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승윤이 3일 오후 서울 예스24 원더로크홀에서 열린 정규 3집 '역성' 쇼케이스 무대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세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ewa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1년 6개월 만이다. '음유시인' 이승윤이 이 갈고 만든 선발매 앨범으로 돌아왔다.
3일 서울 서대문구 예스24 원더로크홀에서 이승윤 정규 3집 선발매 앨범 '역성'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정규 3집을 내기 전 내는 선발매 앨범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이승윤은 "열심히 만든 노래를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가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까지 정규앨범을 내는 아티스트로 준비하고 있고 그 여정을 가고 있다"면서도 "받아들이는 리스너들 입장에선 (갑자기 곡) 한 뭉치가 오면 부담되니 몇곡은 선공개를 하자 하다가 총 8곡이 됐다"고 설명했다.
가수 이승윤이 3일 오후 서울 예스24 원더로크홀에서 열린 정규 3집 '역성' 쇼케이스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치고 있다. 박세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ewa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가수 이승윤이 3일 오후 서울 예스24 원더로크홀에서 열린 정규 3집 '역성' 쇼케이스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치고 있다. 박세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ewa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앨범에 대한 애정는 라이브 무대에도 온전히 담겼다. "지난 쇼케이스 땐 MR로 하려니 아쉬웠다"는 이승윤은 이번엔 밴드 세션까지 라이브로 선보였다. 이승윤 특유의 폭발적인 에너지가 느껴졌다.
무대를 마친 이승윤은 "머쓱함도 있지만 '이런 음악을 하는 친구구나'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며 "이런 음악을 하고 싶었던 사람이고 알게 모르게 했던 사람이다. 들려 줄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승윤은 "'역성'이란 앨범은 거스를 수 없는 것들을 인정하지만 이번만큼은 거슬러 보겠다는 마음가짐에 관한 앨범이다. 선공개되는 앨범도 그에 관련한 8곡이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신곡은 직관적인 메시지를 느낄 수 있는 가사가 눈에 띄었다. 이어 그는 "'폭포'라는 곡에 '내 분수를 보여줄게'라는 문장이 있다. 이번 앨범을 관통하는 문장이다. 신조가 '분수에 맞게 살자'다. 지나치게 잔인하리만큼 현실주의자다. 내게 끔찍한 현실자각을 시키는 타입"이라며 "그렇게 내 분수를 아는 것과 외부에서 내 분수를 규정하는 것들 사이에서 있는 고민이 있다. 어마어마하게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음악적으로 내 분수는 이런거다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가수 이승윤이 3일 오후 서울 예스24 원더로크홀에서 열린 정규 3집 '역성' 쇼케이스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치고 있다. 박세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ewa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이번 앨범은 일년이 넘는 시간이 걸려 완성됐다. 지난해 4월 대만 공연을 마치고 그 자리부터 시작됐다고. 이승윤은 이번 앨범으로 '폭포'와 '폭죽타임' 더블 타이틀곡을 선보인다. 외에도 '검을 현' '솔드 아웃' '리턴매치' 등 총 8곡이 실렸다.
'폭포'는 6분이 넘는다. 타이틀곡 중으로는 이례적이다. 이승윤은 "왜 '폭포'는 이 시대의 타이틀곡이 될 수 없는가 고민했다. 6분이 넘는다. 그럼에도 왜 나는 타이틀곡으로 하고 싶은가 고민했다"며 "어떻게 하면 생명력을 부여할 수 있을까 고민 하다가 공연을 통해 먼저 선보였다"고 했다.
정규앨범 형태를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시대가 바뀌고 있다. (정규앨범이) 인간문화재처럼 꼭 고수해야하는 형태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정규앨범에 매료돼 음악한 사람으로서 정규앨범을 지속적으로 3년 동안 3개 앨범을 내고 있다"며 "이런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로 무의미하진 않다고 생각했다. 스스로는 내년부터는 이렇게는 못살 거 같다. 그럼에도 정규앨범을 3개 냈다는 자체가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음악인으로서 성장하고 있구나 싶다. 더 나은 것들을 남기고 있구나 싶다"고 만족했다.
이어 "어쨌든 이젠 스트리밍 시대고 정규앨범을 다 들어야 한다 하는 파는 아니다. 그럼에도 정규를 내고 싶어하는 누군가가 있어서 그 계보의 한 사람으로서 고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수 이승윤이 3일 오후 서울 예스24 원더로크홀에서 열린 정규 3집 '역성' 쇼케이스 무대에 올라 컴백 소감을 말하고 있다. 박세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ewa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열과 성을 다해 만든 선발매 앨범.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이승윤은 "음악으로 뭘 전달해야해란 사명감을 가지고 만들진 않는다. 내 마음가짐이나 이야기를 담는 타입이다. 다만 8곡 전부 다 도발적인 내용이긴 하다. 발칙한 내용이기도 하다. 어떤 발칙한 용기가 필요한 분들에게 약간의 도움과 용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때문에 티징 콘텐츠로 활용한 체스판 역시 '벗어나자'는 의지가 담겼다. 이승윤은 "'검을 현'이라는 곡 가사에서 발췌했다. 체스판을 보면 이쪽으로 가야하는 것만 같다. 그러다 체스판 밖에선 아무 의미 없지 않나 싶었다. 그렇게 체스판에 갇히지 말아야겠다 싶었다"고 전했다.
묵묵히 음악을 하다 JTBC '싱어게인' 우승을 통해 두각을 나타낸 이승윤은 어느덧 객석을 채우는 티켓파워 있는 아티스트로 성장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히트곡은 없다는 평이 공존하기도 한다. 그는 "100% 맞는 평가라고 생각한다. 히트곡이 없는데 어떻게 객석을 채우지 하는 감사함으로 공연한다. 히트곡 내고 싶은데 능력이 안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서 "'히트곡 내야지' 해놓고 쓸 수 있는 가수가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거 열과 성을 다해서 만드는데 그게 히트곡이 되진 않을 거 같다는 걸 인정하고 음악하는 가수다. 손익분기점은 넘겨서 회사 분들이 절망에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인기 비결을 묻는 질문엔 "남녀노소가 좋아해준다는 게 음악인으로서 궁극의 경지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팬층 감사하다"며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노래가 좋은 듯 하다"고 미소지었다.
이승윤의 신보는 이날 오후 6시 공개된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박세완 엔터뉴스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