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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 사고 부대 훈련병 가족 "그런 얼차려? 고문이라 생각...입소 때 안전 강조했는데"

입력 2024-05-30 10:23 수정 2024-06-05 13:54

얼차려 받다 숨진 훈련병, 오늘 비공개 영결식
"뉴스 속보 전까지 부대 사고 소식 몰라"
"우리 아이가 숨진 훈련병 쓰러질 때 목격"
"규정 어긴 얼차려? 고문이라 생각"
"입소 때 부대장이 세 차례 안전 강조해 안심"
"그런데 말도 안되는 상황 벌어져"
"규율에 맞게 훈련 정상적으로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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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차려 받다 숨진 훈련병, 오늘 비공개 영결식
"뉴스 속보 전까지 부대 사고 소식 몰라"
"우리 아이가 숨진 훈련병 쓰러질 때 목격"
"규정 어긴 얼차려? 고문이라 생각"
"입소 때 부대장이 세 차례 안전 강조해 안심"
"그런데 말도 안되는 상황 벌어져"
"규율에 맞게 훈련 정상적으로 이뤄져야"

■ 방송 :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 (평일 오전 8시 JTBC News 유튜브)
■ 진행 : 이가혁 기자 / 대담 : 육군 12사단 훈련병 가족(익명)
■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용 시: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

◇이가혁〉 지난 23일 강원도 인제 육군 12사단 모 부대에서 군기훈련을 받던 훈련병 6명 중 1명이 쓰러졌습니다. 쓰러진 훈련병은 민간병원으로 응급 후송돼 치료받았으나 상태가 악화해 25일 오후 숨졌습니다. 알고보니 이 훈련병이 받은 군기훈련, 쉽게 말해 '얼차려'는 규정을 어긴 가혹한 수준이었던 걸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오늘 이 훈련병의 영결식이 고향인 전남 나주에서 비공개로 진행됩니다. 훈련병 1명이 숨진 수류탄 사고에 이어 나흘 만에 얼차려를 받다가 또 훈련병이 숨지면서 군인 자녀를 둔 부모와 가족, 지인들이 불안감을 호소하며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지금 저희가 들려드릴 인터뷰도 이런 재발방지를 위해 용기를 내어주신 분입니다. 얼차려를 받고 숨진 훈련병과 함께 생활한 동기 훈련병의 가족입니다. 이 훈련병은 숨진 훈련병이 쓰러지는 모습을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아직 사고가 난 그 부대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 훈련병의 가족이기 때문에 음성을 변조해 사전에 녹음된 인터뷰입니다. 용기를 내어준 이 가족의 단독 인터뷰, 들어보시죠.

◇ 이가혁〉 먼저 가족분과 같은 날 입대한 훈련병이 입소한 지 2주도 채 지나지 않아서 이런 일을 겪게 돼서 많이 놀라셨을 것 같은데요. 일단 이 사고 소식을 언론을 통해서 가장 먼저 접하신 거죠?

◆ 훈련병 가족〉 그렇죠 저희는 우선 언론을 통해서 먼저 접했고요. 일단 제가 알게 된 거는 뉴스 속보로 먼저 알게 되었습니다.

◇ 이가혁〉 처음에 그 뉴스 딱 접하셨을 때 좀 어떤 기분이셨나요?

◆ 훈련병 가족〉 정말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심장이 정말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었고요. 우리 아이가 아니기를 바라는 그 마음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 이가혁〉 예, 그 소식의 당사자가 사실은 가족분인지 아닌지 누군지 확인을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었으니까.

◆ 훈련병 가족〉 네 맞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이 뉴스 헤드라인밖에 없었거든요. 내용은 전혀 없었고 헤드라인 속에 훈련 중에 순직했다라는 말이 있었고, 12사단이라는 말이 있어서 제 아이가 12사단이기 때문에 지금 소통 채널이 〈더캠프〉라는 수단밖에 없었기 때문에 〈더캠프〉로 들어갔을 때 두 개의 공지사항이 있었어요. 그 공지사항 안에는 여타 이러이러해서 사망했다라는 정황적인 내용은 전혀 없었고, 정말 그냥 훈련을 받다가 어떠한 훈련병이 쓰러져서 긴급하게 병원을 후송했으나 치료 중에 순직을 했다. 이 내용밖에 없었습니다.

◇ 이가혁〉 〈더캠프〉라는 거 혹시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제가 설명드리면, 군 장병 가족과 부대 간의 공식 온라인 소통 플랫폼인 거죠.

◆ 훈련병 가족〉 네 맞습니다.

◇ 이가혁〉 한 줄짜리 속보를 처음 접하시고 그 〈더캠프〉에 접속해서 봤더니 부대에서 공지가 올라온 게 있긴 있었군요.

