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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한국인들, '반려 돌멩이' 키운다"…외신도 주목

입력 2024-03-1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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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세븐틴 멤버 정한이 공개한 반려돌. 〈사진=위버스 캡처〉

그룹 세븐틴 멤버 정한이 공개한 반려돌. 〈사진=위버스 캡처〉


"과로에 지친 한국인들이 '반려 돌멩이'를 기르며 긴장을 풀고 있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한 기사 제목입니다.

산업화된 국가 중 가장 긴 노동 시간을 견디고 있는 한국인들이 긴장을 풀고 위안을 얻기 위해 작은 돌을 반려동물처럼 키우고 있다는 겁니다.

'가상 장례식 체험'이나 '멍때리기 대회'처럼 한국인들이 휴식을 위해 찾은 또 하나의 독특한 방법이 '반려돌' 키우기라고 기사는 짚었습니다.

서울에 사는 30세 직장인 이모 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친구가 준 반려돌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 씨는 WSJ에 "돌을 반려동물처럼 생각한다면 덜 외롭고 재밌다"면서 "종종 직장에서 있었던 힘든 일을 돌에 털어놓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물론 무생물인 돌이 내 말을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반려견에게 말을 거는 것과 비슷하다"며 "어떤 면에서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33세 직장인 구모 씨도 반려돌 '방방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있었던 일들을 돌에털어놓는다는 구 씨는 운동을 가거나 산책하러 갈 때 반려돌을 주머니에 넣고 다닙니다.

그는 "돌이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과정을 겪었을 거란 사실에서 평온함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반려돌이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건 2021년, 유명 배우와 K팝 스타들이 자신이 기르는 반려돌을 공개하면서부터라고 WSJ는 설명했습니다.

판매량도 늘고 있습니다. 한 국내 반여돌 판매 업체 대표는 "한 달에 반려돌 주문이 150~200개 정도 들어온다"면서 "최근에는 기본적인 회색 돌 외에 분홍색 장미석영도 판매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조경용 돌을 판매하던 한 업체는 최근 작은 반려용 돌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고 기사는 전했습니다.

돌을 반려동물처럼 키우는 건 1975년 미국에서 먼저 유행했습니다. 당시 한 광고회사 경영진이 작은 돌을 상자에 담아 선물처럼 판매하는 '펫락(Pet Rock)'을 선보였던 겁니다.

큰 주목을 받긴 했지만 당시 유행은 짧게 끝났습니다. 당시 유행이 선물 받는 사람을 놀리는 일종의 장난처럼 유행했던 겁니다.

WSJ는 과거 미국에서의 유행과 달리 한국에서는 고요함과 정적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반려돌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김진국 고려대 한국학 연구소 교수는 WSJ에 "동아시아 사회에서는 자연물을 닮은 장식용 돌 '수석'이 수 세기 동안 사랑받아왔다"면서 "돌은 변하지 않으며 이는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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