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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클뉴스] '종신고용' 끝내는 도시바, 경영위기에 4천명 감축 발표

입력 2024-05-18 08:00 수정 2024-05-1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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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가와사키 건물 전경 (로이터)

도시바 가와사키 건물 전경 (로이터)

 

150년 역사 - 일본 굴지 대기업이 되기까지


1875년 '다나카 제조소'란 이름으로 시작된 일본의 대표적인 기업 도시바.

이후 합병을 거듭하며 1939년 '도쿄시바우라전기'란 회사가 됐다가 이름을 축약해서 부르게 된 게 지금의 '도시바'입니다.

도시바는 국내에도 잘 알려진 반도체와 가전제품 등은 물론, 발전소와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 산업용 로봇과 컴퓨터, 의료장비에 이르기까지 150년에 달하는 오랜 역사를 가진 일본의 대표적인 대기업으로 자리매김했는데요.

낸드플래시 메모리와 노트북을 세계 최초로 선보인 것도 도시바였을 정도로 1980년대부터 2000년까지 세계에서도 손에 꼽는 기업으로 거듭났던 회사입니다.
 

독이 된 원전


차세대 먹거리로 '원자력발전소'를 꼽은 도시바는 2000년대 중반부터 아베 정부의 기조에 맞춰 원전 수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고 2008년엔 미국의 원자력발전소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하기도 했죠.

하지만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하면서 탈원전 추세가 강해지자 도시바엔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합니다.

2015년 부정 회계 사태가 대표적인 사건인데요.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영업이익을 과대 계상해 적자인 사업을 흑자로 속여왔던 부정이 드러났습니다.

이 때부터 사세가 기울기 시작했는데 설상가상으로 이듬해인 2016년 말엔 자회사였던 웨스팅하우스가 큰 손실을 보면서 도시바도 그해 영업적자만 9,500억 엔에 이를 정도로 경영 위기에 빠집니다.

이후 주식 공개매수를 거쳐 지난해에는 일본 투자펀드인 일본산업파트너즈(JIP)로 주인이 바뀌었는데요.
 

지난해엔 상장 폐지


지난해 말 JIP는 도시바를 자진 상장 폐지하는 일까지 벌어집니다.

5년 이내 사업 재편을 마치고 재상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도시바의 재정 건전성은 여전히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16일 발표한 도시바의 2023 회계연도 매출은 전년 대비 2% 감소한 3조 2,858억 엔(약 28조 6,000억 원)으로 순손실은 748억 엔(약 6,500억 원)에 달했는데요.

최근 일본 경제가 호조세를 보이는 걸 고려하면 그야말로 초라하기 그지없는 성적표입니다.
 

라이벌 히타치는 저 멀리..결국 구조조정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경쟁자인 히타치가 2023 회계연도에 7,558억 엔의 영업이익을 거둬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과는 대비된다고 짚었습니다.

지난달엔 5,000여 명의 대규모 인원 감축이 있을 것이란 보도까지 나왔는데, 도시바는 결국 지난 16일 인원 감축 계획을 밝혔습니다.
 
16일 도시바 시마다 타로 사장이 4000명의 인원 감축안을 발표하고 있다 (AFT=연합뉴스)

16일 도시바 시마다 타로 사장이 4000명의 인원 감축안을 발표하고 있다 (AFT=연합뉴스)


시마다 타로 사장은 최대 4,000명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는 전체 인원의 6%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희망퇴직에 해당하는 '조기퇴직'을 실시해 구조조정에 돌입한다는 것으로 그동안 일본의 도시바 등 대기업들이 '종신고용'을 유지해왔다는 점과 또 최근엔 오히려 퇴직 연령을 높이는 분위기라는 점을 생각하면 일본 사회에선 그야말로 파격적이고도 충격적인 소식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회사가 처한 어려움을 직원 수를 감축하는 등 고정비를 줄이는 방식, 즉 허리띠만 졸라맨다고 해서 될 일인가 하는 지적이 잇따르는데요.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비용 절감만으로 경영 회복 목표 달성은 어렵다"라며, 향후 성장을 위한 투자나 개혁안 등 구체적인 전략이 부족하다는 점과 초유의 조기퇴직으로 인한 종업원들의 사기가 유지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꼬집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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