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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문] "시추단계 전에 정부 공식발표? 접해본 적 없어"

입력 2024-06-07 10:28 수정 2024-06-07 12:54

<국내 유일 미 퇴적지질학회 앰버서더 최경식 교수>
"액트지오 처음 듣지만 아브레우 박사 권위자 맞다"
"호주 우드사이드와 관점 차이 있다고 봐야"
"시추단계 전 정부 발표? 전례 없다"
"140억 배럴·20% 확률? 계속 바뀌는 수치"
"정부 주장 20% 확률? 뭐가 나온다고 보장되는 의미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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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미 퇴적지질학회 앰버서더 최경식 교수>
"액트지오 처음 듣지만 아브레우 박사 권위자 맞다"
"호주 우드사이드와 관점 차이 있다고 봐야"
"시추단계 전 정부 발표? 전례 없다"
"140억 배럴·20% 확률? 계속 바뀌는 수치"
"정부 주장 20% 확률? 뭐가 나온다고 보장되는 의미 아냐"

■ 방송 :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 (평일 오전 8시 JTBC News 유튜브)
■ 진행 : 이가혁 기자 / 대담 : 최경식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교수
■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용 시: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


◇ 이가혁〉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두고 엇갈린 평가가 나옵니다. 워낙 생소한 분야이고 깊은 땅 속 상황을 두고 과학적으로 해석하고 추정을 하는 과정들이 이어지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시추 작업을 승인한 여러 근거 중 결정적인 분석을 한 곳이 바로 액트지오라는 회사입니다. 이 회사를 두고서도 많은 시선이 있죠. 혼란스러울 수록 이 분야 전문가의 의견을 들으면 좀 정리가 될 것 같습니다. 해양퇴적학 전공으로 현장과 학계를 두루 경험한 국내 최고 전문가이자, 국내 유일 미국 퇴적지질학회 앰버서더인 최경식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전화 인터뷰해보겠습니다. 교수님 일단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의 깜짝 발표 처음 접하셨을 때 딱 어떤 느낌이 드셨어요?

◆ 최경식〉 제가 아마 운전 중이었는데 지인을 통해서 일단 전해 듣고 그다음에 제가 그 후에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발표한 내용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좀 이례적이다 이제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또 동시에 정부가 이 동해 심해 탐사 사업에 좀 중요한 가치를 부여하고 있구나라는 그런 느낌을 가졌었습니다.

◇ 이가혁〉 엑트지오라는 회사, 그리고 아브레우 박사에 대해 교수님은 원래 좀 알고 계셨나요?

◆ 최경식〉 회사는 제가 처음 알게 됐고요. 그리고 아브레우 박사는 사적인 친분이 있는 건 아니지만, 코로나 이전에 미국 해저지질학회나 또 미국 석유지질학회 그런 학회장에서 여러 차례 뵈었고요. 알려진 대로 이분은 심해 탐사 분야에서는 아주 풍부한 그런 현장 경험을 가지고 계시고 또 석유 탐사의 핵심 기술인 물리탐사 자료를 해석하는 순차층서학이라는 분야가 있는데,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전문가 중에 한 사람으로 좀 유명하신 분입니다. 그리고 특히 이제 저는 이제 학생들을 또 가르치고 연구를 하다 보니까 이분이 학생이나 또 지질학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그런 교육에도 매우 열정적으로 그렇게 활동하신 분입니다.

◇ 이가혁〉 그렇군요. 물리탐사 자료라는 걸 해석하는 그 능력에 따라서 어떻게 보면 성패도 갈릴 수 있는 것이겠죠. 그런데 그 순차층서학이라고 하셨나요? 그 학문에 있어서는 굉장히 세계적으로 유명한 분이다?

◆ 최경식〉 그렇습니다.

◇ 이가혁〉 그렇군요. 그런데 윤 대통령의 지난 3일 발표 직후에 나온 첫 번째 논란은 그 액트지오라는 회사 주소를 찾아보니까 미국 휴스턴의 작은 주택이더라, 심지어 이거 페이퍼 컴퍼니 아니냐? 이런 온라인상 의혹도 있었는데 이건 좀 어떻게 보세요?

◆ 최경식〉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액트지오라는 회사는 처음 알게 됐는데 사실 이 액트지오사의 역할이 한국석유공사에서 제공하는 물리탐사 자료를 해석하는 일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런 물리탐사 자료 해석을 위해서는 사실 고성능 워크스테이션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그 장소, 즉 물리적인 공간이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 이가혁〉 이게 굉장히 어떻게 보면 지식 집약적인 노하우 집약적인 산업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러니까 무슨 거대한 설비가 필요하고 이런 게 아니라 결국에는 말씀하신 고성능 컴퓨터, 그리고 아브레우 박사의 노하우 이게 핵심인 거네요.

◆ 최경식〉 맞습니다. 그래서 이런 물리탐사 자료를 해석하는 기술이라는 게 그만큼 경험치가 중요하고, 또 실제 현장에서 그런 자료를 다루고 또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런 사례들이 많이 쌓이게 되면 그만큼 해석할 수 있는 수준이라든지 그다음에 그 폭이 상당히 깊어질 수가 있는 거죠.

