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대사관 장애인 직원 "상관 협박" 주장
"2년만 참으라"…퇴사 후 '괴롭힘' 신고
외교부 "즉각 분리…묵살한 신고 없어"
[앵커]
주미국대사관에 현지 채용된 장애인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정재호 주중국대사가 갑질 논란으로 외교부 조사를 받는 데 이어서 주요 공관인 주미대사관에서도 구설이 불거졌습니다.
워싱턴 김필규 특파원입니다.
[기자]
지체장애인 A 씨가 장애인 제한 경쟁 전형을 통해 워싱턴 주미대사관에 실무관으로 입사한 것은 지난 2022년입니다.
A 씨는 상관인 B 서기관으로부터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본인은 그럴 의도가 없다고 했지만, 비자발적으로 퇴직을 했던 전임자 이야기를 꺼내는 등, A 씨 입장에서는 사실상 경고로 들렸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정기검진을 받기 위해 병가를 쓰는 것을 두고서도 갈등을 빚었다고 했습니다.
다른 직원들과의 자리에선 A 씨가 장애인이라 쉽게 채용됐다는 이야기도 나왔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괴롭힘을 당했다고 호소해도 주변에선 서기관 임기인 2년만 참으라는 이야기가 돌아왔다고 했습니다.
결국 A 씨는 지난해 9월 사직서를 제출했고, 퇴사 후 이런 사실을 관계 부처에 신고했습니다.
서울고용노동청에서는 직장 내 갑질이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외교부에선 지난달 B 서기관에게 경고 조치를 했다면서도, 문제가 제기된 지난해 8월 이후 업무 조정을 통해 이미 둘을 분리한 상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대사관에서 2년만 견디라고 했다는 주장은 신고 당시에 없던 내용이며, 알았다면 더 조사를 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최근 정재호 주중대사가 대사관 직원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으로 감사가 진행되는 등, 주요 재외공관에서 '직장 내 괴롭힘' 논란이 잇따르는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