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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우드사이드, '대게' '집게' '오징어' 분석하다 "비용 대비 마이너스 사업" 결론

입력 2024-06-13 14:47 수정 2024-06-1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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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가스전 탐사를 하다 철수한 호주 기업 우드사이드가 철수 직전 우리 정부가 발표한 '유망구조'의 경제성을 자세히 분석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022년 4월, 글로벌 회계법인 KPMG와 에너지 평가사 가프니 클라인은 IER 보고서(외부기관의 평가의견서)를 내놓았습니다. 합병을 앞둔 우드사이드가 의뢰한 것입니다.
 

"유망구조 '대게', 경제성 마이너스"


보고서에선 "호주의 유망구조 2곳만 EMV 분석에서 양수(positive numbers)로 계산됐다"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우드사이드가 향후 5년 내 시추할 유망구조 7곳에 대한 평가입니다. 나머지 5곳 모두 '마이너스 사업'이란 뜻입니다.
우드사이드 IER 보고서. 〈출처=우드사이드 홈페이지〉

우드사이드 IER 보고서. 〈출처=우드사이드 홈페이지〉


그런데 이 마이너스 사업에 한국의 '대게' 지역도 포함됐습니다.

석유공사는 어제(12일) "(우드사이드의 탐사는) 유망구조에 이르지 못하고 철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우드사이드는 이미 대게 지역을 유망구조로 분류한 뒤, 경제성 평가까지 끝낸 겁니다. 그 결과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마이너스라는 겁니다.
 

EMV(expected monetary value) 분석이란?


보고서에 나온 'EMV 분석'에 대해 더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예상금전가치'(expected monetary value)라는 뜻입니다. 복잡한 EMV 공식도 나오는데, 여기에는 '실제 석유 매장 가능성'(GCoS)과 '시추 실패 비용'(Dry hole well cost)까지 반영됐습니다.

이 공식에는 '순현재가치'(NPV)란 개념도 들어있습니다. 재무관리 용어인데, 순현재가치가 0보다 크면 투자가치가 있다는 뜻이며, 반대로 0보다 작으면 투자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또 한번 강조하자면, 한국의 대게 지역은 0보다 작은 마이너스 사업으로 평가됐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발표한 유망구조 7곳에는 대게가 포함됐습니다. 유망구조란 석유가 묻혀있을 가능성이 큰 지역을 뜻합니다. 여기에 더해 우드사이드가 탐사했던 '집게'라는 탐사 지역도 유망구조 7곳에 포함됐습니다. 반면 IER 보고서에선 "집게가 유망구조로 개발될 확률은 25%"로 보고 경제성 평가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뚫어보기 전까진 알 수 없다"


정부는 "우드사이드가 넘겨준 데이터와 추가 탐사 자료 등을 액트지오가 종합적으로 활용해 7개의 유망 구조를 새롭게 도출"했다고 설명합니다. 또 실제 시추해보기 전까지는 경제성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정부의 말처럼, EMV 분석도 유망구조를 '실제로 뚫어보지 않고' 생산성을 예측해본 것입니다. 그랬기 때문에 시추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는 말이 가장 정확합니다.
 

'EMV 분석'도 가능성일 뿐...그럼에도 한국에서 철수 결정


눈여겨볼 점은 "우드사이드 내부 평가는 유망구조 7곳 모두 양수라고 계산했었다"는 보고서 대목입니다. KPMG와 가프니 클라인은 한국 지역을 제외한 2곳만 양수라고 평가했는데, 우드사이드는 한국을 포함한 7곳 모두가 '가능성이 있다'며 다른 평가를 내렸던 겁니다.

실제 한국과 마찬가지로 마이너스 평가를 받은 세네갈 탐사에선 지난 11일, 원유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EMV 분석이 빗나간 셈인데요. 중요한 것은 우드사이드의 행보입니다. 외부기관 의견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세네갈 탐사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외부의견을 참고하되 사업성에 대한 내부 검토 과정을 거쳤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우드사이드는 3개월 뒤, 한국 탐사에선 철수했습니다. 외부기관, 우드사이드 모두 한국 탐사의 전망이 높지 않다고 판단한 겁니다.

이밖에도 JTBC 취재 결과, 우드사이드는 우리 정부가 유망구조 7곳으로 꼽았던 또 다른 지역, '오징어'까지 분석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자세한 소식은 오늘 저녁 6시 50분 JTBC 〈뉴스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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