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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첫방 함께하는 고민상담소

입력 2024-03-12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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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순삭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고민순삭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함께' 고민하고 소통했다. 그렇다고 어떠한 고민의 결론이 나오는 것은 아니었지만 함께 나눌 수 있음에 이전보다 해방감을 느꼈고 그 순간 가슴이 따듯해졌다.


12일 첫 방송된 MBC에브리원 '고민순삭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는 개신교 김진 목사, 불교 성진 스님, 원불교 박세웅 교무, 천주교 하성용 신부 등 4인의 종교 성직자들과 함께하는 출장형 토크 프로그램이다.

이날 '고민순삭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팀은 새 학기를 맞은 고려대학교로 향했다. 첫 번째 고민은 여자 친구를 위해 하루 30분 통화를 참아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김진 목사는 "일종의 사랑 표현으로 통하는 전화 통화다. 그것을 굳이 거절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고 다만 사랑이 조금 더 익어가면 '저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구나'라고 느낄 수 있을 때까지 참으면 좋을 것 같다"라고 조언했다. 하성용 신부, 박세웅 교무도 공감을 표했다.

"나랑 너무 다르다"라고 운을 뗀 성진 스님은 "요즘 친구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게 가스라이팅이다. 30분 통화를 안 하면 사랑 안 한다는 전제 자체가 문제다. 신뢰가 조건부가 되는 순간 위험하다"라고 말했으나 이 얘기를 들은 다른 성직자들은 연애 경험이 없어서 그런 것이란 반응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다음으로 토킹바에서 일하는 여자 친구와 만나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인 사연이 소개됐다. 스킨십 케미스트리가 좋아 모르는 척하고 계속 만나야 할지 고민이라는 사연. 성진 스님은 "판단을 스스로 내리지 못할 거면 관계를 정리하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과외 학생 어머니의 갑질 사연이 언급됐다. 이 같은 사연에 모두가 분노를 참지 못했다. 반면 MC 딘딘은 "우리 어머니는 과외 선생님들에게 늘 사과하기 바빴다"라고 말해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뒤이어 팝업 고민 상담소가 열렸다. 현실도피가 고민인 한 학생에게 김진 목사는 "바뀌어야 할 때가 왔다. 때가 됐다. 지금까지 살아온 게 잘못된 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삶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삶의 습관과 지향점을 바꾸는 게 필요한 때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대로 살아도 된다"라는 성진 스님, 박세웅 교무는 "현실회피가 아니라 납득할 수 있는 무언가가 오래 걸리는 타입인 것 같다. 본인의 삶을 결정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활용하는 편인데 그걸 부정적으로 보지 말아라"라고 격려했으나 하성용 신부는 "진심 어린 조언을 듣지 않을 땐 그만한 대가가 따를 것이다. 지금은 변화의 시기"라고 했다. 다양한 의견과 입장이 오갔다. 고민이 되는 어떠한 단점이 다른 사람에겐 부러운 요소가 되기도 했다.

미디어학부 16년 차 교수인 박지훈은 김영란법 시행 이후 소소한 마음 표현도 쉽지 않은 현실에 학생들과의 관계가 경직됐다고 토로했다. "캠퍼스를 걸으면 학생들이 정말 많은데 이 학생들이 어떤 생각과 고민을 하는지 전혀 모르겠더라. 학생들과의 사이에 큰 벽이 생긴 느낌이다"라고 털어놨다. 현장에서 직접 학생들의 의견을 물어봤다. 학부생으로서 조언을 듣고 싶다는 의견과 함께 학생들이 먼저 교수님에게 다가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미국에서 온 한행운 고민러는 "한국이 안전하고 깨끗해서 좋지만 한국에서 외국인으로 사는 건 힘든 점이 있다"라면서 홀로 미국에 있는 엄마가 한국에 와서 낯선 타국 생활에 혹시라도 상처받지 않을까 걱정했다. 실제로 각각 독일과 캐나다에서 생활하며 인종 차별을 당했던 김진 목사, 딘딘의 사연이 언급됐고 한행운은 "상대방의 시선에 갇히면 안 된다"라는 딘딘의 말에 크게 공감하며 용기를 얻었다. 종교 성직자 4인방은 "차별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어머니는 자식과 함께하고 싶을 것"이라면서 엄마의 한국행을 응원했다.

'고민순삭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는 첫 방송을 고민 상담으로 꽉 채웠다. 하나하나 사연에 귀를 기울이고 진심을 담아 전하는 목소리가 힘이 되는 현장이었다. MC 김제동의 능수능란한 진행, 딘딘, 나나의 케미스트리가 빛을 발하며 편안하게 녹아들었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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