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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내 살인 누명' 무기수 장동오씨 형집행정지 당일 사망…이달 재심은 그대로 진행

입력 2024-04-03 14:56 수정 2024-04-03 14:57

급성 백혈병 항암치료 중 사망..재심 첫 재판은 4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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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백혈병 항암치료 중 사망..재심 첫 재판은 4월 17일

최근 대법원에서 재심이 확정된 무기수 장동오씨가 형집행정지 결정이 내려진 당일인 어제(2일) 오후 항암치료 중 숨졌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장씨는 2003년 '송정 저수지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년 넘게 복역했습니다. 8억 상당의 보험금을 노리고 교통사고를 일으켜 아내를 살해했다는 혐의를 받았습니다. 장씨는 "졸음운전을 하다 사고가 난 건 맞지만, 보험은 아내가 가입한 것"이라며 살해 혐의를 부인해왔습니다.

장씨가 아내를 살해했다는 직접 증거는 없었습니다. 경찰은 교통사고특례법 위반 혐의만 적용해 장씨를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지만, 검찰에선 살인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검찰이 제출한 여러 정황증거들(아내 몸에 남은 상처 등)이 유죄의 증거로 인정됐습니다.

장씨 사건을 수사했던 충남 서산경찰서 소속 전우상 전 경감이 2017년 재조사를 시작하며 사건이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습니다. 재심 전문 박준영변호사가 장씨를 도와 재심을 청구했고, 재심 개시를 위한 재판 과정에서 2003년 초기 수사 당시의 허점들이 드러났습니다.

광주지법 해남지원은 2022년 9월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습니다. "영장 없이 사고 트럭을 압수한 뒤 뒤늦게 압수 조서를 꾸몄다"며 수사의 위법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당시 국과수의 차량 감정 결과가 잘못되었다는 점이 새롭게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법원은 '원심을 유지할 수 없는 명백한 증거가 발견된 경우' 재심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재판부는 장동오씨 사건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고 재심 결정을 내렸고, 검찰은 계속해서 불복했지만 지난 1월 대법원에서도 이 결정을 확정했습니다.

재심 개시 결정이 이뤄진 뒤에도 장씨는 곧바로 출소하지 못했습니다. 재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형의 집행을 멈춰달라는 신청의 결과가 빨리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재판부 인사 등으로 형집행정지 결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사이 장씨는 급성 백혈병을 진단받았고, 독한 항암치료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오전 형집행정지 결정이 나왔지만, 장씨는 오후 5시에 끝내 숨을 거두었습니다.

형집행정지 결정이 나오기 전날 장씨를 면회했던 박 변호사는 "장씨가 왼손과 왼발에 수갑을 차고, 오른발에는 전자발찌가 채워진 채 사경을 헤매고 있었다"며 "앞으로의 재판 절차를 안내해드리며 꼭 이겨내시라고 했는데 이렇게 빨리 가실 줄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피고인이 사망해도 재심은 계속 진행됩니다. 장씨의 재심 첫 재판은 오는 17일 오전 해남지원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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