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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회 백상] 은퇴설·빙의설은 기본…신스틸러들, TV 조연상 두고 격돌

입력 2024-04-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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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윗줄부터 시계 방향으로) 배우 류경수, 안재홍, 이이경, 이희준, 지승현, 주민경, 이정은, 염혜란, 신동미, 강말금. 사진=고스트 스튜디오, 매니지먼트mmm, 상영이엔티, BH엔터테인먼트, 빅웨일엔터테인먼트, 스토리제이컴퍼니, 윌엔터테인먼트, 에이스팩토리, 저스트엔터테인먼트.

(왼쪽 윗줄부터 시계 방향으로) 배우 류경수, 안재홍, 이이경, 이희준, 지승현, 주민경, 이정은, 염혜란, 신동미, 강말금. 사진=고스트 스튜디오, 매니지먼트mmm, 상영이엔티, BH엔터테인먼트, 빅웨일엔터테인먼트, 스토리제이컴퍼니, 윌엔터테인먼트, 에이스팩토리, 저스트엔터테인먼트.

은퇴를 각오한 열연, 빙의를 의심케 만든 열연을 펼친 10인의 배우들이다.

지난 한 해 최고의 신스틸러들이 모여 '60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남녀조연상 트로피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한 격돌이 예상된다. 드라마의 장르, 역할의 성격, 캐릭터의 분량과는 상관 없이, 각자의 작품을 살려낸 8할의 공을 가진 배우들이기 때문. 덕분에 올해 남자 조연상과 여자 조연상 수상자 2인을 예측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누가 받아도 납득'이고, '트로피를 10개로 쪼개서 주자'란 반응이 나올 정도다. 이처럼 모두를 큰 고민에 빠지게 만든 TV 부문 조연상의 주인공은 '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어떻게 이런 연기를!
'60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남자조연상 후보.

'60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남자조연상 후보.


넷플릭스 시리즈 '선산'의 류경수는 마치 야생동물 같았다. 전작에서도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그이지만, 이번엔 '진짜'였다. 극 중 주인공은 물론 시청자까지 큰 혼란에 빠뜨려야 하는 중요한 인물을 연기하며, 주어진 과제 그 이상을 해냈다. "사람이 아닌 동물을 보며 캐릭터를 연구했다"는 그의 말처럼, '선산'이라는 거친 무대를 압도하는 야생동물처럼 뜨겁게 연기했다.

'저러다 은퇴하는 것 아니야?' 신개념 호평을 만들어낸 주인공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을 '씹어 먹은' 안재홍이다. 어설픈 각오나, 적당한 노력으로는 나올 수 없는 캐릭터 그리고 열연을 보여줬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원작 웹툰을 찢고 나왔던 안재홍은 숨소리 하나, 대사의 쉼표 하나까지 체화해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그 모습이 너무나 강렬해, 마치 은퇴를 각오한 배우 같았다. 안재홍은 이렇게 기분 좋은 은퇴설로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나가고 있다.

그 또한 은퇴설에 휩싸였다. 악역 연기가 차지다 못해 전 국민의 공분을 일으킨 덕분. 욕을 먹어도 행복했던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 이이경이다. 온갖 악행을 저지르면서도 미묘한 순수함을 같이 담아내 더욱 차별화된 빌런을 만들어냈다. 이 작품을 통해 '국민 쓰레기 남편'으로 등극한 이이경. 아무나 갖기 힘든 '국민'이란 수식어를 얻어낸 그는 백상 트로피를 욕심낼 자격이 충분하다.

