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리뷰] '대치동 스캔들' 아쉬움 상쇄시킨 안소희의 존재감

입력 2024-06-19 07:00

19일 개봉하는 '대치동 스캔들' 리뷰
안소희, 첫 메인롤이라는 부담감에도 갈고닦은 기량 발휘
현실성 없는 황당한 설정과 급하게 마무리 되는 어색한 결말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19일 개봉하는 '대치동 스캔들' 리뷰
안소희, 첫 메인롤이라는 부담감에도 갈고닦은 기량 발휘
현실성 없는 황당한 설정과 급하게 마무리 되는 어색한 결말

[리뷰] '대치동 스캔들' 아쉬움 상쇄시킨 안소희의 존재감
출연: 안소희·박상남·타쿠야·조은유 등
감독: 김수인
장르: 드라마, 멜로·로맨스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9분
한줄평: 한층 깊어진 안소희
팝콘지수: ●●○○○
개봉: 6월 19일
줄거리: 사교육의 전쟁터이자 욕망의 집결지 대치동에서 일타 강사 윤임(안소희)과 학교 교사인 기행(박상남)의 만남이 목격되면서 시험 문제 유출에 대한 소문이 퍼지고 윤임이 잊고 싶었던 대학 시절과 조우하게 되는 이야기.
[리뷰] '대치동 스캔들' 아쉬움 상쇄시킨 안소희의 존재감
잘 해내고 싶은 마음과 주연 배우로서의 부담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좋은 예다. 배우 전향 이후 영화, 드라마는 물론 연극까지 종횡무진하며 차근차근 쌓아온 연기 포텐을 제대로 터뜨렸다. 현실성 없는 황당한 설정과 급하게 마무리되는 아쉬운 결말에도 극을 이끄는 메인롤 안소희 만큼은 밝게 빛난 '대치동 스캔들'이다.

'대치동 스캔들'은 영화 '독친'(2023)으로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수인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우선 주목할 점은 본인이 직접 경험했던 순간을 작품에 그대로 녹여냈다는 것. 대치동 국어 강사로 일했던 과거 일화에 영화적 상상을 더해 풀어낸 '대치동 스캔들' 스토리는 상당히 사실적이면서 세밀했다.

또한 자녀에 대한 극성 학부모들의 지나친 관심, 동료 강사의 수업 자료 카피, 시험 문제 유출 의혹 등 흔히 경쟁이 치열하기로 소문한 대치동 학원가에서 일어날 법한 문제를 다뤄 깊은 공감을 안겼다. 뿐만 아니라 단 하나의 목적만 갖고 움직이는 공간에서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된 주인공은 대한민국 직장인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법한 모습으로 그의 애환이 고스란히 느껴지기에 충분했다.

작품의 몰입도와 설득력을 입힌 캐스팅 라인업도 돋보였다. 매 작품마다 성장하며 배우로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 왔던 안소희가 극의 중심을 잡았고, 탄탄한 연기력을 지닌 신예로 부상 중인 박상남과 조은유 역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무엇보다 한국살이 14년 차 일본인 타쿠야의 어색한 한국어 연기는 작품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요소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현실성 없는 황당한 설정에도 빛난 안소희 연기력

[리뷰] '대치동 스캔들' 아쉬움 상쇄시킨 안소희의 존재감
'대치동 스캔들'은 사교육의 전쟁터이자 욕망의 집결지 대치동에서 일타 강사 윤임(안소희)과 학교 교사인 기행(박상남)의 만남이 목격되면서 시험 문제 유출에 대한 소문이 퍼지고 윤임이 잊고 싶었던 대학 시절과 조우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언뜻 보면 한 학부모로 인해 시험 문제 유출 의혹에 휩싸인 옛 연인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스토리로 보이지만 예비 관객들의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간다.

시험 문제 유출 관련 소문은 여주와 남주를 이어주는 하나의 매개체일 뿐 작품의 주된 사건이 아니다. 20대 초반 사랑과 배신에 괴로워하고, 친구들과 갈등을 겪으며 점차 성숙해진 주인공이 과거의 인물들과 다시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스토리가 '대치동 스캔들'의 핵심적인 내용이다. 반전을 유도했다면 성공적이지만 이야기 속에 이야기가 있는 느낌이다 보니 적지 않은 혼란이 빚어진다.

특히 과거에 겪었던 주인공의 시련과 고난이 너무 가혹하다. 절친의 배신으로 오랫동안 꿔왔던 꿈을 잃어버릴 뿐만 아니라 사랑했던 남자친구는 절친과 바람이 난다. 다른 선택지가 분명히 있었을텐데, 30대가 된 주인공의 성격이 냉정하고 무뚝뚝해진 이유를 굳이 자극적인 방식으로 풀어버린 김수인 감독의 의도가 아쉽게 느껴진다. 또 주변 친구들의 커다란 잘못을 이해하고 용서하는 듯한 결말은 사실적인 소재가 부여한 현실감마저 잃어버리게 만든다.

다만 안소희의 활약은 치켜세울만 하다. 선한 외모, 친절한 말투와 상반된 차가운 이미지의 캐릭터를 소화해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전보다 더 넓어진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하며 굵직한 메인롤로서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학원 강사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발음, 발성, 전달력 역시 나무랄 데 없었다.

작품의 전체적인 완성도는 살짝 떨어지나, 눈에 띄게 성장한 안소희의 모습만으로 극장에서 관람하기 나쁘지 않은 작품이다. 사교육의 전쟁터인 대치동을 배경으로 미숙했던 시절의 질투와 사랑을 그려낸 '대치동 스캔들'이 국내 작품들이 대거 쏟아지는 6월 극장가에 다크호스로 부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상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anghoo@jtbc.co.kr(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스마일이엔티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