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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쳐도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요"…치료 힘든 발달장애인

입력 2024-05-14 19:30 수정 2024-05-1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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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몸은 20대지만 인지 능력은 어린아이 상태인 발달 장애인이 깨진 유리에 몸을 다쳤습니다. 그런데 병원 수십 곳에 연락해도 받아주겠다는 곳이 없어서 며칠째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은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문을 열고 들어간 방 안은 엉망이었습니다.

부서진 유리와 피를 닦은 휴지가 뒤섞였습니다.

바닥엔 핏방울이 떨어졌고 출혈을 막으려 한 흔적이 남았습니다.

22살 발달장애인 이준 씨, 몸은 자랐지만 인지 능력은 사진 속 2살 아이 때에 머물렀습니다.

[파이팅. {파이팅.}]

키 188cm에 몸무게 90kg, 안고 부대끼고 뒤치다꺼리하는 게 힘들지만 그래도 안고 싶은 내 아이입니다.

[또. 한 번 더. {한 번 더.}]

그런데 시시때때로 돌발행동이 튀어나옵니다.

원하는 게 있을 때 정확히 표현하지 못해서입니다.

지난 12일에도 창문으로 달려가 부딪혔습니다.

유리가 깨졌고 팔이 패여 나갔습니다.

[이동찬/발달장애인 아버지 : 가만 있어봐. 살이 다 드러났다.]

[{병원.} 병원. {병원 싫어요?} 좋아요.]

하지만 치료는 못했습니다.

병원에 연락하고 찾아가도 아무 데서도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이틀이 지났고 상처는 여전히 벌어져 있습니다.

다시 구급차를 불러봤습니다.

[A병원 응급의료센터 : 죄송합니다, 대원님. 저희가 특수케이스는 수용이 어렵습니다.]

역시 받아주는 곳이 없습니다.

[B병원 응급의료센터 : 협조가 안 되시는 상황이 발생하면, 한 번 재운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니까.]

통제가 힘든 발달장애인은 못 받겠다는 겁니다.

2시간여 병원 27곳에 전화한 끝에 겨우 한 곳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서도 치료가 쉽지 않습니다.

불안해하는 이씨를 보자 돌아가라고 했습니다.

[이동찬/발달장애인 아버지 : 와서도 마찬가지죠. 협조가 되느냐, 안 되느냐…]

성인 환자이니 스스로 치료에 협조해야만 한다는 게 병원 입장입니다.

불가능한 얘기입니다.

이런 사정 때문에 발달장애인 전문 거점병원을 만들었지만 전국 12곳 뿐입니다.

부모들은 자식 살이 찢어져도 병원 데려가길 포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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