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장현성이 SBS 금토극 '재벌X형사'의 서사를 한층 풍성하게 만들었다. 백발과 깊은 주름으로 중후함과 냉철함을 겸비한 캐릭터의 분위기를 완성한 그는 한수그룹 회장이자 안보현(진이수)의 아버지 진명철을 맡아 첫 등장부터 아들과 첨예하게 대립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23일 최종회를 앞둔 '재벌X형사'에서 장현성은 자식들에게 엄하고 무뚝뚝한 아버지의 서툰 부정(父情)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25년 전 장현성(진명철)은 엄마 이시아(선영)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어린 안보현을 위해 그 기억을 지우고 '좋은 아버지'가 되어주려고 데려왔으나 녹록지 않아 김명수(최이사)를 안보현 곁에 두어 세심하게 챙겼다.
한수그룹의 막대한 재산을 노는 데만 쓰는 '한량 셀럽' 안보현에게 실망했지만, 경찰로서 점차 성장하는 아들에게 조금씩 마음을 연 장현성은 그간 아들을 향해 눌러왔던 애정을 후반부에 드러내며 부자(父子)의 숨겨진 서사를 더욱 궁금하게 만들었다. 장현성은 '진짜 경찰'로 다수의 사건을 해결하며 정의를 구현하는 안보현의 활약을 챙겨보고 미소 짓거나, 위험한 범죄 현장 속 안보현을 걱정하며 조심스럽게 연락을 취하는 등 아들을 향한 투박하지만 따스한 아버지의 관심을 인간적으로 표현했다.
지난 22일 방송된 '재벌X형사' 15회에는 장현성이 장남 곽시양(승주)에게 전혜진(조희자)과 함께 홍서준(한대훈) 살인 사건의 자수를 제안하며 잘못을 바로잡고자 했다는 사실도 밝혀져 눈길을 끌었다.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장현성은 곽시양에게 살해되기 전까지 매서운 눈빛과 차갑고 단호한 목소리로 긴장감을 더했다.
열연을 펼친 장현성은 "'재벌X형사'에서 함께 호흡 맞춘 모든 스태프들과 배우들을 잊지 못할 것 같다. 연기하며 느꼈던 깊은 여운과 카타르시스가 시청자들께도 전해졌으리라 믿는다. 끝까지 함께해주시길 바란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장현성은 드라마와 영화뿐만 아니라 SBS 시사교양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의 이야기꾼, MBC FM4U 라디오 '4시엔 윤도현입니다' 스페셜 DJ 등 다방면으로 활약 중이다. 28일 서울 충무아트센터에서 아시아 초연을 앞둔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에서 코너와 조이의 아버지 래리 머피 역을 맡아 따뜻한 위로를 전할 예정이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