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이 어제(2일) 민주당의 검사 탄핵안에 대한 입장을 낸 뒤 현직 검사들과 퇴직 검사들 사이에서도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나 야당을 수사했던 검사 4명에 대해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것을 놓고 검찰 내외부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대검찰청이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검사 탄핵에 대한 이원석 총장의 입장을 정리해 올린 글엔 검사장 등 고위급 간부들이 적은 글을 포함해 수십 개의 댓글이 달리고 있습니다.
이 대표의 재판과 수사를 지휘하는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우리나라 법치가 이렇게 한순간에 무너질 줄 몰랐다"며 "삼권분립이 명확히 규정된 대한민국 헌법하에서 입법부의 '탄핵소추권 남용'은 반드시 바로잡혀야 한다"고 썼습니다.
양석조 대검 반부패부장도 "주어진 자리에서 직분을 다한 공직자를 탄핵하는 나라를 누구도 법치국가라고 부를 순 없을 것"이라며 "탄핵이 사적 보복 수단이 되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대검 공공수사부장을 지냈던 박기동 대구지검장도 "억지 탄핵으로 아무리 그물을 찢으려 해도 천라지망을 벗어날 수 없다"고 했고, 문재인 전 대통령 옛 사위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박영진 전주지검장도 "도둑이 경찰 때려잡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적었습니다.
이 밖에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상상 못 할 일", "트럼프를 기소한 검사가 한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걸 감사히 여길 것", "문명 시대에 있을 수 없는 일", "무너지는 법치주의에 참담하다"는 등 댓글이 줄을 이었습니다.
외부의 반발도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퇴직한 검찰 공무원들이 모인 검찰 동우회도 '검찰 말살'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검찰총장 출신인 한상대 검찰동우회장은 오늘(3일) 입장문을 내고 "이재명 대표를 수사, 기소한 검사들에 대한 탄핵소추는 명백한 위법"이라며 "국회의원 신분을 이용한 직권남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기각하고, 법원이 신속하게 이재명 사건 재판을 해줄 것을 요구하며 "검찰은 파렴치한 검찰 말살, 검사 겁박 행태에 단호히 대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적었습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탄핵안 발의 직후 대검 기자실을 직접 찾아 "검사 탄핵은 이재명 대표가 재판장을 맡겠다고 하는 것"이란 입장을 낸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