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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한 느낌 나서" 덜 해롭다?…저타르 담배의 '배신'

입력 2024-05-31 19:46 수정 2024-05-31 21:51

흡연 습관 반영하니…타르 '최대 95배' 흡입
"1분에 1회, 2초 흡입 기준은 비현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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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 습관 반영하니…타르 '최대 95배' 흡입
"1분에 1회, 2초 흡입 기준은 비현실적"

[앵커]

이렇게 담배가 몸에 나쁜 것을 알지만 그렇다고 끊기는 어렵고, 대신 몸에 덜 해롭다며 타르가 1.0mg 수준으로 적게 들었다는 담배를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실제 피우면 표시된 것보다 더 많은 유해 물질을 들이마실 수 있습니다. 흡연자들의 습관 때문인데, 측정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계속해서 이희령 기자입니다.

[기자]

'타르 1.0mg' 타르가 적게 들었다고 광고하는 담배들입니다.

[강태훈/'저타르 담배' 흡연자 : 3.0㎎(일반 담배)을 피우면은 가래가 낀다고 해야 하나. 조금 헛기침이 많이 나와요. 그런데 1.0㎎ (저타르 담배를) 피우면 조금 순한 느낌이 나요. 끊을 수는 없으니까 이왕이면 저타르를…]

하지만 저타르 담배가 몸에 덜 나쁜 건 아닙니다.

저타르 담배를 피울 때 "일반 담배보다 더 세게, 깊이 흡입한다", "일반 담배보다 더 많이 피우게 된다"고 응답한 흡연자들이 많았습니다.

체내에 필요한 니코틴 양을 채우기 위해 '보상 행동'을 하게 되니, 결국 비슷한 양을 흡수한다는 겁니다.

측정 방식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저타르 담배엔 대부분 작은 구멍이 뚫려 있는데 유해성분 함량을 측정하는 기계에선 구멍으로 공기가 빨려 들어와 농도가 희석됩니다.

하지만 실제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울 때 이 구멍을 입술로 물거나 손가락으로 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부 공기가 들어오지 않으니 유해성분이 표기된 수치보다 더 많이 몸 속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흡연자들 습관을 반영해 실험한 결과, 표시된 숫자보다 많게는 95배의 타르를 흡입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담배 치울 때 '1분에 1회, 2초 흡입'이 측정 기준이라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내년 11월부터는 담배 속 유해 물질의 종류와 함량을 더 자세히 공개해야 합니다.

하지만 측정 방식이 달라지지 않으면 법 제정 취지를 살리지 못할 수 있습니다.

[최재욱/고려대 의대 교수 : 기존 방식은 담배 유해성 독성이나 이런 부분들이 저평가될 우려가 크다. (구멍을 막고 측정하는) 'ISO 인텐스' 방식이 훨씬 더 정확한,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그 방법을 채택해서 정확한 정보를 국민에게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식약처는 어떤 방식으로 측정할지 이르면 올해 안에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영상디자인 조승우 김관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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