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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페이지' 넘기는 경의선 책거리…'지역 명물' 사라진다

입력 2024-04-05 20:00 수정 2024-04-05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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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홍대 인근에 책을 주제로 만든 산책로, '경의선 책거리'가 사라집니다. 마포구청이 홍대 일대를 붉은색으로 통일하는, '레드로드 사업'을 벌이기로 하면서 책거리가 밀려나게 된 겁니다.

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골똘히 생각에 잠긴 어린이, 결심한 듯 붓질을 합니다.

[박서연/초등학생 : 까만색을 섞었어요. 약간 주황색이 나와요. 좀 무서운 색이긴 하네요.]

5학년 서연이는 지난 2022년부터 이곳에서 동화책을 만들었습니다.

[박서연/초등학생 : 그림책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경의선 책거리, 엄마 손잡고 놀러 왔다 시작한 취미입니다.

홍대입구역 인근 폐선 부지 250m 거리에, 열차 모양 부스가 7개 있었습니다.

지난 2016년 만든 이곳에서 책을 주제로 전시와 행사가 열렸고, 아이들은 배우고 놀았습니다.

외국인과 관광객도 많이 찾았습니다.

[이모 씨/인근 주민 : 조용하고, 문화적이고, 교육적이고. 지역 주민으로 자부심 갖게 되는 공간이었습니다.]

[주용범/경의선 책거리 부스 운영자 : 유흥가와 다른 어떤 정취가 있고. '책거리'라는 확실한 콘셉트가 있었잖아요.]

지난해부터 이곳 모습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부스 운영자들은 공간을 비우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공사가 시작됐고, '레드로드 발전소'란 팻말이 생겼습니다.

마포구가 홍대 일대 2km를 붉은색으로 칠하는 '레드로드 조성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지금은 서연이가 동화책을 만들던 부스 한 곳만 남았습니다.

[주용범/경의선 책거리 부스 운영자 : (위탁 사업자가) '확실히 재계약 된다, 걱정하지 말아라' 그렇게 얘기해서 믿고 들어왔거든요.]

그나마 매일 강제 집행을 걱정해야 합니다.

아쉬워하는 시민들이 있지만

[장주한/관광객 : 기존에 있던 것을 유지하고 개선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마포구는 "개보수를 통해 복합 예술공간으로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유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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