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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공영동물원 폐쇄...야생동물 보호 '모범' 될까
입력 2024-05-16 10:53
코스타리카 '야생동물 보호법' 통과 10여년만에 남은 두 곳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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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리카 '야생동물 보호법' 통과 10여년만에 남은 두 곳 폐쇄
코스타리카에서 문을 닫게 된 공영 동물원 시몬 볼리바르 (출처:펀다주FUNDAZOO 홈페이지)
중미 국가 코스타리카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공영 동물원을 없앴습니다. 정부 후원 시설의 야생동물 사육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된지 10여년 만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코스타리카 환경에너지부가 지난주부터 시몬볼리바르 동물원과 산타아나 보존센터를 폐쇄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로써 코스타리카에 남은 공영 동물원 시설은 하나도 남지 않게 됐습니다.
지난주부터 두 시설에서 287마리의 동물이 재활센터로 옮겨졌고, 건강 상태를 살핀 뒤 야생으로 돌려보낼지 등이 결정될 예정입니다. 건강 상태에 따라 야생으로 돌아갈 수 없는 동물들을 위해서는 '보호구역'을 운영하는 방향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프란트 타텐바흐 환경에너지부 장관은 페이스북 영상을 통해 "동물들이 자유롭게 살지 못하게 하는 신체적 또는 행동적 문제로 인해 숲으로 돌아갈 수 없을 때만 포획이 정당화된다"면서 "이번 동물원 폐쇄는 야생동물 보호에 대한 코스타리카의 비전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동물원 폐쇄를 주장하는 야생동물 보호론자들에게 코스타리카의 사례는 앞으로 큰 지표가 될 걸로 보입니다. 콜로라도 주립 대학의 워너 천연자원 대학 학장인 알론소 아기레 박사는 "코스타리카가 할 수 있다면, 다른 모든 나라들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울타리를 벗어난 동물이 야생에서 얼마나 생존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입니다. 플로리다 대학교의 동물학 의학 부교수인 대릴 허드 박사는 동물들이 야생으로 갈 준비가 되기까지 몇 년이 걸릴 수 있고, 어떤 동물들은 야생으로 전혀 돌아갈 수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예 동물원에서 태어난 경우 먹이를 사냥하거나 포식자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기술을 습득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당초 야생동물 보호법이 통과됐을 당시 계획대로라면 국영 동물원은 2014년에 폐쇄됐어야 합니다. 하지만 시몬볼리바르 동물원의 운영을 위탁받았던 푼다주가 해당 법안이 위법하다며 항소했고, 재계약 만료 시점인 올해에서야 폐쇄 수순을 밟게 됐습니다. 다만 이 법은 코스타리카에 있는 18개의 사설 동물원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취재
심수미 / 국제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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