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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설계자' 강동원, 욕심 버리니 넓어진 시야

입력 2024-06-04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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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A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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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을 버리고 연기에 집중한 마음가짐이 빛났다.

배우 강동원(43)은 데뷔 21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노력과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언제나 완벽한 무결점 비주얼에 출연하는 작품마다 다양한 연기 변주로 후배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고 있는 그가 이번엔 '흑미남'으로 돌아왔다. 필모그래피 가운데 가장 점잖으면서 차가운 이미지의 캐릭터는 색다른 느낌을 안긴다.

메인롤이지만 액션이 없을 뿐만 아니라 대사가 적고 인물 내면의 감정들을 눈빛과 표정으로만 표현해야 되는 제약 탓에 촬영 도중 답답한 마음과 어렵게 다가오는 순간들이 있었으나 인고의 시간을 거쳐 캐릭터를 영민하게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강동원 역시 영화를 본 뒤 "이런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얼굴이 생겼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강동원의 새로운 얼굴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 '설계자(이요섭 감독)'는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완벽한 사고사로 조작하는 삼광보안 팀의 리더 영일(강동원)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강동원은 극 중 조작된 사고 현장에 늘 존재하는 설계자이자 삼광보안 리더 영일 역을 맡았다.
〈사진=AA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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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자'의 합류 배경이 궁금한데.
"보통 범죄 장르의 영화는 액션이 들어가는데 우리 영화는 액션이 거의 없다. 근데 액션 영화 같은 느낌이 들더라. 그리고 청부 살인을 사고사로 위장하는 내용의 시나리오를 봤을 때 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원작과 다른 점이 있나.
"사실 원작을 본 게 4~5년 전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원작 경우 주인공 캐릭터는 영일보다 덜 차가웠던 것 같다. (스토리는) 원작과 비슷하다. 홍콩 저예산 작품이라 한국 시장에 맞춰 변화를 줬다. 스케일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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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모그래피 가운데 가장 차가운 이미지의 캐릭터로 돌아온 것 같다.
"영화를 봤는데 (나의) 표정들이 좋더라. (시사회 당일에) 우리끼리 '이런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얼굴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했다. 아쉬운 지점은 늘 있지만 많이 발전한 지점도 보이더라."

-액션 장면이 없어서 아쉽지 않았나.
"이런 캐릭터를 연기할 때 늘 답답하다. 할 수 있는 건 없고, 해도 안 되기 때문에 욕심을 많이 버려야 한다. 사실 마음 속으로 대사를 계속 짚어야 되다 보니 표현이 드러나는 연기와 비교했을 때 훨씬 어렵다. 대부분의 배우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촬영하면서 힘든 점이 있었나.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았는데 추웠다. (촬영 전) 추위에 대비를 많이 했는데 그래도 춥더라. 영화를 보면서 생각했는데 배경을 겨울이 아니라 가을로 했어도 괜찮았을 것 같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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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과 호흡은 어땠나.
"(같이 호흡한) 장면이 많지 않았는데 재밌게 잘 찍었다. ('설계자' 촬영) 전에 사적인 자리에서 한 번 본 적이 있다. 즐겁게 촬영했는데 짧아서 아쉬웠다. 출연해 줘서 감사할 따름이다. (촬영 당시) 그 친구가 군복무 막 끝났을 때다. (그래서 같이 촬영하면서) 군대 이야기를 좀 했던 것 같다. 4~5회 차 정도 촬영을 했다. 그 친구도 엄청 추운데 땅바닥에 누워 있느라 고생했다. 그날도 엄청 추웠다. 걔가 진짜 하얗긴 하더라. 저는 조금 까맣다. 저희 영화에서 (이종석이) 강아지 같은 느낌으로 나오는데 우리가 굉장히 반대되니까 좋았다."

-삼광보안 팀원으로 함께한 이미숙과의 합은 잘 맞았나.
"선배님은 작품을 많이 찍고 경력이 많은 분이다. 후배들을 엄청 편안하게 해 준다. 친구 같이 대해준다. 같이 이야기를 많이 하고 어떻게 할지 회의도 해서 너무 좋았다. 지금도 편안하게 이야기한다. 이현욱은 아직도 (이미숙에게) 언니라고 한다. 한번 언니라고 하니까 계속 언니라고 하더라.(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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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장 남자 캐릭터를 소화한 이현욱과의 호흡도 어땠는지 궁금하다.
"(여장 연기를 보는 게) 처음에는 다들 힘들었다. 본인도 힘들었을 것이다. 나중에는 장난친다고 더듬어보고 그랬다. 남자들끼리 장난치듯이 했다. 이현욱도 처음에는 부끄럽다고 했는데 나중에는 별 감흥이 없었던 것 같다."


-'설계자'의 결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결말은 호불호가 좀 있는 건지 모르겠다. 이요섭 감독과 제작진이 그 결말이 좋아서 결정했다고 들었다. 시나리오에서는 조금 더 열린 결말이었다. 촬영 이후 편집 과정에서 달라진 점이 있겠지만 이요섭 감독과 제작진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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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늑대의 유혹' 우산 장면이 아직도 회자되고 있는데.
"너무 감사하다. 계속 회자되는 그런 장면을 갖고 있는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가끔 TV에 그 장면을 써도 되는지 연락이 온다. 출연료를 줬으면 좋겠다. 얼굴을 쓰면서 왜 안 주는 지 모르겠다.(웃음) 사실 그 장면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약간 빙구 같이 웃는 느낌이지 않나. 그 당시만 해도 모니터가 작았는데 보면서 다시 해야 할 것 같다고 그랬다. 근데 감독님이 엄청 좋아했다."

-매 순간 현장에서 연기할 때 중점 두는 부분이 있나.
"연기할 때 대사가 없으면 몸이 굳어버리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 호흡을 멈춘다거나 호흡을 주지 않을 경우 몸이 놀라면서 딱딱해지더라. 항상 호흡을 까먹지 않고 마음 속으로 정확히 생각한 뒤 연기를 하는 편이다."
〈사진=AA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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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예능 출연으로 신비주의 이미지에서 탈피한 느낌인데.
"개인적으로 유튜브 채널 '뜬뜬'의 자체 콘텐트 '핑계고'를 못 봤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도 못 봤다. 그래서 대중들의 반응을 모르겠다. '핑계고' 출연 영상이 인기 급상승 동영상 1위를 했다고 들었는데 그게 굉장히 좋은 거라고 하더라. 나는 재밌는 스타일이라 생각하는데 내가 나오는 걸 보는 건 재미 없더라."

-잘생긴 외모에만 포커스가 맞춰지는 것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배우로서 외모가 걸림돌이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만약 그런 게 걸림돌이 된다면 더 잘해야 된다. 그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게 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더 잘해야 된다."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최근에 관객들이 극장에 다들 많이 와 줘서 너무 감사한 것 같다. '설계자'는 신선한 영화다. 보고 나서 어떨지 모르겠으나 극장을 찾아와서 봐 주면 너무 감사할 것 같다."

박상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anghoo@jtbc.co.kr(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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