◇ 이가혁〉 그렇군요. 그런데 액트지오 말고 여러 기관이 좀 교차 검증을 하고 나서, 그 결과를 가지고 우리 정부가 발표했어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지적도 나오는데요. 꼭 액트지오 이곳 하나의 분석을 주요 근거로 드는 게 좀 위험하지 않느냐? 이런 의견도 있는데 이거에 대해서는 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최경식〉 일반적으로 탐사 과정에서 시추 결정을 내리기까지는 그 내부의 기술자들이 상당히 많은 논의와 토론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내부에서 위원회도 만들고 또 여러 가지 검증 과정을 거치는데 또한 액트지오사와 같이 외부에 그런 기술 자문을 의뢰해서 교차 검증도 하게 되거든요. 근데 교차검증에 활용되는 용역사나 또 그 숫자를 정하는 것은 사실은 회사 고유의 그런 판단 영역이거든요. 그래서 한국석유공사는 사실 오랜 기간 그런 탐사 이력과 또 기술적인 노하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내부적인 절차에 맞춰서 아마 합리적으로 이런 의사결정을 내렸을 걸로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이가혁〉 이어서 두 번째 논란이라고 할 수 있는 게, 호주에 우드사이드라는 회사가 그동안에 우리 동해안을 탐색해왔는데 지난해 1월 '미래 가치가 없다'면서 철수했다, 그런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 같은 지점을 두고 액트지오는 가능성이 있다고 봤는데 우드사이드는 없다고 본 것이라면, 이번에 우리 정부는 액트지오 한쪽 편 분석만 치우친 것 아니냐? 그렇게 볼 수도 있는 것 같은데 이건 어떻게 설명이 가능할까요?

◆ 최경식〉 네, 지금 질문하신 대로 사실 호주의 우드사이드는 대단히 큰 회사고 또 엑트지오사는 상당히 작은 회사로 지금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동일한 물리탐사 자료를 해석하더라도 보는 관점에 따라서 그리고 아까 말씀드렸던 그런 경험치에 따라서 상이한 해석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한 사실 그 회사의 전략적 가치에 따라서 특정 광구의 유망성을 평가하는 또 기준도 달라지거든요. 그래서 실제로 유가가 등락을 하는 그런 과정 속에서, 예를 들어서 고유가 시대 때 가치를 두는 그런 광구들과 또 저유가 시대 때 가치를 두는 그런 전략적 지역들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요인들에 의해서 사실은 이 물리탐사는 자료 해석의 영역이라고 볼 때는 그 관점에 따라서 차이가 나올 수밖에 없다. 그렇게 이해하는 게 좀 좋을 것 같습니다.

◇ 이가혁〉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우드사이드라는 그 회사가 어려워져서 회사가 인수 당하고 그러면서 자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여기 탐사에서 손을 뗀 거다' 이렇게 설명을 한 것도 있고요. 그리고 추가적으로 석유공사가 그간의 자료에 더해 추가로 탐사 자료를 액트지오에 넘겨서 새롭게 분석을 해서 새로운 유망 구조를 발견한 것이라는 설명을 내놓긴 했습니다. 정부의 설명에 따른다면, 상황의 변화도 있었다 또는 회사마다의 입장의 차이도 있었다 이렇게 보는 것이 맞겠군요.

◆ 최경식〉 네, 지금 말씀하신 정부의 설명이나 그리고 석유공사의 설명을 보고 이제 판단해 보면 그 회사의 전략적 가치가 당연히 달라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다음에 액트지오사에서 또 새로운 자료를 받아서 또 새롭게 해석을 했다면 그 부분에 있어서는 당연히 우드사이드에서는 접하지 못한 그런 자료가 되기 때문에, 아마 새로운 그런 유망 구조를 도출하고 또 새로운 해석을 내릴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가혁〉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액트지오라는 회사와 그리고 아까 말씀하신대로 규모가 큰 호주의 우드사이드라는 두 어떤 석유 탐사 연구 전문 회사들의 진단이 엇갈린 상황에서 어떻게 보면 소규모 자문업체의 판단에 기대어서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것에 대한 비판이 있기 때문에 질문을 한번 드려봤습니다. 이어서 질문 드리자면, 우리 정부가 브리핑 때 시추 성공 확률을 20%라고 말을 했는데요. 그러면서 '석유 가스 탐사 분야에서 20%라는 숫자는 적은 것이 아니다'는 취지로 설명도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시추 한 번에 천억 원 가량 비용이 든다고 알려졌는데, 그러면 좀 거칠게 표현하면 5천억 들여서 5번 뚫어보면 한 번은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게 맞습니까? 어떻게 봐야 됩니까?

