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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겨울잠 자요"…'웅담 채취' 곰들의 취침 현장

입력 2024-03-05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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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에서 곰 사육을 하고 있단 사실 알고 계셨나요? 사람들에게 '웅담'을 제공하기 위해 평생을 좁은 우리에서 살아야 하는 곰들이 있습니다. 이제 2년 뒤부터는 전면 금지되는데, 드디어 곰들에게 겨울잠이 허락됐습니다.

최지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물탱크에서 곰 라미가 엉덩이를 내밉니다.

겨울잠을 자다가 잠깐 볼일을 보는 겁니다.

7년 만의 겨울잠입니다.

라미는 번식 목적으로 길러지던 곰이었습니다.

팔아 넘겨지려던 라미와 동료 곰 12마리를 활동가들이 구조해 보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달부터 중성화수술을 받은 뒤 처음으로 다시 겨울잠에 들었습니다.

겨울잠 준비는 가을부터 시작됐습니다.

활동가들이 미리 영양을 보충해줬고 겨울잠에 들 시기가 되자 먹이를 끊었습니다.

그리고 빛이 들어오지 않는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조아라/'곰보금자리프로젝트' 활동가 : 곰들이 자기 전에 이렇게 뭔가 둥지를 만든다고 하죠. 그런 것을 '탱이'라고 부르더라고요. '곰탱이'라는 말도 거기서 나왔다고, '탱이'를 만들 수 있게 볏짚도 충분히 넣어주고 있습니다.]

잠을 자기 시작하면 주로 CCTV로 곰을 살핍니다.

[조아라/'곰보금자리프로젝트' 활동가 : 동면 중인데 괜히 큰 자극을 줘서 깨우면 몸도 에너지 소모가 굉장히 크니까.]

사람의 발길이 뜸해지자 삵이 찾아왔습니다.

잠깐씩 일어난 곰들은 기지개를 펴고, 목을 축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곰들을 직접 살피러 갑니다.

소리가 날까 조심스레 발을 내딛습니다.

[강지윤/'곰보금자리프로젝트' 활동가 : 어제 라미가 싼 똥인가 봐.]

자주 깨는 곰에겐 사료도 줍니다.

[조아라/'곰보금자리프로젝트' 활동가 : 안쪽에 있나 봐. 저번에는 여기서 보고 있었거든.]

제가 서있는 곳 위쪽에서는 아직 곰들이 자고 있는데요.

이 눈이 녹고 봄이 되면 곰들은 이곳 방사장에서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강지윤/'곰보금자리프로젝트' 활동가 : 모든 야생 동물들이 다 동물은 동물답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웅담을 내주기 위해 길러지는 사육곰은 여전히 전국에 300마리가 넘습니다.

곰 사육은 2026년부터 전면 금지됩니다.

[화면제공 곰보금자리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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