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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 걸음씩 천천히" 권유리, 성장 발판된 '돌핀'

입력 2024-03-1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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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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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과 '성장'의 큰 발판이 됐다.

그룹 소녀시대 멤버에서 배우로 전향한 권유리(34)에게 영화 '돌핀(배두리 감독)' 출연은 도전 그 자체였다. 첫 번째 단독 주연 작품인 만큼 자연스럽게 적지 않은 부담감이 따라왔고 캐릭터의 감정선이 복잡해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지만 권유리는 포기하지 않았다. 나영 캐릭터에 스며들기 위해 배두리 감독과 머리를 맞대고 끊임없이 의논을 거듭했으며 촬영 기간 1~2개월 동안 충청남도 서천에 살다시피 하면서 생활감이 묻어나는 현실 연기로 나영을 설득력 있는 인물로 완성했다.

권유리는 이에 그치지 않고 '좋은 연기자'가 되기 위해 액션 연습, 말타기 등 여러 가지 경험도 쌓고 있다. "신구 선생님처럼 오랫동안 연기하고 싶다"는 그의 바람이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 이유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사진=SM엔터테인먼트〉

-첫 단독 주연 영화가 개봉한 소감이 어떤가.
"사실 단독 주연이라는 것에 대한 생각을 많이 안 해봤다. '포스터에 왜 나 혼자 있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단독 주연이라는 것에 대한 인지가 없었는데 무대인사 등 자리에서 팀원 가운데 대표자로 이야기를 할 때 주연의 무게감을 느꼈다. 그동안 온전히 현장에만 집중했었다. 이번에 내가 생각한 바를 표현하고 소통하는 대표자로서의 역할을 이제야 조금 느끼고 알아가는 중이다."

-작은 규모의 독립 영화 출연을 결심한 이유가 있나.
"평소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영화를 재밌게 봤다. 또 독립 영화의 신선한 소재가 흥미롭더라. 언젠가 기회가 되면 좋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소소하고 정감가는 '돌핀'이 편안하게 느껴졌고 보면서 힐링이 됐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사진=SM엔터테인먼트〉

-30대 지역신문 기자 나영을 연기하면서 중점 둔 부분은 무엇인가.
"사실 단번에 나영이라는 캐릭터를 이해하지 못했다. 감정을 쌓아서 한 순간에 터뜨리는 인물이라 촬영 내내 곱씹으면서 고민했다. 버거웠지만 배두리 감독과 의논을 하다 보니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었다. 전보다 이해의 폭이 넓어지면서 (나영이와) 더욱 가까워졌다."

-나영 캐릭터 연기 이후 달라진 부분이 있나.
"내적으로는 인물에 대한 이해력이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3년 전 촬영 당시 헤아리지 못했던 나영의 철학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외적으로는 그동안 쉼 없이 살았는데 '돌핀'을 찍으면서 편안하게 일상적인 생활을 보내는 것에 대한 감사함 등을 느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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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기간은 얼마나 됐나.
"아무래도 독립 영화라 긴 시간 동안 촬영할 수 없었다. 1~2개월 정도 찍었는데 스케줄 있는 날을 제외하고 촬영지 충청남도 서천에 살다시피 했다. 생활감이 묻어날 수 있게 의상 설정과 분장도 열심히 했다."

-VIP 시사회에 왔던 연예인 지인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한데.
"사실 '돌핀'은 윤아가 좋아하는 장르다. 직접 (영화를) 보고 편안하면서 좋은 영화라 하더라. '언니가 이런 영화를 선택해서 나오니까 좋아 보인다'면서 이런 영화를 해 보고 싶다는 이야기도 했다. 정일우, 이장우는 낯간지러운 이야기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잘 봤다고 하더라. 와준 것 만으로 응원한다는 마음이 느껴졌다. 소박한 영화라 큰 힘이 됐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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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로 장기간 활동 뒤 배우 전향 이후 생각에 대한 변화는 없었나.
"나 자신이 당황스러울 정도로 (생각이) 매일 바뀌는 편이다. '어떤 일이든지 함부로 하면 안 되겠다' '한 걸음 천천히 가야지'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친구들과 술 한잔을 하면 그렇게 용기가 생긴다. 마음 다 잡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면 '돌핀'처럼 럭키한 순간이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건강한 생각을 하고자 한다."

-소녀시대 활동을 돌이켜본다면.
"10대와 20대는 보통 사람의 3배속으로 살았던 것 같다. 대부분이 경험해 보지 못한 일들을 압축해서 좋은 나이대에 전부 느꼈다. 축복 받은 일이다. 인기는 감사했지만 개인적으로 힘들었다. 권유리라는 사람은 저 정도의 속도를 소화하기 힘든 친구였다. '신중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겪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이제는 모든 걸 천천히 느끼면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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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멤버 타이틀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소녀시대로서) 부담감을 느낀 시기는 다 지났다. 지금은 (소녀시대가) 자부심이다. 혼자서 외롭거나 초라하다고 느껴질 쯤에 '내가 소녀시대였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든든하다. 좀 더 발전한 모습과 깊어진 나를 보여드리고자 노력 중이다."

-향후 소녀시대 완전체 활동 계획이 있나.
"우리는 거친 파도를 항해해 왔지만 모두 순박하다. 질투하고 끌어내리겠다는 마음도 모두 없다. 어렸을 때부터 자주 본 사이라 친구 같고 다들 잘 됐으면 한다. 그리고 '우리가 이런 콘셉트의 무대를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이야기를 나눴지만 끝맺음이 되지 않았다. 열린 결말이라 생각하면 된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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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연기자가 되고자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좋은 연기자가 되려면 나를 알아야 한다고 하더라. 그게 가장 어렵게 느껴졌다. SNS나 어플 등으로 연기 관련 영상을 관심 있게 보면서 분석하고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자주 나누는 편이다. 그리고 (성장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하다가 몸을 잘 쓰는 댄스 가수 출신인 만큼 액션도 미리 연습 중이다. 예전에 말타기를 배웠었는데 바로 사극이 들어왔다. 좋은 연기자가 되고자 여러 가지 경험을 하고 있다."

-배우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를 알려달라.
"신구 선생님처럼 오랫동안 연기하고 싶다. 그런 모습들을 실제로 (신구 선생님이) 눈앞에서 보여주니까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롱런이) 그리 어렵지 않다는 걸 알게 된 후로는 좀 더 (목표가) 선명해졌다. 그리고 세상이 좋아졌으니 해외로 나가 보고 싶다. 큰 영화에 내가 동양인으로 나오면 멋있을 것 같다.(웃음)"

박상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anghoo@jtbc.co.kr(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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