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경복궁 담장에 스프레이로 낙서한 10대와 범행을 사주한 30대 남성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지난해 12월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방향 경복궁 서쪽 담벼락에 붉은색과 푸른색 스프레이로 '영화공짜'라고 쓴 낙서가 적혀있는 모습.[연합뉴스]
오늘(19일)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조영희)는 문화재보호법 위반 및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30대 강모씨를 구속 기소했습니다.
강씨의 사주를 받아 경복궁에 낙서한 17세 임 모 군과 16세 김 모 양, 강 씨의 불법 사이트 운영을 도운 19세 조모 씨는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강 씨는 지난해 12월 임 군과 김 양에게 경복궁 영추문, 국립고궁박물관 담벼락, 서울경찰청 담장 등에 스프레이를 뿌려 자신이 운영하는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명이 적힌 문구를 낙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습니다.
범행 과정에서 김 양은
홍보 효과를 위해 경복궁 담장에 낙서가 적힌 사실을 언론사에 제보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강 씨는 범행 직전에도 사람을 시켜 20만 원을 주며
세종대왕상이나 숭례문에도 낙서를 사주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강 씨는 지난달 28일 구속 상태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담배 피우고 싶다'고 요청해 수갑이 풀린 상태를 틈타 도주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담배 피울래요" 수갑 풀어줬다가…낙서 지시범 2시간 도주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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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조사에서 강 씨는 "보조 역할만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텔레그램을 통해 알게 된 '김 실장'이 경복궁 낙서를 주도하고 영상공유 사이트를 운영했다"는 겁니다. "현장에 가서 망을 보고 사이트에 음란물을 올리기만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음란물 사이트 설립을 주도한 건 강 씨였고 강 씨가 말한 '김 실장'은 실체가 없는 인물이었다고 봤습니다.
검찰은 또 강 씨가 불법 영상공유 사이트를 통해 도박 사이트 배너 광고를 해주면서 최소 1억 원에서 수억 원대의 수익을 얻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불법 영상 사이트를 홍보해 광고 수익을 얻기 위해 중요 국가유산인 경복궁을 훼손했다"며 "불법 광고 수익을 추적하고 중형이 선고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