◆ 훈련병 가족〉 네 있었고요. 근데 이거는 제가 조금 늦게 속보를 봐서 있었던 거고요. 다른 자유 게시판이나 다른 가족들이 올린 것들을 제가 나중에 확인을 했을 때는 한 오후 4시 반경에 어떠한 부모님이 올린 글에서는 '전혀 알 수 없는 이야기들. 다 이게 무슨 이야기냐. 이 사망 사건이 무슨 사건이냐. 빨리 입장 표명을 해주길 바란다'라는 게시글이 있었고, 그 이후 3시간 뒤인 한 7시 반 그리고 8시 반 경 이렇게 두 차례에 걸쳐서 12사단에서 게시글을 올렸습니다.

◇ 이가혁〉 예. 얼차려를 받은 그러니까 군기 훈련을 받은 게 23일이고 그때 쓰러졌고 25일에 장병이 사망을 했고요. 그리고 언론에 알려지면서 한 줄짜리 속보가 뜬 게 26일 일요일인데, 26일 일요일 전까지는 다른 훈련병 가족분들도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었군요.

◆ 훈련병 가족〉 네, 저는 속보가 났을 당시에 좀 이렇게 안 좋은 상황이라고 여겼는데 그게 알고 보니 아니더라고요. 하루 정도 지난 상황이었던 것이었습니다.

◇ 이가혁〉 이미 순직을 한 상황이고 그다음 날에 알려지게 된 것.

◆ 훈련병 가족〉 네 맞습니다.

◇ 이가혁〉 그 부분에 대해서도 훈련병 가족들이 좀 불만을 갖고 계신 건가요?

◆ 훈련병 가족〉 이 부분에 있어서는 자세한 전후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불만이라기보다는 지금 현 상황에 대해서 불만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지금 현 상황이 아무래도 뉴스를 통해서만 알고 있고 12사단의 입장 발표나 공식 성명이 없기 때문이죠.

◇ 이가혁〉 예 이제 사고 소식, 순직 소식이 알려진 뒤에 같은 부대에서 생활하는 다른 훈련병들 가족들이 많이 연락을 기다렸을 것 같은데, 사고 뒤에 인터뷰에 응해주신 분과 가족인 훈련병이 연락이 닿은 것은 언제인가요?

◆ 훈련병 가족〉 제가 금주 월요일이죠. 카톡이 처음 왔었고요. 사실상 훈련병들은 주말 공휴일 제외하고는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저희 가족들이 〈더캠프〉를 통해서 12사단에 요청한 게 '빨리 훈련병들과 연락을 해달라'고 요청을 했었고, 그 요청을 받아들인 건지 모르겠으나 월요일에 저녁 8시에 연락을 할 수 있게 됐어요.

◇ 이가혁〉 훈련병인 가족분이 사망한 그 훈련병을 목격한 걸로 제가 전해 들었습니다. 쓰러지는 걸 목격했다고 제가 알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좀 전해 들으셨습니까?

◆ 훈련병 가족〉 제 아이에게 물어봤어요. 그 친구가 훈련을 받고 있는 걸 봤느냐고 그랬더니 '6명 정도 훈련을 받고 있는 거를 봤다'고.

◇ 이가혁〉 군기 훈련 말씀이시죠? 얼차려.

◆ 훈련병 가족〉 네, 얼차려라고 불리는 지금 '훈련을 받고 있는 걸 봤고 근데 엄청 엄청 힘들어 보였다' 이렇게 저한테 카톡으로 전달을 해줬고, 그리고 '그러다가 얼마 있다 한 명이 쓰러져 있는 거를 봤는데 처음에는 주변도 그렇게 크게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길래 그냥 단순 탈진한 건가 이렇게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저희 아이는. 그래서 그리고 제가 또 물어봤거든요. '그러면 너는 쓰러져 있는 훈련병이 이후에 어떻게 되고 어떻게 상황이 진행됐는지 확인한 바가 있느냐'라고 물었을 때 본인은 '생활관에 이제 복귀를 해서 본 바는 없다. 그런데 그 이후에 소문으로 들었을 때는 의무실 안에 잠시 있다가 병원으로 후송됐다는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 이가혁〉 특히 많은 훈련병을 둔 가족들이 분노한 부분이 20kg 완전 군장 상태에서 뛰고 푸쉬업을 한 걸로 지금 조사가 되고 있는데요. 훈련 규정에는 완전 군장 상태에선 1km당 10분씩 쉬면서 최대 4km까지만 걷게 할 수 있다고 되어 있고요. 그런데 완전 군장 하며 뛰었다. 그리고 푸쉬업, 팔굽혀펴기까지 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훈련병을 둔 가족분들의 지금 분위기는 좀 어떻습니까?


◆ 훈련병 가족〉 너무나 말도 안 되는 참혹스러운 상황이라고 생각하고요. 어찌 됐건 민간인이었다가 이제 갓 훈련 들어간 훈련병이 그런 규율을 어떻게 알겠습니까? 이런 사건이 터지기 때문에 이렇게 뉴스를 통해서 이게 말도 안 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는 걸 인지를 했고. 어떻게 이제 갓 훈련 이 사회에 있던 아이들이 훈련소에 들어간 지 2주도 안 됐어요. 열흘밖에 대체되지 않았는데 뭐가 그렇게 잘못을 했다고 그렇게까지 저는 그거는 고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괴롭히려고 그냥 그 훈련병이 괴로운 모습을 보고 본인이 만족감을 얻으려고 그렇게까지 행동한 것밖에 보이지 않아요.

