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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아이돌' 키오프·영파씨, 이지리스닝 아니어도 괜찮아

입력 2024-04-09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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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부터) 키스오브라이프와 영파씨. 〈사진=JTBC엔터뉴스〉

(위부터) 키스오브라이프와 영파씨. 〈사진=JTBC엔터뉴스〉

아이돌스럽지 않은 아이돌이라 더 눈길이 간다.

이지리스닝 열풍 속에 흔들림 없이 독자적인 길을 걸어가는 팀들이 있다. 키스오프라이프와 영파씨다. 지난해 7월과 10월 데뷔한 두 팀은 채 일년이 되지 않았음에도 일찌감치 인정 받은 실력파다.

기존의 아이돌그룹과 전혀 다른 독자노선을 택하며 탈아이돌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두 팀은 최근 컴백 활동에서도 심상치 않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대다수의 아이돌그룹들이 편하게 듣고 따라부를 수 있는 이지리스닝 계열의 곡을 선보이는 것과 달리 키스오브라이프와 영파씨는 과거 1990년대와 2000년대 가요계를 떠올리게 하는 추억의 음악들로 승부수를 던졌다.

2000년대생으로 구성된 4·5세대 그룹에서 느껴지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이효리·서태지의 감성이라니, 리스너들 역시 매력적인 두 팀을 주목하고 있다.

◇ "앵콜 라이브도 자신"…'탈아이돌' 키스오프라이브


'탈아이돌' 키오프·영파씨, 이지리스닝 아니어도 괜찮아
키스오브라이프(쥴리·나띠·벨·하늘)는 데뷔 당시에만 해도 '심신 딸이 속한 걸그룹' '나띠가 드디어 데뷔한다'는 이야기로 조명 받았다. 뚜껑을 열고 보니 멤버들 자체만으로도 빛나는 그룹이었다. 4명 모두가 매력적인 음색을 앞세운 폭발적인 가창력을 지닌 팀이다. 퍼포먼스 구현도 상당하다.

기대감 속에 3일 첫 미니앨범 '마이다스 터치(Midas Touch)'를 발매했다. 동명의 타이틀곡 '마이다스 터치'는 사랑을 시작할 때, 수록곡 '낫띵(Nothing)'은 사랑이 끝났을 때를 표현한 곡이다. 두 곡 모두 2000년대 무드가 느껴지는 곡이다. 멤버 전원 2000년대생이지만 마치 과거 애니콜 광고를 보는듯한 도입부와 Y2K 패션·파워풀한 안무 모두 어색함 없이 소화했다. 강도 높은 퍼포먼스에서도 흔들림 없는 라이브를 선보였다. '마이다스 터치'는 멜론차트 HOT100에 진입해 점점 순위가 오르고 있다.

수록곡도 거를 게 없다. '낫띵'은 2000년대 R&B 풍으로 키스오프라이브의 강점인 보컬적 매력을 극대화한 곡이다. 발매 당일 진행된 쇼케이스에서도 키스오브라이프는 '마이다스 터치'로는 보는 재미를, '낫띵'으로는 듣는 재미를 선사했다. 현장에서는 "참 잘한다"는 감탄이 새어 나왔다. 이처럼 키스오브라이프의 최대 강점은 실력파라는 점이다. 연말 시상식에서 일명 '독기 라이브'로 화제를 모았고 이번 컴백 목표를 묻는 질문엔 "음악 방송 1위하고 싶다. 앵콜 라이브도 자신있다"는 당찬 포부도 전했다.


◇ "남들 하는 건 따라 안해"…'반가운 청개구리' 영파씨


'탈아이돌' 키오프·영파씨, 이지리스닝 아니어도 괜찮아
영파씨(정선혜·위연정·지아나·도은·한지은) 역시 개성으로 중무장한 팀이다. 스스로를 'K팝신 청개구리'라 칭하는 영파씨는 기존 걸그룹과 달리 정통 힙합을 그룹의 색깔로 택했다. 확실히 유니크하다. 신곡 'XXL'은 곡 제목처럼 'XXL' 사이즈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영파씨의 야망과 포부가 담긴 곡이다. 올드스쿨 힙합 리듬을 기반으로 진행되는 곡은 과거 서태지와 아이들이 엿보인다. '잘파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세대)'에게는 신선함으로, 그 시대를 살았던 리스너들은 향수에 잠긴다.


영파씨는 'XXL'을 멋스럽게 소화했다. 무대 위에서 제대로 즐긴다. 심지어 2000년대생들이 직접 쓴 올드힙합 곡의 작사라니, 기특하지 않을 수 없다. '남들이 하는거 따라할거라면 뭐하러 예술을 하냐고'라는 'XXL' 속 랩파트는 영파씨의 방향성을 정확히 드러낸다. 한우물만 파는 영파씨에 리스너들 역시 열광하고 있다.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에서도 조명 받고 있다. 영국 음악 매거진 NME 등이 영파씨의 컴백을 집중 조명했고 힙합의 본고장인 미국 라디오에서 'XXL'가 소개됐다. 유튜브에서 반응도 뜨겁다. 국내외 팬들은 '어떻게 귀엽게 보이면서도 여전히 멋있을 수 있나' '아직 어리지만 재능이 있다' '정말 좋은 팀이다. K팝 걸그룹에 희망이 있다'며 신선함을 응원했다.


물론 음원차트나 음악방송 순위 등 직관적인 성적표 면에서는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모두가 트렌드를 좇을 때 뚝심을 지킨 두 팀은 K팝의 다양성에 큰 공을 세운다는 평이다. 지름길을 택하지 않은 중소 기획사의 용감한 도전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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