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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20주년' 다이나믹 듀오 "휠체어 탈 때까지 무대 서고파"

입력 2024-03-30 08:00

"부부 케미스트리? 함께면 두렵지 않아"
"젊은 감각 유지하는 비결은 대학 축제서 영감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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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케미스트리? 함께면 두렵지 않아"
"젊은 감각 유지하는 비결은 대학 축제서 영감 받아"

[인터뷰]'20주년' 다이나믹 듀오 "휠체어 탈 때까지 무대 서고파"
이름 그대로 다이나믹한 듀오다.

초등학생 시절에 만나 함께 음악을 듣고 힙합에 끌려 팀을 만들었다. 누군가는 한철 장난쯤으로 생각했겠지만 벌써 20년이 흘렀다. 다이나믹 듀오(개코·최자) 이야기다.


어느덧 30년 우정인 두 사람은 이제 눈빛만 봐도 아는 사이가 됐다. 싸울 일도 없거니와, 싸워봤자 점심 메뉴 선정 정도란다. 그마저도 주위 사람들은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의 귀여운 언쟁이다.


28일 다이나믹 듀오는 데뷔 20주년 기념 겸 정규 10집을 발매했다. 새 앨범은 다이나믹 듀오의 감성은 유지하면서도 요즘 스타일을 가미한 다채로운 음악으로 꾸려졌다. 이병헌·정만식의 내레이션, 피식쇼와 협업 등 새로운 도전이 눈에 띈다. 행복한 고민 끝에 나온 자식 같은 결과물이다. 여전히 음악이 즐겁다는 두 사람은 건강이 허락하는 계속 무대에 서고 싶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인터뷰 역시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로 가득했다. 웃음꽃이 떠나지 않았고 서로의 답변을 서포트하며 풍성한 대답을 완성했다. 마치 '부부같다'는 취재진의 말에는 "그런 말 많이 듣는다"고 미소 지으며 "함께라 두렵지 않다"는 묵직한 한마디를 전했다.


[인터뷰]'20주년' 다이나믹 듀오 "휠체어 탈 때까지 무대 서고파"

-정규 10집이다.
개코 "오래 걸렸다. 지난해 냈어야 했는데 중간에 '스모크'가 사랑 받으면서 그 활동에 집중하느라 마지막 파트 완성을 못했다. 우리도 몸이 하나씩이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 올해 초부터 다시 다듬고 곡도 한곡 더 추가하고 완성해서 10집을 내게 됐다."


최자 "가요계 자체가 앨범 단위로 내기 힘든데 상황인데 앨범을 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겐 만족스러운 앨범이다."


-'10'이라는 숫자가 주는 부담이 있나. 10집의 무게감은.

개코 "오히려 부담을 안느끼고 만들었다. 10집보다는 올해 데뷔 20년이 됐다 보니까 의미가 느껴지더라. 지난해에 냈다면 몰랐을텐데 20주년 기념에 10집까지 마무리 되니까 느낌이 색다르다."


최자 "10집답게 더 열심히 활동할 예정이다."


-20년간 힙합계 최정상의 위치에서 인정 받고 있다. 꾸준히 사랑 받는 비결은 무엇일까.

최자 "최정상은 아니지만 그 언저리에서 활동한 듯 하다(웃음). 내 생각엔 '스모크'가 터진 것처럼 운이 좋았다. 복이 좋은 팀이라 위기가 있을 때마다 운 좋게 지나간 적도 있다. 물론 쉴 때도 있지만 둘이 같이 하니까, 오래할 수 있었고 그게 비결 같다. 잘 안되는 시기에도 꾸준히 곡을 냈다. 그러다 몇년 뒤에 잘되기도 했다."


개코 "혼자가 아니라 둘이라 가능했다. 누군가 에너지가 떨어질 때도 서로 끌어주면서 극복했다. 혼자했으면 절대 못했을 거다."


-그래도 비즈니스 아닌가. 본래 성향이 잘 맞는 건지.

개코 "서로 잘맞는 사주나 궁합인진 모르겠지만, 우리 사이를 수상하게 보는 분도 있었다. 친구가 됐을 때부터 어느덧 30년이 다 되어가는데 깨지지 않고 하냐며 의심 받기도 했다. 물론 오랜 세월 같이 일하고 놀면서 서로 배려해주는 노하우를 그 세월동안 터득했다. 너무 멀리 있지 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가까이 모든 걸 알려고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체득했다. 그래서 일도, 친구로도 어려운 느낌은 아니다."


