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화재를 진화하는 과정에서 물에 반응하는 리튬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대응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 같은 화재 때 대응 요령을 정리한 정부 안내 책자를 살펴보니, 물을 뿌리면 안 되는 상황에서도 물을 뿌리라고 잘못 안내하고 있었습니다.
윤정주 기자가 실험을 통해 설명 드립니다.
[기자]
불이 붙은 마그네슘에 소량 물을 뿌려 봅니다.
물줄기가 닿자마자 강한 빛과 함께 큰 소리로 폭발합니다.
가연성 고체 마그네슘이 물에 반응했기 때문입니다.
한번 터진 뒤에도 작은 불꽃과 폭발은 연쇄적으로 이어집니다.
[권진석/국립소방연구원 대응기술연구실 (유튜브 '국립소방연구원') : 금속 폐기물 성분에 따라 반응이 다 달라서 장마철이 되면 습기로 인해 자주 발생하기도 합니다.]
물이 아니라 눈에 안 보이는 습기에도 반응하는 수준인 겁니다.
이번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리튬이 열폭주를 일으키면서 물을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김진영/화성소방서 재난예방과장 (지난 24일) : 초기에 급격하게 연소가 되는데도 불구하고 금속성 물질, 물로 진화할 수 없는 상황이라…]
이런 금속 화재에 대비해 환경부는 2년 전, 안내 책자를 만들어 배포했습니다.
알고 보니 오류 투성이입니다.
공업원료로 주로 쓰이는 산화에틸렌, '물이나 습한 공기와 닿으면 불이 날 수 있다'고 안내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불이 나면 물을 뿌리라고 돼 있습니다.
금속 광택제로 쓰이는 시안화나트륨 역시 물로 끄라고 썼습니다.
하지만 물이 아니라 증기조차 피해야 하는 가연성입니다.
정부 안내를 믿고 따랐다가 대형 참사로 번질 수 있는 상황인 겁니다.
뒤늦게 환경부는 안내를 수정하겠다고 했지만 언제나처럼 한 발짝 늦었습니다.
[화면제공 유튜브 '국립소방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