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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경찰 '증세반대' 시위대 향해 발포, 최소 10명 사망

입력 2024-06-26 10:03 수정 2024-06-26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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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국회의사당 곳곳이 검은 연기에 휩싸였습니다.

시위대가 우르르 황급히 정문을 빠져나옵니다.

국회 안에서는 양손을 들어 올린 사람들을 향해 총성이 이어집니다.

경찰이 국회에 난입한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실탄을 쏘면서 최소 10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다쳤습니다.

현지시간 25일 국회에서 세금 인상 법안이 통과된 직후 벌어진 일입니다.

의회 건물이 난장판이 되고 불까지 나면서 의원들은 표결 이후 긴급 대피했습니다.

[의회 점거한 시위자]
"우리는 당신들이 무섭지 않다. 이 위선자들. 무섭지 않다. 의장 양반, 우리는 당신이 무섭지 않아."

이날 통과된 법안은 27억 달러, 약 3조 7000억 원 세금을 추가로 인상한다는 내용입니다.

막대한 빚에 시달리고 있는 케냐 정부는 빚을 갚는 데에만 정부 수입의 37%를 쓰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도 소득세와 건강보험료를 인상하고, 석유제품 부가가치세는 두 배로 올렸는데, 여기에 추가 증세를 예고하면서 사람들의 분노에 불이 붙었습니다.

지난 18일 '의회를 점령하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시위는 전국적으로 확대됐습니다.

루토 대통령은 '반역적 사건'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습니다.

[윌리암 루토/케냐 대통령]
"케냐의 준법 시민으로서 기본권과 결사와 표현의 자유, 피켓팅, 청원 등 합법적인 표현이 보장되지만 범죄 조직이 침투해 (이 권리를) 가로채고 있습니다."

미국 백악관은 케냐의 상황을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자제를 호소했습니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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