[인터뷰]'20주년' 다이나믹 듀오 "휠체어 탈 때까지 무대 서고파"
-팀에서 서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개코 "최자는 콘텐트적인 힘이 있다. 최자가 가지고 있는 중요한 역할이라 생각한다. 최자는 외향적이지만 난 공간 안에서 곡을 만들거나 이런 것에 좀 더 에너지를 쏟는다. 그런 밸런스가 잘 맞아 떨어진다. 그러다 무대 위에서는 시너지가 느껴진다. 상대가 힘든 순간도 알 수 있다. 덕분에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다. 그리고 친구 사이니까 이동하는 시간에도 일로만 느껴지지 않는다. 같이 놀기도 하고 취미도 공유하고 그러니까 회사를 운영하는 동력도 되고 순환이 된다."


최자 "듀오로 활동한지 오래돼서 더 최적화 되어 있는 듯 하다. 혼자 할 때보다 능률이 좋다.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나머지 부분을 채워주는 최적화된 사이다."


-그래도 오랜 시간 함께하다보면 갈등이 있을 수 있는데, 어떻게 푸나.

최자 "싸울 일은 거의 없다. 곡을 쓸 때나 먹으러 갈 때, 갈등이 있을 수 있는데 정작 같이 있는 사람들은 갈등인지 모른다. 그래봤자 메뉴 선정 정도다."


-마치 부부같다.

최자 "그런 이야기 정말 많이 듣는다. 함께여서 가능한 거다. 우리가 생각해도 부부마냥 각자 역할을 잘 하는 듯 하다. 일을 하다 보면 상처를 받을 때도 있지만 이 조합으론 한국 내에서 어떤 것도 두려운 건 없다."


-최자는 지난해 결혼했다. 결혼 선배 개코에게 들은 조언이 있나.

개코 "'겪어봐야 안다'고 했다. 뭐든 경험을 해봐야 느끼는 거 아니겠나."


최자 "매번 조언이 바뀐다. 막상 결혼한 뒤 '이 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말하니 '아직 애가 없어서 그렇다. 애를 낳아보라'고 하더라. 그만큼 확실히 인생의 길을 만들어줬다. 삶을 미리 보여줬다. 그래서 난 한결 편하다."


-처음 힙합 듀오를 결성했을 때 지금과 같은 미래를 꿈 꿨나.

개코 "먼 미래를 그리면서 살진 않았다. 그래도 스티비 원더처럼 오래하는 가수가 되자 싶었다. (대중에게) '강퇴(강제퇴장)' 되기 전까지 하자고 다짐했다. 그저 업으로 삼고 오랫동안 해보자는 단순한 꿈만 가지고 있었다. 어떤 아티스트가 되자, 성공을 하자 이런 건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최자 "주도면밀하지 못한 편이다. 계획한대로 되는 건 그다지 많지 않더라. 처음을 떠올려보면 많이 잘됐다고 생각한다. 행운이었다. 그저 음악 하는 게 좋아서 곡을 만들었다. 군대 다녀온 뒤에 잘됐다. 1등도 많이 하고 음원도 차트 줄세우기 했다. 그 전까진 다음 앨범을 낼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함이 있었다. 어느덧 같이 음악을 시작한 동료들 중에 남아있는 친구가 거의 없다."


-선배로만 남아있는 막막함도 있나.

개코 "다행히 에픽하이가 있어서 괜찮다. 지금은 서로 응원하는 사이가 됐다."


최자 "타이거 JK형도 있어서 든든하다."

-협업 라인업이 화려한데 비하인드가 궁금하다.

개코 "비주얼만 봤을 땐 가장 어려울 거라 생각했던 건 정만식 형님과 작업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제일 수월했다. 급하게 부탁 했는데 마침 촬영이 없는 날이라 흔쾌히 참여해줬다."


최자 "(이)병헌이 형과 작업은 우리도 부탁하기 어렵고, 기다림의 시간도 확신이 없었다. 물론 우리가 결혼식 때 축가도 불렀지만 내레이션이 성사될 줄 몰랐다. 정말 열심히 임해줬다. 마지막 믹스할 때 본인이 마스터링 수정도 했다. 피식대학과 작업도 정말 좋았다. 아이디어도 너무 기발하고 다 재밌었다. 오히려 뭘 해야할지 선택이 어려웠다."


