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군기훈련을 받다 사망한 훈련병을 추모하기 위한 분향소가 서울 용산역에 차려졌습니다. 분향소를 찾은 어머니의 호소, 함께 분노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지금 이 뉴스]에 담았습니다.지난달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군기훈련을 받다 쓰러진 박모 훈련병.
40도가 넘는 고열 상태로 병원에 도착했는데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군대 간 지 9일 만이었습니다.
서울 용산역 추모 분향소에 어제(19일) 저녁 유족들이 모였습니다.
어머니는 많이 여위었고, 머리가 하얗게 셌습니다.
안아볼 수도, 말을 걸 수도 없는 사진 속 아들을 하염없이 쓰다듬어 봅니다.
유족이 온다는 소식에 몰려든 여야 의원들에게 어머니는 작심한 듯 입을 엽니다.
[사망 훈련병 어머니 : 이렇게 씩씩하게 저를 업었어요. 지금 (제 몸무게가) 빠져서 그렇습니다. 제가 56kg가 넘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씩씩해요. 얘가 군대 가서 9일 만에 죽었잖아요.]
어머니는 어제 공개한 편지에서, 아들이 떠난 세상을 '텅 비었다'라고 했습니다.
'군 생활 할만하다'며 오히려 엄마 아빠 손 잡고 등 다독이던 의젓한 아들이라고 했습니다.
“국가의 부름에 입대해 군말 없이 복종하다 죽임당했다”고 원통해 했습니다.
[사망 훈련병 어머니 : 얘 이대로 돌려주세요. 저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아요. 얘만 돌려주면 아무것도 원하지 않아.]
시민들은 사건이 터져야만 나타나냐며 의원들에게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군대 간 애들이나 잘 지켜주세요.]
남의 일 같지 않다며 분향소를 들른 청년들도 많았습니다.
[장민/서울 상도동 : 굉장히 분노하고 있습니다. 충분히 존중받지 못하고 무시당하고 있으니까. 이런 험한 취급 멸시들이 이런 비극을 낳지 않았나...]
군입대를 앞둔 이들은, 현실화된 공포라고 했습니다.
[김하윤/서울 하계동 : 미래에 대한 걱정이 심해지네요. 가혹행위에 대한 처벌이라도 강력하게 진행되어야 이런 일이 더는 발생하지 않지 않을까.]
춘천지검은 얼차려 지시를 내린 중대장과 부중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자초지종이 낱낱이 밝혀질지, 제대로 처벌받을지 어머니는 지켜보고 있겠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