키며 트라우마에 갇힌 아들까지 돌보며 살아가는 인물이다.

아들 김도훈(송호영)이 뺑소니 사고를 일으켜 우원시의 절대 권력자인 김명민(김강헌)의 아들 신예찬(김상현)을 죽게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손현주(송판호)는 자수 대신 진실 은폐를 택했다. 사건을 감추기 위해 뛰어다니며 손수 증거를 인멸하는 등 그릇된 부성애로 아들을 감싸안고, 지난 20년간 다져온 신념을 무너뜨린 채 파멸의 길로 뛰어들었다.

작품마다 압도적인 연기력과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로 최고의 열연을 펼쳐온 손현주는 '유어 아너' 속 우직한 판사에서 살인 은폐자로, 한순간에 무너진 송판호의 공포와 불안감, 집요한 부성애를 신들린 듯한 연기력으로 그려내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붉게 충혈된 눈으로 수많은 감정이 교차하는 눈빛 연기를 펼쳤다.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의 연이은 죽음에 손현주는 최무성(정이화)을 찾아가 "대체 내가 얼마나 사악해져야 해결될 일이냐. 난 분명 천벌을 받을 거다"라며 울부짖었다. 부성애와 죄의식 사이에서 감당하기 벅찬 혼돈을 느끼며 점차 무너져가는 감정을 리얼하게 전달해 감탄을 자아냈다.

손현주의 묵직한 표정 연기가 돋보이는 장면들도 눈길을 끌었다. 자신을 향해 총구를 겨누는 김명민에 "지금 나를 죽이면 하나 남은 아들도 살릴 수 없다"라며 과감한 거래를 시도한 것에 이어 카센터의 외국인 직원 지대한(티랍)을 향해 망설임 없이 총을 발사하는 장면에서, 막다른 길에 내몰린 송판호의 극에 달한 불안감과 복잡한 속내를 밀도 있게 표현해 높은 몰입도를 선사했다.

우연히 일어난 줄로만 알았던 사건이 아들이 복수를 위해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사실을 끝내 알게 됐다. "죽는 것보다 못한 삶을 김강헌에게 선물하고 싶었다"라며 깊은 상처와 복수심,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쏟아내는 아들을 향해 "널 반드시 살려둘 거다"라고 선언하며 마지막까지 그를 살리겠다는 굳은 의지와 부성애를 또 한 번 드러내 강렬한 여운을 선사했다.

10부작 중 8화까지 공개된 '유어 아너'는 예측할 수 없는 전개와 숨 막히는 긴장감 속에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아들을 향한 뜨거운 부성애를 선택한 손현주와 벼랑 끝에 선 부자(父子)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지 주목된다. 10일 종영한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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