이희준은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에 노인과 청년을 넘나들며, '이희준의 얼굴'을 다시 보게 하였다. 청년과 노인 캐릭터의 목소리, 표정, 몸짓 하나까지 각기 다르게 설계했다. 덕분에 송촌 캐릭터는 독특한 세계관 속에 오랜 세월을 버텨낸, 살아있는 진짜배기로 탄생할 수 있었다. 비현실적 인물까지 살아 숨 쉬게 만들며이희준화(化)했다. 믿고 보게 된 지 오래인 베테랑이지만, 안주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지승현은 KBS 2TV 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을 살린 '구국의 명장'이다. 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매력을 보여줘온 지승현이지만, '고려 거란 전쟁'으로 중요한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등장부터 최후까지 양규 그 자체로 시청자의 가슴 깊이 남았다. 인생 캐릭터를 만나 숨겨뒀던 연기 인생 18년 내공까지 모두 꺼내 마음껏 펼쳐보였다. 양규 장군님의 백상 승리를 기원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지승현이 트로피를 품에 안게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구관이 명관, 신관도 명관
'60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여자조연상 후보.

'60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여자조연상 후보.


강말금을 처음 만난 건,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찬실이였다. 능청스러운 연기를 보여준 그에겐 신인상 트로피가 쏟아졌다. 처음부터 언제나 호평받아온 강말금. 지난해 방송된 JTBC '나쁜엄마'에서는 '언제나 잘하는 강말금'을 넘어 '이렇게나 놀라운 강말금'을 선보이는 데 성공했다. 실감나는 사투리와 모성애 연기는 실제로 어디선가 살아 숨쉬는 듯한 캐릭터를 완성했다. 그렇게 강말금은 스스로의 알을 깨고 나와 새로운 2막을 써내려가고 있다.

신스틸러 점수가 있다면, 신동미는 만점이다. 특히 JTBC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 속 신동미가 그러했다. 주어진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소화하면서도, 주변 인물과 좋은 케미스트리를 빚어냈다. 캐릭터를 돋보이게 만들면서도, 또 서사와 잘 어우러지게 녹였다. 어느 장면 하나 흠잡을 데 없는 촘촘한 '웰컴투 삼달리'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건, 섬세한 열연으로 신을 직조한 신스틸러 신동미가 있기에 가능했다.

여기서 얼마나 더 잘할 수 있을까. 원래 잘했던 배우, 염혜란은 알고 보니 더 잘하는 배우였다. 그 내공은 '마스크걸'에서 폭발했다. 남자 조연상 후보인 안재홍과 함께 '마스크걸'을 '씹어 먹었다'는 극찬을 끌어냈다. 아들을 잃고 폭주하는 어머니 캐릭터를 연기하며, 세상에 다신 없을 비뚤어진 모성애로 그야말로 소름을 유발했다. '강과 강'의 대결이었던 작품에서 다른 누구보다 더욱 돋보이며 시청자를 압도했다.

이정은은 티빙 시리즈 '운수 오진 날'에서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워낙 인상적인 캐릭터들을 많이 맡아온 그에겐 쉽지 않았을 터이지만, 이 작품을 통해 보기 좋게 성공했다. 새로운 시도였다. 어떤 역경도 이겨나가는 모성애를 기반으로 기존 남성 캐릭터에게 부여됐던 강한 카리스마를 '어머니' 캐릭터에 담았다. 원작에선 없던 캐릭터, 다른 인물과 비교해 많지 않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강렬했다. 다시 한번 백상 무대에 오를 자격이 충분한 '구관이 명관' 이정은이다.

시청자는 새로운 신스틸러, 배우 주민경에게 '슈퍼 이끌렸'다. 지난해 방송된 JTBC 드라마 '힙하게'에서 걸크러시, 워너비 친구, 코믹 티키타카를 모두 도맡으며, 작품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로 활약한 덕분이다. 사실 주민경이 본격적인 코믹 연기를 보여준 것은 이번이 처음. 그런데도 마치 코미디 전문가처럼 안방극장을 들썩이게 했다. 주민경은 올해 백상에 처음 초대돼 베테랑 신스틸러들과 함께 조연상 트로피를 두고 격돌한다.

TV·영화·연극을 아우르는 국내 유일무이 종합 예술 시상식 백상예술대상은 올해 60주년이라는 기념비적 해를 맞았다. '60회 백상예술대상'은 5월 7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며 JTBC·JTBC2·JTBC4에서 동시 생중계된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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