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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수단' 정종연 PD "'대탈출'보다 순한맛이라고요?"

입력 2024-07-0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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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연 PD, 넷플릭스 제공

정종연 PD, 넷플릭스 제공

'추리 예능 대가' 정종연 PD가 넷플릭스와 두 번째로 손잡고 '미스터리 추리반'을 내놨다. '데블스 플랜'으로 후반부 아쉬움을 자아냈던 그가 가장 잘하고 잘할 수 있는 어드벤처 장르 예능으로 돌아온 것.


지난 6월 18일 첫 공개된 '미스터리 수사단'은 이용진, 존박, 이은지, 혜리, 김도훈, 카리나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묘한 사건들을 추리하고 해결하는 어드벤처 추리 예능이다. 정교하게 설계한 세팅과 장치, 예측불허한 미션과 반전이 스릴 넘치게 펼쳐지며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악마의 사제'와 '심해 속으로' 등 사건을 6개의 에피소드로 구성했다. 세트 구상만 3개월, 제작 1개월이라는 시간과 노력을 들인 프로그램이었다. 몰입도 높게, 짧은 스토리로 꾸려지며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했다.
18일 오전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넷플릭스 예능 '미스터리 수사단'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정종연 PD, 이용진, 존박, 이은지, 혜리, 김도훈, 카리나가 참석했다. 박세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ewa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18일 오전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넷플릭스 예능 '미스터리 수사단'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정종연 PD, 이용진, 존박, 이은지, 혜리, 김도훈, 카리나가 참석했다. 박세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ewa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미스터리 수사단', 넷플릭스 제공

'미스터리 수사단', 넷플릭스 제공

'미스터리 수사단', 넷플릭스 제공

'미스터리 수사단', 넷플릭스 제공


-벌써부터 시즌2가 기대된다는 반응들이 많은 가운데, tvN '대탈출'보다 순한 맛이란 얘기도 있었다.

"멤버십 버라이어티 형태라서 초반 멤버들끼리 케미스트리가 불붙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두 번째 에피소드부터 케미스트리가 붙어 빨리 자리를 잡은 것 같다. '대탈출'도 순한 에피소드가 있고 센 에피소드가 있고 그랬던 것 같다. 어떤 스토리의 스타일과 방향성만 있었지 '대탈출'보다 순하게, 대중적으로 가자는 목표는 없었다. 보통 '대탈출'을 추억하는 분들이 본인이 가장 인상 깊게 봤던 것들 위주로 기억한다. '대탈출'의 고점과 싸워야 하는 그런 점이 있다 보니 쉽지는 않다. 실패를 두려워하면 안 된다, 실패는 잊힌다는 교훈과 함께 수위를 조정하며 준비했던 것 같다."

-다음에 대한 구상도 하고 있나.

"늘 추가적인 에피소드에 대한 생각은 많이 한다. 입금이 되면 현실 가능한가, 표현이 가능한가에 대한 고민을 하며 접근해서 아이템 선정을 하는 편이다. 다음 시즌이 확정되면 빨리 준비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멤버들의 평균 나이가 확 줄었다.

"두뇌 서바이벌 프로그램들도 타깃 에이지가 낮은 편인데 '대탈출'은 더 낮았다. 30대는 물론 20대, 10대가 주 시청층이라고 생각했다. 시청하는 에이지에 맞춰주는 면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점에 맞춰 섭외를 했다. 확실히 젊어진 느낌이 있다. 기존에 있던 베테랑 방송인들에겐 '버라이어티의 쪼'가 있다. 전통적으로 쭉 해왔던 어떤 느낌들이 있는데 '미스터리 수사단'은 그게 많이 없어진 느낌이다. 젊은 층들이 접근하기 쉬운, 자연스러운 형태로 발전해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출연자들을 섭외할 때 집중한 포인트가 있다면.

"멤버들을 섭외할 때 기능적으로 녹화가 잘 돌아갈 수 있는 예능감이 검증된 네 사람(이용진, 존박, 이은지, 이혜리)에 영한 에너지의 출연자들을 섭외했다. 나이가 비슷한 동성이면 시청자들이 보기에도 그렇고 하는 입장에서도 그렇고 케미스트리에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그런 모습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 생각해서 혼성 멤버를 꾸려야겠다고 생각했고, 여성 출연자들이 너무 의존적이기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다."

-예상 밖 인물이나 상황이 있었나.