◇ 이가혁〉 시간을 입대하던 때로 돌려보겠습니다. 5월 13일에 지금 연결해 주신 분의 가족분도, 그리고 이번에 순직한 훈련병도 함께 한날 한시에 입대를 했잖아요.

◆ 훈련병 가족〉 네.

◇ 이가혁〉 그날 부대에 찾아가셨을텐데 입영 행사에서 부대 책임자가 가족들에게 뭐라고 발언을 하던가요?

◆ 훈련병 가족〉 우선 많은 상급자들이 계셨고요. 그리고 되게 체계적으로 행사가 진행이 됐습니다. 거기에 있어서 저희는 더 믿음이 갔고, 더불어 대대장님이 말씀을 하시는 내용 중에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 무탈하게 251명의 모든 군인 훈련병들이 수료식에서 정말 다른 모습 지금과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다'고 그렇게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게 아직도 생생해요.

◇ 이가혁〉 안전을 세 번이나 강조를 했군요. 가족들에게.

◆ 훈련병 가족〉 그럼요. 그래서 저희가 안심을 하고 또 돌아올 수도 있었고요. 집으로.

◇ 이가혁〉 그런데 열흘도 안 돼서 그런 열흘 정도밖에 안 지난 상황에서 끔찍한 속보를 접하게 되셨군요.

◆ 훈련병 가족〉 말도 안 되는 상황인 거죠.

◇ 이가혁〉 지금 부대에서 훈련받고 있는 가족분은 어떻게 훈련받고 있는 걸로 듣고 계십니까?

◆ 훈련병 가족〉 사건이 발생되고 바로 이어지는 주중은 3주 차였습니다. 그전까지 1주차, 2주차는 훈련병들의 모습을 항상 사진으로 〈더캠프〉를 통해서 공지를 해줬었거든요. 근데 지금 3주 차에 있어서는 아무런 공유를 해주고 있지 않고요. 월요일에 연락이 된 아이를 통해서 듣기론 보통 3주차 훈련은 총기 훈련이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5주차 훈련인 강의 듣는 그런 비교적 수월한 그 훈련이 지금 진행되고 있고, 3주차 훈련이었던 총기 훈련은 5주차로 진행된다고 그렇게 간략하게 전해 들었습니다.

◇ 이가혁〉 예. 5주차 3주차를 맞바꿔서 그렇게 관리를 하는 걸로 보이네요. 이번 사건을 보고 많은 국민들이 '운이 좋으면 살아남고 운 나쁘면 순직하는 그런 군의 현실이다' 이런 반응도 보이고 있는데, 순직한 훈련병과 같이 입대한 훈련병의 가족으로서 해당 부대에 요청드리고 싶은 사항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 훈련병 가족〉 저도 군대에 가족을 보낸 일원으로서 그 훈련병들이 저처럼 민간인이었다가 그냥 하루아침에 군인의 신분으로 훈련을 하게 된 사람들이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5주동안 이어지는 훈련을 받는 거고, 그 훈련을 통해서 군인에 대한 신체, 체력적인 것도 기를 수 있을 텐데, 그것을 규정에 위반하지 않고 규율에 맞춰서 훈련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바라고요. 그 과정에서 낙오되는 사람, 그리고 아픈 훈련병이 있다면 철저하게 진료를 받고 무탈하게 다 수료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바입니다.

◇ 이가혁〉 우리 지금 훈련을 받고 있는 훈련병의 수료가 언젠가요?

◆ 훈련병 가족〉 저희 아이는 6월 19일 수요일입니다.

◇ 이가혁〉 그때 수료식 때도 아마 참석을 하시겠죠?

◆ 훈련병 가족〉 네 합니다. 무조건 하려고 합니다.

◇ 이가혁〉 각별히 마음이 쓰일 앞으로의 남은 기간이 될 텐데, 가족분을 포함해서 모든 훈련병에게, 가족을 군대에 보낸 가족으로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요.

◆ 훈련병 가족〉 제 말이 들릴지는 모르겠으나 거기까지. 정말 처음에도 보낼 때도 너무 가슴이 아팠고 하지만 언제 이렇게 다 커서 군대를 갈 만큼 장성하게 컸는지 한편으로는 자랑스러웠습니다. 그 마음을 그대로 온전하게 무탈하게 18개월 잘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 이가혁〉 순직한 훈련병에 대한 조사도 철저하게 진상 규명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 모든 훈련병을 보낸 가족들이 다 갖고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이렇게 인터뷰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훈련병 가족〉 네 감사합니다.
 
 
 
[단독인터뷰] 사고 부대 훈련병 가족 "그런 얼차려? 고문이라 생각...입소 때 안전 강조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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