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품앗이 이상의 개념, 아이돌 챌린지

입력 2024-04-02 15:44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위부터) 뉴진스·라이즈·투어스의 단체사진.

(위부터) 뉴진스·라이즈·투어스의 단체사진.

아이돌 챌린지, 이젠 품앗이 이상이다.

최근 NCT 드림은 유튜브 콘텐트 '핑계고'에 출연해 "자는 시간을 쪼개서 챌린지를 찍는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그만큼 어느새 챌린지는 아이돌 그룹 사이에서 필수 코스가 됐다.

'아무노래'로 챌린지 1세대라 볼 수 있는 지코는 "요새 아이돌 친구들이 죽는 소리를 많이 한다. 지코 때문에 쉬는 시간이 없다더라. 내 춤 외우기도 바쁜데 남의 춤까지 외워야 하고"라며 "거기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 송구스럽다. 한달 정도 인터미션이 필요하다"고 재치있게 사과했다.

2020년 '아무노래 챌린지'가 대유행하며, 가요계의 흐름도 바뀌었다. 주로 틱톡을 통해 진행되며, 연예인은 물론 비연예인드도 쉽게 따라하며 트렌드가 됐다. 신보 프로모션에서도 주요한 역할을 하다 보니 친목 도모 이상의 스케줄이 됐다.

아이돌 챌린지. 언제 어떻게 찍는걸까. 따로 만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음악방송 대기시간에 진행된다. 퍼플키스는 인터뷰를 통해 "주로 음악방송 스케줄을 갔다가 찍는다. 챌린지 상대를 만나기 전에 하이라이트 안무를 따서 연습한다"며 "만나서는 안무의 디테일을 점검한다. 최대한 NG 없이 한번에 가려 노력한다"며 업계의 영업 비밀(?)을 전했다.

만나는 날 최대한 많은 콘텐트를 촬영하기 위해 '1일 n챌린지'가 진행된다. 아티스트 친분으로 직접 성사되는 경우도 있지만 최근엔 매니지먼트끼리 협의해 스케줄처럼 일정을 정하는게 일반적이다. 각자의 챌린지를 서로 찍어주며 '챌린지 품앗이'를 하는 것이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투어스와 세븐틴·라이즈와 키·아일릿과 엔하이픈·유니스와 제로베이스원이 함께한 챌린지 영상 캡처.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투어스와 세븐틴·라이즈와 키·아일릿과 엔하이픈·유니스와 제로베이스원이 함께한 챌린지 영상 캡처.

이런 상황이다 보니, 트렌드를 따라 어느새 품앗이 이상의 개념이 됐다. 따라하기 쉬워야 한다는 포인트를 위해 곡과 안무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5세대 아이돌 사이에서 대세인 이지 리스닝 열풍에도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뉴진스 '하입보이(Hype Boy)'·라이즈 '겟 어 기타(Get A Guitar)'·투어스의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를 비롯해 NCT드림 '스무디(Smoothie)', 최근 데뷔한 아일릿과 유니스 데뷔곡 역시 챌린지성이 강한 곡을 선보였다. 아일릿과 유니스는 데뷔 첫 한주 동안에만 공식 계정에 다수의 챌린지 영상을 게재하며 적극적으로 챌린지를 활용하고 있다. 아일릿의 경우 일주일간 틱톡에서 데뷔곡 '마그네틱(Magnetic)'으로 생산된 콘텐트만 10만건이 넘는다. 그 중 다수가 챌린지 영상이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이제 챌린지는 안할 수 없는 정도다. 다른 콘텐트보다도 챌린지가 그나마 조회수도 잘 나오는 편이다. 특히 신인그룹의 경우에는 선배 아티스트와 하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알릴 수 있다"며 "새로운 홍보의 장임은 분명하다. 소속사에서도 챌린지를 중요하게 생각해 요샌 곡 작업을 할 때도 챌린지 구간을 염두할 수밖에 없다. 안무 역시 마찬가지"라고 귀띔했다.

30초 남짓의 영상이다보니, 촬영 시간도 5분 이내다. 한 팀당 수십개의 챌린지 쯤은 거뜬하다. 물론 효율적인 홍보 방식이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챌린지의 홍수다. 마냥 좋다고만 볼 일은 아니다. 챌린지만 염두하다보면 곡의 퀄리티가 아쉬울 수도 있고, 언젠가 주객전도 될 수 있다. 그러다보면 결국 챌린지도 점점 도태될 시기가 올 것이다. 충분히 고민해 볼 문제"라고 전했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