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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이름으로 만든 자리 더럽혀…소환장 100장 보내라"

입력 2024-03-06 15:32

경찰, 김용원 군인권보호관 수사의뢰 받아 유족 등에 소환 통보
홍정기 일병 어머니 "군인권보호관은 우리 아들 목숨에 빚진 자리"
윤승주 일병 어머니 "인권위원장 찾아간 것…김 보호관 본 적도 없다"
임태훈 소장 "김 보호관, 피해자 보호하지 않고 유족과 드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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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김용원 군인권보호관 수사의뢰 받아 유족 등에 소환 통보
홍정기 일병 어머니 "군인권보호관은 우리 아들 목숨에 빚진 자리"
윤승주 일병 어머니 "인권위원장 찾아간 것…김 보호관 본 적도 없다"
임태훈 소장 "김 보호관, 피해자 보호하지 않고 유족과 드잡이"


고 홍정기 일병의 어머니 박미숙 씨(가운데)가 지난해 12월 법무부를 찾아가는 모습입니다. 홍 일병의 어머니는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군인권보호관은 우리 아들의 목숨에 빚진 자리"라고 말했습니다. 〈출처=연합뉴스〉

고 홍정기 일병의 어머니 박미숙 씨(가운데)가 지난해 12월 법무부를 찾아가는 모습입니다. 홍 일병의 어머니는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군인권보호관은 우리 아들의 목숨에 빚진 자리"라고 말했습니다. 〈출처=연합뉴스〉

김용원 군인권보호관(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의 수사의뢰로 경찰에게 소환장을 받은 군 사망사건 유족들이 김 보호관 사퇴와 경찰의 무혐의 처분을 요구했습니다.

2014년 군내 가혹행위로 숨진 윤승주 일병의 어머니, 2016년 군에서 급성 백혈병을 제때 치료받지 못해 숨진 홍정기 일병의 어머니 등은 오늘(6일) 서울 중부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억지 감금을 주장하는 김 보호관은 사퇴하고, 경찰은 무혐의 처분으로 사건을 종결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유족들과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등은 지난해 10월 18일, 인권위의 '윤 일병 사건 진상규명 진정 각하 결정'에 항의하면서 인권위 건물 15층에 있는 송두환 인권위원장실을 찾아갔습니다.

김 보호관은 당시 유족 등이 인권위 청사에 불법 침입해 본인을 감금했다면서 특수감금 등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유족들과 임 소장에게 소환 조사를 통보했습니다.


"군인권보호관은 우리 아들, 딸들 목숨에 빚진 자리"

홍 일병의 어머니는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다른 사람도 아닌 군인권보호관 때문에 범죄자처럼 수사를 받게 된 것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군인권보호관은 우리 아들, 딸들 목숨에 빚진 자리다. 우리 아들의 이름으로 만든 자리를 더럽히고 있는 김 보호관을 용서할 수 없다"고도 했습니다.

실제 2014년 윤 일병 사건 이후 군 인권 문제를 전담할 독립적인 기구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2016년 홍 일병 사건과 2021년 이예람 중사 사건 등을 거쳐 2022년에 인권위에 '군인권보호관'이 만들어졌습니다.

당시 군인권보호관 출범식에는 윤 일병과 홍 일병의 어머니도 참석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만들어진 자리에 있는 김 보호관이 두 유족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여러 차례 나왔습니다.


고 윤승주 일병의 어머니 안미자 씨(오른쪽)가 지난해 4월, 아들의 사인 조작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습니다. 윤 일병의 어머니는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국가인권위원장을 찾아갔을뿐, 그날 김용원 군인권보호관을 본 사람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출처=연합뉴스〉

고 윤승주 일병의 어머니 안미자 씨(오른쪽)가 지난해 4월, 아들의 사인 조작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습니다. 윤 일병의 어머니는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국가인권위원장을 찾아갔을뿐, 그날 김용원 군인권보호관을 본 사람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출처=연합뉴스〉

"인권위원장 찾아간 것…김 보호관 본 사람도 없다"

윤 일병의 어머니는 김 보호관이 "감금당했다"면서 수사를 의뢰한 지난해 10월 18일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인권위) 15층에 김 보호관이 있는지 없는지도 알 수 없었고, (함께 수사를 의뢰한) 이충상 상임위원은 유족들이 15층 복도에 도착하자 유유히 점심을 먹으러 나가기도 했다. 누굴 가두고 위협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는 건 자명하다"고 말했습니다.

무엇보다 당일 유족들은 인권위원장에게 면담을 요구하러 갔던 것일 뿐 "김 보호관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했습니다.

앞서 김 보호관은 유족들이 자신이 있는 방의 문을 두드리고 폭력적인 행동을 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또 유족에게 별도의 시간과 장소를 정해 만나자는 제안을 수차례 해왔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현장에 있었던 윤 일병의 어머니와 누나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금시초문이다. 잠꼬대 같은 소리"라고 반박했습니다.


김용원 군인권보호관이 지난해 8월 채 상병 사건 수사와 관련된 성명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김 보호관은 지난해 군 사망사고 유족 등이 자신을 감금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출처=연합뉴스〉

김용원 군인권보호관이 지난해 8월 채 상병 사건 수사와 관련된 성명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김 보호관은 지난해 군 사망사고 유족 등이 자신을 감금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출처=연합뉴스〉

"소환장 100장 보내도 괜찮다. 무엇이 무섭겠냐"

김 보호관의 수사의뢰로 소환 통보를 받은 사람들 가운데 처음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피해자의 눈물을 닦아주고 억울함이 없도록 하라는 군인권보호관의 임무는 하지 않고 유족과 드잡이를 하는 김 보호관은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홍 일병의 어머니는 "소환장 100장 보내도 괜찮다. 죄지은 것도 없는데 무엇이 무섭겠냐"면서 "누군가의 목숨과 눈물로 만든 것을 당신 같은 사람들이 망가뜨리도록 가만히 두고 보지 않겠다"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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