"김도훈, 카리나를 예능에서 본 적이 없었다. MBC '나 혼자 산다'라도 나왔으면 아침에 뭐 하는지라도 알았을 텐데 모르는 상태에서 섭외하고 지켜봤다. 카리나는 아이돌이라서 소녀소녀할 것 같은 이미지가 있었는데 생각보다 와일드하더라. 쇠맛이 나긴 했다.(웃음) 털털해서 동료로서 예뻤다. 김도훈은 텐션이 좋고 말도 예쁘게 잘해서 포텐이 있겠구나 싶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이런 형태의 프로그램이 처음이라 시한폭탄 같은 느낌이었는데 몰입을 엄청 세게 하더라. 다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들 정도로 열심히 했다. 앞으로 요령이 생기면 덜 걱정 끼치고 하지 않을까 싶다."

-이은지와는 '대탈출' 이후 재회였다.

"그때 출연했을 때 자주 접촉하지는 못했다. NPC 중에서도 해비 한 역할(태양여고 편 NPC 구하리로 출연)이었다. 멤버들을 따라다니는 어려운 역할이었는데 공개 코미디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너무 잘 해냈다. 그때 잘하고 유능한 친구란 느낌이 있었는데 마침 또 잘 되더라. 너무 기분 좋았다. NPC들의 경우 새벽 4, 5시에 나와서 리허설을 한다. 고생을 많이 해서 제작진과의 동료애 같은 게 있는데 '미스터리 수사단'을 함께하니 뿌린 씨를 거두는 느낌이랄까.(웃음) 보람되는 모먼트였다."

-무정부 국제조직 'XIN'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도입부에 어떤 각 프로그램의 차이점이나 이런 게 디테일해야 하지 않나. 이번에 콘셉트를 그렇게 잡은 건 본론으로 빨리 들어가자는 취지가 있었다. 이 테마나 모든 것들이 어리둥절하고 한 발씩 나아가는 거보다 빨리 본론에 들어가자는 취지였다. '대탈출'은 눈 가리고 들어가서 시작한다. 방탈출과 비슷하게 접목해서 진행했기에 그것만의 고유 IP가 있었다.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개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최대한 본론으로 빨리 들어가서 사건 진행을 하고 싶었다. 앞으로도 더 차이가 있을 것이다."

-시공간 뛰어넘는 '챔버'를 구현했다.

"앞서 '대탈출'에서 쓴 장치와 비슷하다. 본부를 계속 지었다 헐었다 하면서 촬영 장소에 따라 새롭게 만드는 작업을 했다. 실제 녹화 장소랑 가깝게 지어서 이동할 수 있게 한 세트였는데, 고정적으로 출발하는 위치가 생겨서 뭔가 옛날 미드나 외화 같은 모습을 갖춰보고자 했다. 추억의 클리셰 같은 걸 구현한 것도 있고, 장치적인 면도 있어서 이 프로그램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도 있지만 특효 팀에 새로 발명된 작품가 있나 서치 하고, 영화를 보면서도 CG가 아닌 다른 것들을 살피며 고민한다."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이렇게까지 노력한 게 있다면.

"이 사람의 진짜 바이브를 담는 게 중요하다. 스토리를 밑에 깔되 들어간 주인공들의 진짜 반응을 보기 위해 '미스터리 수사단' 같은 장르의 예능이 존재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온전하게 끌어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번 들어가면 제작진 개입 없이 준비하는 게 이 장르의 진짜 묘미다. 나의 약간 고집일 수 있는데 '심해속으로' 편에서 잠수함에 들어가면 물이 깔리고 물이 쏟아지지 않나. 그때 진짜 소금물을 넣었다. 출연자들 입에 들어가면 짠맛이 느껴져 바닷물처럼 생각하게 하려고 했다. 근데 입에 안 들어갔더라. 시청자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지만 출연자들의 몰입을 높이기 위한 부분까지 고려했다."
'미스터리 수사단', 넷플릭스 제공

'미스터리 수사단', 넷플릭스 제공


-퇴사하며 '대탈출' '여고추리반' 세계관을 다 놓고 나왔다. '미스터리 추리반'의 세계관 확장을 기대해도 되나.

"아직 세계관을 언급하긴 이른 시기다. 에피소드가 여러 개 나오고 배경이나 인물이나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의 자산이 축적되면 재밌는 시도들을 할 것이지만 지금은 캐릭터에 좀 더 집중해서 보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멤버들 간 케미스트리는 앞으로 더 진행될 것이고 그걸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로 가지고 갈 생각이다."

-'대탈출' 시즌5에 대한 계획 없나.

