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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픽사 소속 韓애니메이터 '인사이드 아웃2' 흥행 조력자

입력 2024-06-30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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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누적관객수 500만 명을 돌파하며 파죽지세 흥행 중인 영화 '인사이드 아웃2' 제작에 참여한 픽사 소속 한국인 애니메이터 김혜숙 시니어 애니메이터와 심현숙 애니메이터가 최근 국내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월트디즈니코리아〉

국내 누적관객수 500만 명을 돌파하며 파죽지세 흥행 중인 영화 '인사이드 아웃2' 제작에 참여한 픽사 소속 한국인 애니메이터 김혜숙 시니어 애니메이터와 심현숙 애니메이터가 최근 국내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월트디즈니코리아〉

[인터뷰] 픽사 소속 韓애니메이터 '인사이드 아웃2' 흥행 조력자
한국 애니메이터들의 글로벌 활약이 가히 전성기를 맞았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2015)의 9년 만 속편 '인사이드 아웃2'가 국내 개봉 후 16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전 편에 이어 또 한 번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가운데, 메인 캐릭터 제작에 동참한 한국 애니메이터들에 대한 관심도 상당하다.

픽사 소속 김혜숙 시니어 애니메이터(Senior Animator)는 '인사이드 아웃2'에서 라일리의 5가지 핵심 감정 애니메이션 작업에 참여했고, 심현숙 애니메이터(Anomator)는 라일리, 밸과 기존 4가지 감정 캐릭터들의 애니메이션 작업을 함께 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에 주요 스태프로 이름을 올리는 것은 물론, 해당 작품이 특히 모국에서 흥행을 이끌고 있는 것에 대한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터. 김혜숙 심현숙 애니메이터는 최근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흥행 감사 인사와 더불어 '인사이드 아웃2' 작업 비하인드와 픽사의 일원으로 활동하는 것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을 아낌없이 풀어냈다.
[인터뷰] 픽사 소속 韓애니메이터 '인사이드 아웃2' 흥행 조력자
[인터뷰] 픽사 소속 韓애니메이터 '인사이드 아웃2' 흥행 조력자
-애니메이터는 어떤 직업인가.

김혜숙 시니어 애니메이터(이하 김)= "애니메이터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캐릭터가 우리에게 주어지면 먼저 캐릭터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어떤 성격을 갖고 있는지 등을 확실하게 알고 아티스트한테 이해 시키는 작업을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만족하면서 일을 하고 있다."

심현숙 애니메이터(이하 심)= "만약에 인형이 있으면 그 인형을 움직이는 게 애니메이터다. 나는 '인사이드 아웃2'에서 라일리가 하키 시합 전 친구들과 라커룸에 들어가는 장면을 맡았다. 어느 한 장면이 나에게 주어지면 그 안의 캐릭터는 물론 감정들의 세부적인 움직임 등을 맡아서 작업한다."

-어떻게 픽사에 입사하게 됐나.
김= "충청남도 홍성에서 자라 한국에서 일을 하다가 캐나다에서도 일을 하게 됐다. 지금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일을 하고 있다."

심= "서울에서 태어나 늦게 애니메이션을 시작했다. 전공이 아니다 보니 애니메이션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 토론토로 향했다. 그곳에서 일을 했는데 팬데믹 시기가 왔고 그때 픽사에서 애니메이터를 고용했다. 운이 정말 좋았다."
[인터뷰] 픽사 소속 韓애니메이터 '인사이드 아웃2' 흥행 조력자
-'인사이드 아웃2'가 국내 팬들에게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데.

김= "'인사이드 아웃2'는 관객층이 굉장히 넓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즐길 수 있고, 청소년들에게는 그들의 현재 모습이 영화에 잘 담겨있다. 어른들은 '인사이드 아웃2'를 보고 '청소년 때 저랬었지'라고 공감하면서 이불킥을 한다고 들었다. 전 연령층의 공감대를 끌어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는 것 같다."

심= "'인사이드 아웃'이 굉장히 많은 사랑을 받지 않았나. 관객들이 당시 영화 자체를 너무 좋게 봤기 때문에 그 기억으로 다시 극장을 찾는 것 같다. 전편의 성공과 속편에 대한 기대감이 연결돼 많은 분들에게 사랑 받는 게 아닌가 싶다."

-픽사 내부에서 국내 흥행을 인지하고 있나.
김= "한국에서 예매율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최근 라틴 아메리카에서 '인사이드 아웃2'가 잘 되고 있다는 이메일을 받았는데 그 내용 안에 한국도 있었다. 메일을 읽는데 기분이 좋았다."

심= "우리가 직접 만든 작품인 만큼 해외에서 어떻게 받아들이는 지에 대한 반응을 알고 있다. 픽사 측도 한국에서 '인사이드 아웃2'가 반응이 좋다는 걸 보고 굉장히 흐뭇해 했다."
[인터뷰] 픽사 소속 韓애니메이터 '인사이드 아웃2' 흥행 조력자
[인터뷰] 픽사 소속 韓애니메이터 '인사이드 아웃2' 흥행 조력자
-아홉 가지의 감정 가운데 애착 가는 캐릭터가 있나.
김= "기쁨이다. 주인공인 캐릭터라 뽑은 게 아니다. 나는 우울할 때나 소심해질 때 더 웃으려고 한다. 그러면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지면서 내가 겪고 있는 문제들이 가벼워지는 걸 경험했다. 웃음과 기쁨 등을 생각했을 때 굉장히 큰 도움이 됐다. '인사이드 아웃 2'의 기쁨이를 작업하면서 이 친구에 대한 특징을 많이 공부 하고자 노력했다."

