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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여친 살해 의대생, 이별 막으려 계속 자살극 벌인 듯"

입력 2024-05-09 15:08 수정 2024-05-0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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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20대 의대생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얼굴을 가리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20대 의대생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얼굴을 가리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최근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의대생에 대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을 개연성이 상당히 있어 보인다"는 생각을 밝혔습니다.

이 교수는 오늘(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의대생 A씨를 언급하며 "생각보다 굉장히 태연하다는 게 이 사람의 또 다른 특징 중에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고개를 그렇게 많이 숙이지는 않았고 당황한 기색도 역력히 나타나지 않고 그렇게 사람들이 많이 달라붙는 거는 처음이었을 텐데도 비교적 태연하게 잘 대응하더라"며 "프로파일러들을 투입시켜서 이 사람의 성격적인 특이성 같은 거는 꼭 파악해야 되고, 정신적인 책임 능력에 대한 감정도 함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계획살인 여부에 대해서는 "본인도 수사 과정 중에 계획했다는 이야기를 시인한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애당초에 살해를 계획했는가 하는 부분에서는 앞으로 계속 따져야 할 문제"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계획 살인을 하려면 남들 눈에 띄지 않는 곳을 선택하는데 이번 사건은 사람들이 밀집된 강남에서 오후 5시에 일어났다"며 "전형적인 계획 살인, 예컨대 완전 범죄를 꿈꾸는 도주 시간·도주로 등을 확보한 상태에서 일어나는 살인 사건하고 동질적이냐 하는 부분에서는 좀 거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교수는 피해자를 발견하게 된 과정에 대해서도 주목했습니다. 앞서 A씨는 건물 옥상에서 투신하려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구조됐습니다. 이후 A씨는 "약이 든 가방을 두고 왔다"고 말했고, 경찰이 옥상을 다시 수색하던 중 20대 여성의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이 교수는 "이 대목이 과연 살해를 계획한 사람의 발언으로 적합한지 재판 과정 중에 따져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 사람의 정신적인 취약성, 예컨대 성격적인 문제 등을 추정하게 하는 대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사이코패스적인 성향도) 의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여자친구와의 이별을 피하기 위해서, 상대를 통제하기 위해서 계속 자살극을 벌인 것 같다. 그런 통제 욕구는 일반 남성들에게서 쉽게 발견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람이 청소년기에는 완벽주의적 성격을 가졌고, 대학을 진학해서는 1년 유급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아마도 조용하지만 안에는 불만이 굉장히 쌓여 있을 시한폭탄 같은 사람일 개연성이 굉장히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교수는 A씨의 유급 경험이 성격적인 문제를 촉발하는 도화선이 됐을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습니다.

이 교수는 "그런 현실적인, 사회적인 부적응에서 발생하는 욕구 불만을 여자친구를 통해서 어떻게 해서든 계속 그 사람을 통제함으로써 충족시키려고 했던 것 같다. 아주 삐뚤어진 욕망"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교제 살인 등 강력 범죄에 대해 "최근에는 매년 30%씩 증가하는 것 같다. 젊은이들의 정신 건강이 점점 취약해지는 것이 이런 식으로 성숙하지 못한 에피소드로 연결이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이런 걸 막으려면 아주 어렸을 때부터 교육해야 하는데 국가적으로 심각하게 고민을 해봐야 할 대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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