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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댓글부대' 손석구, 더욱 빛나게 만드는 겸손함

입력 2024-04-02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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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연기에 대한 열정, 작품 활동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대세 배우'가 돼도 여전했다.

최근 가장 잘나가는 배우를 꼽으라면 단연 손석구(41)다. 3~4년 전만 하더라도 인지도가 그렇게 높진 않았지만 넷플릭스 'D.P.', JTBC '나의 해방일지', 디즈니+ '카지노'의 잇따른 흥행과 함께 빌런으로 출연한 영화 '범죄도시2'(2022)가 1200만 명을 동원하면서 대세 반열에 당당히 올랐다.

영향력이 급속도로 커진 만큼 들뜰 법도 하지만 오직 연기에 대한 열정 하나로 영화, 드라마, 연극 등 여러 매체를 오가며 쉴 틈 없이 연기 활동을 펼치고 있다. 본인을 '스타가 아닌 연기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한 손석구의 겸손한 태도는 그가 지닌 '스타성'을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작품 홍보에 진심이다. 연기파 톱배우로 인정받고 있음에도 신비주의 컨셉트가 아닌 각종 유튜브 콘텐트에 얼굴을 비추며 대중과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고 있다.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손석구의 모습은 평판 상승은 물론 작품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댓글부대' 출연을 결정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기존에 없었던 영화, 드라마의 시나리오를 찾아 헤매는 게 우리의 일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2015)를 연출한 적 있는 안국진 감독이 나보다 1~2살 정도 많은데 참신하고 집요한 분 같더라. 대본이 새로웠고 처음 호흡을 맞추게 된 감독님이라 주저 없이 선택했다."

-'댓글부대' 시나리오의 매력 포인트가 있었나.
"매번 도전 의식을 자극하는 시나리오를 찾는 편이다. 틀을 갖추고 있으면서 밸런스가 좋은 영화를 마음에 들어 하는 편인데 '댓글부대' 역시 마찬가지였다. 영화적인 게 있는 동시에 현실적인 사회상이 반영돼 있다. 이걸 잘 풀어내면 온라인 세계에 사는 게 숨 쉬는 것처럼 편안한 사람들이 본인 이야기처럼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원톱 주연의 책임감과 부담감이 있었을 것 같은데 어땠나.
"그런 건 딱히 없었다. '댓글부대'의 영화적 구조가 조금 특이하지 않나. 내가 '댓글부대'의 원톱 주연이라고 하기에 무리가 있다. 캐스팅되고 나서 안국진 감독과 아이디어를 주고 받고 기자들이 쓰는 용어 등을 공부했다. 취재할 때의 태도, 마음가짐 등 기자의 직업적 특성도 공유했다. 뿐만 아니라 임상진 캐릭터의 특이점도 섞어서 준비했다."

-기자를 연기하면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무엇인가.
"사회부 기자로 언론사에서 생활하며 내가 내는 기사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게 재밌었다. 그리고 멋지더라. 임상진은 잘못돼서 좌천되지 않나. 펜으로 쓴 글 하나가 엄청난 파급력이 있다는 게 놀라웠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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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폭을 조절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많지 않았나.
"그 부분을 안국진 감독과 많이 고민했다. 긴 시간의 일을 다루고 있지만 한 사람과 티격태격하는 것이 아닌 실체가 없는 것과 싸우는 거라 표현할 수 있는 건 뉘앙스라 생각했다. 섬세하지 않으면 따라가기 힘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야기가 물 흐르듯 납득이 돼야 하니 (임상진의) 감정 관련 디자인을 많이 했다."

-'댓글부대' 결말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안국진 감독이 엔딩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이 명확했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인 결말이다. 하나의 이슈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이 우리 아닌가. 기존의 재미를 답습하는 것보다 자기만의 해석으로 공감하는 분들이 나온다는 게 재밌을 것 같지 않나. ('댓글부대' 결말이) 그렇게 문제 되진 않을 것 같다. 모두가 이성적으로 생각했다면 '댓글부대'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김동휘와 합숙하면서 호흡을 맞춰나갔다고 들었는데 어땠나.
"우리가 대본상에 풀어야 할 숙제가 있었다. 우리가 만나는 장면이 본격적인 사건이 시작이지 않나. 그 만남이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워야 된다고 생각했다. 합숙하면서 안국진 감독과 함께 고민을 많이 했다. 그리고 김동휘는 정말 바른 청년이다. 첫날부터 궁금한 게 있으면 바로 물어보더라. 사실 현장 가면 모두 동료다. 선후배를 따지는 순간 방해된다. 마음이 자유로워야 창의적인 게 나온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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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홍보에 진심인 모습인데.
"나는 개인적으로 좋다. 직접 '댓글부대' 홍보팀과 상의해서 출연 프로그램을 고른다. '유브이 방(UV BANG)'도 그런 식으로 성사된 케이스다. 코미디언들에게 영감을 자주 얻는다. 유튜브에서 활동 중인 분들은 대본 작성, 촬영, 연기, 편집, 마케팅을 전부 다 하지 않나. 엄청나다고 생각한다."

-이상형 장도연이 MC로 활약 중인 '살롱드립' 출연이 큰 화제가 되지 않았나.
"반응이 싫고 좋고는 내가 정하는 게 아니다. 콘텐트를 소비하는 분들이 관심이 있다면 내가 몇 마디를 하지 않아도 관심을 가질 거라 생각한다. 이번에도 그렇게 반응이 클 거라는 생각을 못했다. 그것 역시 내가 정하는 게 아니다. 개인적으로 ('살롱드립' 영상을 시청한) 600만 모두가 '댓글부대'를 봐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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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기획사 겸 제작사 스태넘을 설립하고 활동하는 이유가 있나.
"배우를 하면서 연기 외에 포지션이 있지 않나. 이제는 나만의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다. 보고 체계 및 소통 등을 직접 꾸려보고 싶었던 생각이 들었다. 하나하나 맞춰가고 있다. 근데 신경 쓸게 굉장히 많더라. 사실 이쪽도 패러다임이 바뀔 거라 생각한다. 우리는 아이돌 가수들과 다르기 때문에 거기 들어가서 연습생을 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배우 기획사 경우 저처럼 하는 분들이 많아질 거라 생각한다. 후배 양성 계획은 지금은 없다. 우리 사업 방향이 아니다."

-마동석과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것 같은데.
"내가 제일 많이 연락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범죄도시' 현장에서 보면 그냥 배우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마동식이) '범죄도시'를 만든 제작자란 생각이 들었다. 이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실제로 (마동석) 형님이 '나와 재질이 비슷하기 때문에 연기, 연출, 제작 다 해라'라는 말을 했다. (1인 기획사 설립 이후) 조언도 많이 구하고 있다. 마동석을 보면서 구체화시킨 부분이 많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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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가 됐다는 걸 실감하는 편인가.
"스타에 대한 인지는 못하는 편이다. 개인적으로 안 하려고 노력한다. '네가 스타라는 걸 인지해야 사회적인 책임을 질 거 아니냐'고 하는데 나는 배우로서 느끼는 책임이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실 배우가 되니까 스타가 되는 거지 스타가 되고 배우가 되는 경우도 있나. 나는 내가 스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연기하는 사람이다."

-여전히 열일 중인데 연기에 대한 재미와 휴식 사이의 답을 찾았나.
"잡혀있는 작품을 모두 촬영한 뒤 쉬려고 한다.(웃음)"

박상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anghoo@jtbc.co.kr(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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