심= "까칠이다. 까칠이는 생각보다 굉장히 여성적으로 움직인다. 어떤 캐릭터는 억지스럽게 움직이는 게 보여서 어색하고 액팅하기 어려운데 까칠이는 손짓 등이 굉장히 자연스럽게 나와서 재미있다."

-반대로 표현하기 어려웠던 감정 캐릭터가 있다면.
김= "소심이가 손이 굉장히 많이 갔다. 다른 캐릭터보다 세심하게 작업했다. 기쁨이도 마찬가지다. 사람 비율과 비슷한 캐릭터지만 예쁜 포즈를 잡기 어려웠다. 조금만 움직여도 다른 아이로 비춰질 가능성이 높았다. 그래서 세밀하고 예민하게 작업했다."

심= "소심이다. 눈썹도 따로 움직이고 손도 굉장히 많이 늘어난다. 애니메이터 입장에서 모델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소심이의 동작도 커서 애니메이션 하는 과정이 어려웠다."
[인터뷰] 픽사 소속 韓애니메이터 '인사이드 아웃2' 흥행 조력자
-AI 기술을 배제했다고 들었다.

김= "'인사이드 아웃2'에서는 AI가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 업계 전반에 대해 말씀드릴 순 없지만 우리도 많이 고민하고 탐구한다. 현재로는 AI 없이 애니메이터들이 샷을 받으면 그 샷에 대해 직접 작업한다. 고전적인 방법으로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AI 기술이 어떤 식으로 구현될 지에 대한 부문은 아는 게 없다."

-몇 명의 애니메이터가 '인사이드 아웃2' 작업에 참여했나.
김= "픽사의 작품들을 좋아하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인사이드 아웃2' 경우 작업에 참여한 애니메이터가 굉장히 많다. 60명에서 70명 정도다. 다른 영화에 비해서 애니메이터가 많이 투입돼 파트가 잘 나눠져 있었다. 작품의 퀄리티, 스토리 등 모든 것들을 함께 협업해서 진행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했다. 정말 잘 만들기 위해 회사 역시 엄청난 공을 들였다."
[인터뷰] 픽사 소속 韓애니메이터 '인사이드 아웃2' 흥행 조력자
[인터뷰] 픽사 소속 韓애니메이터 '인사이드 아웃2' 흥행 조력자
-켈시 만 감독과 작업한 소감은 어땠나.

김= "감독님마다 스타일이 전부 다른데 켈시 만 감독님은 너무 재미있고 에너지가 넘쳤다. 캐릭터들의 동작을 직접 몸으로 보여줬고 전달력 역시 굉장히 좋았다. 작업하면서 정말 큰 도움을 받았다."

심= "켈시 만 감독님은 애니메이터들의 의견을 존중한다. 작업 과정에서 애니메이터들의 요구 사항 등을 최대한 반영하고자 노력했다."

-'인사이드 아웃3' 제작에 대한 관심도 상당하다.
김= "어떻게 될 지는 우리도 모른다. '인사이드 아웃' 이후 '인사이드 아웃2'가 나오기까지 9년이란 시간이 걸렸는데, '인사이드 아웃3'는 9년까지 걸리지는 않겠지만 아직은 제작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

심= "장기 프렌차이즈화 됐으면 좋겠다. '인사이드 아웃' 시리즈는 탄탄한 스토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나오는 작품들도 성공적이지 않을까 싶다."
[인터뷰] 픽사 소속 韓애니메이터 '인사이드 아웃2' 흥행 조력자
[인터뷰] 픽사 소속 韓애니메이터 '인사이드 아웃2' 흥행 조력자
[인터뷰] 픽사 소속 韓애니메이터 '인사이드 아웃2' 흥행 조력자
-'인사이드 아웃3'가 제작되면 어떤 감정을 추가하고 싶나.

김= "사회에 필요한 '공감'이라는 감정이다. 처음 해외에 나왔을 때 언어도 다르고 할 줄 아는 건 애니메이션 기술 밖에 없어서 표현하는 부분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외롭고 힘들었는데 점차 한 두 명씩 공감해 주는 게 정말 좋았다.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모든 사람들이 '공감'이라는 감정을 갖고 포용력 있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심= "라일리가 대학 진학 후 취업을 준비하고 있을 것 같다. 인생에서 굴곡이 크게 있을 때 감정 변화도 크지 않나. '인내'의 감정이 더해진다면 좋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국내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 드린다.
김= "다음 작품을 준비하고 있어서 한국에 가지 못하는 상황인데 기회가 되면 국내 관객들이 있는 곳에서 '인사이드 아웃2'를 보고 싶다. 어떤 부분에서 감동을 받았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다."

심= "이렇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드린다. '엘리멘탈'(2023) 개봉 당시에도 많은 분들이 봐줘서 '인사이드 아웃2'의 흥행 여부에 관심이 컸는데 관객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된다."

박상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anghoo@jtbc.co.kr(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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