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리창(오른쪽) 중국 국무원 총리와 일론 머스크(왼쪽)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베이징을 깜짝 방문한 가운데 중국 당국이 전기차 데이터 안전 테스트에서 테슬라에 합격점을 줬습니다. 외자 기업이 보안 규정을 통화한 건 테슬라가 처음입니다.
오늘(29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와 국가컴퓨터네트워크응급기술처리협조센터는 테슬라가 상하이에서 생산한 모델3와 모델 Y 모두 차량 데이터 안전 테스트의 요건들을 공식 통과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에 통과한 기업은 테슬라를 포함해 중국의 비야디와 리샹, 로터스, 호존, 웨이라이 등입니다. 요구 조건에 충족한 기업 가운데 외자 기업은 테슬라가 유일합니다.
머스크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만남을 취소한 지 일주일여 만에 중국을 예고 없이 찾은 뒤 리창 국무원 총리를 만났습니다. 국가 서열 2위인 리 총리는 지난 2019년 상하이 당서기로 일하던 시절 테슬라가 상하이에 기가팩토리를 세우며 머스크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리 총리는 머스크를 만난 자리에서 “테슬라의 중국 내 발전은 중미 경제무역 협력의 성공적 사례”라면서 “중국은 늘 외자기업을 향해 열렸고 중국은 말로 한 것은 반드시 행한다”고 말했습니다. 머스크 역시 “상하이 기가 팩토리를 테슬라에서 가장 성과 좋은 공장이고 이는 중국 팀의 근면과 지혜 덕분”이라고 맞장구쳤습니다.
테슬라의 상하이 기가팩토리 전경. 사진 중국 신화통신.
외신들은 머스크가 갑작스레 베이징을 찾은 이유로 중국 내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 출시를 꼽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보조장치인 FSD는 이미 4년 전 출시됐지만 중국에서는 당국의 규제 때문에 직접 선보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기술에 들어가는 알고리즘을 훈련하기 위해선 중국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해외로 보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테슬라가 일부 민감한 지역에서 모을 수 있는 데이터를 제한하면서 외국으로 전송할 수 없게 제한하고 있습니다. 군사 시설은 물론 정부 기관과 국영 기업 등에는 테슬라의 진입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공항과 기차역, 경찰서 등에서도 제한됩니다.
머스크는 지난달 23일 실적 발표 직후 FSD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공공연하게 드러냈습니다. 앞서 엑스(X·옛 트위터)에도 "곧 중국 고객도 FSD를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글을 올리며 관련 논의가 진행 중임을 암시했습니다.
이도성 베이징특파원 lee.dosu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