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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림에 뼈만 남은 10살 소년, 가자 비극 알리고 하늘로

입력 2024-03-11 17:31 수정 2024-03-1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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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의 알아우다 병원에서 숨진 야잔 카파르네(10)의 생전 모습. 〈사진=AFP 연합뉴스〉

지난 4일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의 알아우다 병원에서 숨진 야잔 카파르네(10)의 생전 모습. 〈사진=AFP 연합뉴스〉

굶주려 뼈만 앙상하게 남은 모습으로 가자지구의 비극을 알렸던 10살 소년이 숨졌습니다.

현지시간 9일 뉴욕타임스(NYT)는 굶주림으로 사경을 헤매던 10살 소년 야잔 카파르네가 지난 4일 숨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야잔의 사진은 앞서 SNS 등에서 퍼지며 가자지구의 열악한 식량 상황을 세상에 알린 바 있습니다.

사진 속 야잔을 보면 피부는 창백하고 눈은 움푹 꺼져 있습니다. 턱은 뾰족하게 튀어 나와 있으며 얼굴은 영양실조로 골격이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병원에 누워있는 야잔 카파르네(10)의 생전 모습. 〈사진=엑스(X·옛 트위터 캡처〉

병원에 누워있는 야잔 카파르네(10)의 생전 모습. 〈사진=엑스(X·옛 트위터 캡처〉

전쟁이 터지기 전만 해도 야잔의 상태는 달랐다고 합니다.

전쟁 전 가족들은 뇌성마비를 앓는 야단이 먹을 수 있는 달걀과 바나나 등 부드러운 음식을 중심으로 고영양 식단을 짰습니다. 또한 비영리 단체의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도 제공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가족들의 노력 등으로 야잔은 걷지는 못했지만 수영은 할 수 있을 정도까지 상태가 좋아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쟁이 터지면서 상황은 전부 어려워졌습니다. 식량 공급이 줄어 야잔을 위한 식단을 마련할 수 없게 됐고 약도 구할 수 없게 됐습니다.

포화를 피해 피란길에 오른 야잔의 가족은 지난달 25일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의 알아우다 병원까지 가게 됐습니다. 그 사이 야잔은 굶주림으로 건강 상태가 나빠졌고 8일 뒤 결국 병원에서 숨을 거뒀습니다.

야잔을 치료한 소아과 의사 자브르 알-셰어는 "영양실조로 인해 야잔의 면역체계가 약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야잔을 돌봤던 한 간호사는 "전쟁 전 영양 공급에 사용됐던 영양제를 구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일은 야잔 가족만의 일이 아닙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에 따르면 전쟁 뒤 지금까지 팔레스타인 어린이 최소 20명 이상이 영양실조와 탈수로 숨졌습니다.

구호단체인 기아대책행동의 한 관계자는 "어린이들이 극도의 영양실조로 병에 걸리고 그 병이 결국 사망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영양실조가 아니었다면 그들은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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