"'데블스 플랜'을 하기 위해 CJ를 나온 거나 다름 없다.그 다음 1순위는 '대탈출'이었다. 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잘 되지 않았다. 앞으로도 (내가 하는 건) 쉽지 않을 것 같다. 제작사 소속이라 일을 받아서 하는 입장이기에 '여고추리반'처럼 CJ 내에서 다음 시즌을 진행할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미스터리 수사단'의 시리화를 기대하고 있나.

"IP 하나를 선보이는 작업 자체가 힘든 일이고, 플랫폼과 호흡도 잘 맞아야 한다. 예능 PD들은 사골을 우려먹듯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전에 했던 IP들도 회사를 나오면서 못하게 된 것이지 꿈과 계획은 늘 길게 길게 오래 하고 싶다."

-추리 예능을 좋아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2002년 CJ에 입사해 tvN 개국할 때부터 함께한 개국 멤버였다. 사실 난 추리 예능이라는 표현보다 '어드벤처'라는 말을 좋아한다. 어렸을 때 영화 '인디아나 존스' 같은 모험물을 보면서 예능적으로 풀어내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 마침 방탈출이라는 새로운 놀이 문화가 있었고 '대탈출' 할 때쯤 그 물이 빠지는 느낌이긴 했는데 오프라인에 있는 문화를 좀 더 재밌게 할 수 있는 뭔가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 방탈출도 각성해 서로 아이디어가 좋은 게 있으면 왔다 갔다 하는 '윈윈'의 상황이 됐다. 앞으로는 직접적인 퍼즐 풀이를 피해 자연스럽게 묻어 나오게 하고 싶다. 그걸 내가 목표로 삼는다고 해서 그렇게 다 해낼 수는 없으니 지향점만은 그렇게 가져가고 싶다. 출연자들과 시청자들이 꾸며져 있는 세상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스토리 속 퍼즐적 요소들을 적절하게 섞고 싶다. 현실에 좀 더 무게감을 주고 싶은 마음이다."

-어드벤처 예능의 매력은.

"센 맛인데 위험하지 않은 그런 느낌이 아닐까 싶다. 출연자들이 생경한 경험을 하면서 자기도 모르는 능력을 발휘하는 모먼트가 좋다. 평범한 사람들이 대단한 미션을 하는 것 같은 판타지가 녹아져 있다고 생각한다. 시청자들이 봤을 때 나와 비슷하다고 느껴지는 사람들이 사건을 해결하지 않나. 그래서'여고추리반'을 만들 때 평범하고 선한 사람들이 세상을 바꾼다는 점에 포커싱을 맞췄다."

-최근에 종영한 '여고추리반' 시즌3는 어떻게 봤나.

"저와 비슷한 장르를 하는 PD들이 많이 생기지 않았나. 근데 너무 잘하면 보다가 질투가 나고 스트레스를 받아서 평소 즐겨 보진 않는다. '여고추리반3'는 공개되는 날을 기다렸다가 보곤 했다. 임수정 PD가 현장의 리더가 됐다. 내가 조언을 해 줄 입장은 아니라서 잘했다고 메시지 보내고 밥도 사주고 그랬다. 진짜 힘든 프로그램인데 잘 마친 것 같다."

-새로운 IP 발굴에 대한 의지가 있나.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같이 오랫동안 한 후배들이 있어서 내 짐을 덜어주고 다들 자기 프로그램화할 때도 금방 올 거란 생각이 든다. 물론 시즌이 계속된다는 전제하에 다른 IP를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어떤 이미지로 굳어져 있는데 '이런 걸 했네?'란 말을 들었을 때 보람이 커서 그걸 또 느끼고 싶다."

-연애 예능에 대한 관심도 있나.

"평소 예능을 잘 보지 않는다. 드라마를 좋아한다. 최근 유튜브 클립으로 우연히 JTBCX웨이브 '연애남매'를 봤다. 그 안에 나오는 가족 사연에 대한 얘기를 듣고 '뭔가 다른데? 이진주 PD의 프로그램은 다르구나! 이야기의 확장이 끝내주네!' 이러면서 봤다. 잘하는 사람이 있는데 '굳이 나까지? 그런 느낌이다. 만약 내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장르의 예능에 도전한다면 고생하더라도 사람들이 안 하려고 하는 걸 하고 싶다. 2, 3년이라도 혼자 블루오션 안에 있고 싶다."

-하반기 계획은.

"넷플릭스 예능 '데블스 플랜' 시즌2가 곧 촬영에 들어간다. 녹화가 얼마 남지 않아서 준비 중이다. 내년 상반기쯤 공개를 예상하고 있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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