◆ 최경식〉 성공 확률 20%라는 이야기는 사실 탐사 대상, 그러니까 우리나라로 치면 지금 동해 심해 지층이 되겠죠. 이 지층의 여러 가지 지질학적인 요소들을 여러 가지로 결정해서 다 정성적으로 평가해서 결정된 숫자에 불과합니다. 그러니까 탐사 초기는 사실 지층에 대한 정보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당연히 이러한 평가에는 불확실성이 클 수밖에 없죠. 이렇게 '성공 확률'이라는 말을 쓰는 이유는 우리가 이제 시추 탐사 대상에 어떤 석유지질학적인 유망성을 상대적으로 비교하기 위해서 일반적으로 업계에서 이런 말들을 쓰는 겁니다. 근데 그 숫자 자체가 특정 횟수만큼 우리가 시추를 계속하면 그만큼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는 의미는 아닌 거죠. 그 숫자가 특정 횟수만큼 시출을 해서 뭐가 나오게 되는 그걸 보장하는 그런 의미는 아니라고 보는 것이 좀 타당할 것 같습니다.

◇ 이가혁〉 예를 들어, 비교도 필요할 테니까요. '예전에 가이아나 광구는 성공 확률이 몇 퍼센트다'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것처럼 어떤 비교나 짐작을 위해서 '20%' 이런 수치로 표현을 하는 것이지 이게 꼭 '20%의 가능성으로 석유나 가스가 나온다' 이렇게 볼 건 아니라는 말씀이시죠?

◆ 최경식〉 그렇죠. 맞습니다.

◇ 이가혁〉 그러니까 무언가를 비교하기 위한, 그리고 지금 단계가 '이 정도에서는 이 정도 기대감을 가질 수 있다' 정도를 말하기 위한 숫자라고 보면 되겠네요.

◆ 최경식〉 맞습니다. 또한 외부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 사실은 투자자들한테 이 광구의 유망성을 판단할 수 있게 하는 그런 숫자가 필요하지 않습니까? 그런 측면에서도 이런 성공 확률이 사실은 의미를 갖게 되는 겁니다.

◇ 이가혁〉 그렇군요. 그러면 우리 정부가 발표한 그리고 액트지오가 일단 예견한 140억 배럴 추정치, 그리고 20%의 확률, 이거는 향후 단계 그러니까 시추 개발 단계에서는 얼마든지 바뀔 수가 있는 숫자인 거겠네요?

◆ 최경식〉 네, 그렇습니다. 지금 정부에서 발표한 숫자는 사실 지금 탐사의 초기기 때문에 이 초기에 추정한 건 아직 확정된 게 아니기 때문에 '추정 자원량'에 해당이 되고 시추를 계속 하게 되면 추가적인 자료가 계속 입수가 되지 않습니까? 그러면 그 자료들을 계속 반영해서 기존의 해석들을 수정하게 되고 또 기존에 평가했던 그런 매장량 또는 성공 확률들이 계속해서 그 숫자가 바뀔 수밖에 없는 것이죠.

◇ 이가혁〉 시추 이전 단계에 정부가 이렇게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게 해외 사례에서 통상적으로 있는 일인가요?

◆ 최경식〉 해외 사례는 제가 그런 사례를 그렇게 접해본 거는 없는데요. 일단 아까 처음에 말씀드렸던 대로 아마 정부의 의지의 표현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이 기술 자료를 특정 개인이 해석해서 거기에 기초해서 결정 내리고 하는 그런 과정이 아니라 석유공사 내부에서 그런 집단적으로 자료에 대한 분석을 하고 또 토의를 하고 또 거기에 대해서 검증도 하고, 또 외부 자문을 통해서 그런 교차 검증을 하는 과정을 거쳐서 나오게 되기 때문에 사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도출된 결론을 가지고 어떻게 보면 지금 정부가 동해 심해 탐사 사업에 대한 가치를 많이 부여했다고 좀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이가혁〉 마지막으로요. 시추 다음에 개발하고 생산하는 단계가 남았다고 본다면, 이 향후 프로세스에서 가장 관건은 뭐라고 보세요? 가장 리스키 할 수 있는 요인이라면요? 모든 단계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 최경식〉 네, 사실은 석유 개발에 있어서 아까 단계 말씀하셨지만 각 단계 다 중요하죠. 근데 일단 지금 해석은 끝난 상태라고 보여지니까 이제 정부에서 계획하고 있는 일정대로 시추 작업이 원활하게 진행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동해가 심해 환경이기 때문에 사실 시추하기도 그렇게 녹록치 않은 자연 환경인데 그래서 원래 일정대로 시추 작업이 잘 진행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고요. 그다음에 국민들의 관심이 지금 상당히 많은 만큼 이 시추 작업 과정에서 확보되는 자료들을 잘 해석해서 탐사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인터뷰전문] "시추단계 전에 정부 공식발표? 접해본 적 없어"
〈뉴스들어가혁!〉은 JTBC news 유튜브를 통해 평일 아침 8시 생방송으로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을 살아갈 힘'이 될 핵심 이슈를 이가혁 기자가 더 쉽게, 더 친숙하게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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