[인터뷰]'20주년' 다이나믹 듀오 "휠체어 탈 때까지 무대 서고파"
-초등학생 때 친구가 됐는데, 그 당시 첫인상은.

개코 "최자는 반에서 키가 제일 큰 편에 속하고, 난 가장 작은 편에 속했다."

최자 "개코는 활발해서 춤도 열심히 추고 외향적이었다. 난 내성적이었다. 그런데 이젠 서로를 닮아가게 됐다."


-반대 성향이던 두 사람이 친해진 계기가 궁금하다.

개코 "키 차이가 너무 나서 친해지기 어렵다. 그러다 최자가 가져온 피규어 덕분에 친해지고 집도 가까워서 자연스레 같이 자녔다. 학교 끝나고 동네 돌아다니는 게 우리 루틴이 됐다. 그러다 음악도 자연스럽게 이야기 하게 됐다. 형과 형 친구들이 해외에서 가져 온 음악CD를 최자랑 나눠듣게 됐다. 그 때부터 수입상점 다니면서 사서 나눠들었다."


최자 "결국 힙합이라는 장르 때문에 친해졌고, 친구라서 함께 음악하고 있다. 중요한 매개체가 됐다."


-20년간 음악적 변화가 있나.

개코 "취향은 많이 변하진 않았다. 우리 취향대로 음악을 만드는데 시대가 돌고 돌아서 우리를 좋아하기도 하고 외면하기도 한다. 방법적으로는 기술이나 우리 취향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요즘 음악을 많이 듣고 대입도 시키고 시도는 계속 한다. 하루에도 여러 곡이 발표되고 아티스트도 많아졌다. 점점 시도보단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걸 고민한다. 제일 자연스럽고 다이나믹 듀오 같은 음악을 고민한다. 다이나믹 유도 스타일이면서도 요즘 만든 느낌이고 싶다."


-'다이나믹 듀오 스타일'은 무엇일까.

개코 "두명의 목소리가 조화롭게 나와서 한곡이 돼 흘러가는 거라 생각한다. 그게 우리 정체성이다. 아티스트마다 집중하는 바가 다른데, 우린 가사가 잘 들리게 전달하는 걸 좋아한다."


최자 "팝송 듣는 느낌으로 하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 곡으로 듣길 바란다. 현란하게 하는 부분도 많은데 포기한 부분도 많다."


-Mnet '쇼 미 더 머니'부터 JTBC '걸스 온 파이어'까지,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서로 참여 중이다. 후배들에게 자극 받기도 하나.

개코 "경연 프로그램 나가서 좋았던 건, 젊은 아티스트들과 작업할 기회가 많다는 거다. 물론 스케줄은 고되다. 불가능에 가까운 스케줄이다. 젊은 아티스트들과 작업물을 남길 수 있다는 게 가장 매력적이다. 그 순간의 성공도 물론 좋지만, 몇년 지나고도 '그때 얘네랑 뭐 만들었는데' 하는 전우애 같은 기억들이 좋다. 정말 잊을 수 있는 추억이 됐다."


최자 "다이나믹 듀오의 멤버가 바뀌진 않으니까, 앨범을 할 때마다 새로운 프로듀서랑 해보려고 한다. 젊은 친구들을 만날 장이 없다. '쇼미 더 머니' 같은 프로그램을 나가면 소스가 많아진다."


-젊은 감각을 유지하는 비결은.

개코 "부단히 노력한다. 대학축제의 경우, 페이가 안맞는 경우가 있어도, 오히려 에너지 받고 오는 장이다. 예를 들어 옛날엔 무조건 엔딩곡이었는데 요즘 가서 부르면 모르는 곡이 있다. 그런 건 다음부터 뺀다. 이런 걸 분석할 수 있다는 게 좋다. 엄청난 영감을 받고 에너지가 된다."


-언제까지 무대에 서고 싶나.

최자 "목표는 둘중 하나 휠체어를 타든 수액을 맞든, 되는데까지 하고 싶다. 죽기 2주전까지 공연했다는 제임스 브라운처럼 그게 이상적으로 보인다.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개코 "힙합이 워낙 젊은 느낌이라 우리도 세월이 안느껴진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아메바컬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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