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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어렵다" 병원 이송 거부…전봇대 깔린 70대 결국 숨져

입력 2024-04-04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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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의료계와 정부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전봇대에 깔린 70대가 받아주는 병원을 찾아 헤매다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한계에 내몰린 환자들 고통도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정영재 기자입니다.

[기자]

농사 짓는 노인들이 다니는 이 길에서 사고가 난 건 지난 달 22일이었습니다.

텃밭을 갈던 트랙터가 전봇대를 들이받았습니다.

오후 5시 10분쯤, 넘어진 전봇대는 하필 집으로 돌아가던 70대 여성을 덮쳤습니다.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눈에 보인 건 부러진 발목이었습니다.

[주민 : 여기서 119에 실려 갈 때는 다리만 부러지고 전화 통화 다 하고 정신 멀쩡하게 갔으니까…]

그런데 받아준다는 병원이 없었습니다.

지역응급의료센터는 " 마취과 의사가 없다.", 공공 의료기관은 "수술이 어렵다"며 이송을 거부했습니다.

1시간 만에 수술이 가능한 외과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기본 검사 뒤 발목 수술을 시작했습니다.

혈압과 맥박 모두 이상이 없었습니다.

수술이 끝날 무렵 혈압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배 안에 보이지 않는 상처가 있었고 피가 고이기 시작했습니다.

급히 상급 병원에 전원 요청을 했습니다.

지역 상급 병원 1곳은 "수술 환자가 밀려 있다"고 했습니다.

다른 곳은 아예 전화를 안 받았습니다.

140km 떨어진 경기도 아주대병원이 환자를 받아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3시간이 흘렀습니다.

비가 와서 헬기는 뜰 수 없었고 구급차로 출발했습니다.

한 시간 20분 만에 아주대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32분 뒤 노인은 사망 판정을 받았습니다.

환자 단체는 "정부와 의료계가 환자들의 삶에 책임감을 느끼고 최선의 조치를 다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영상디자인 이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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