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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권장합니다?'…극장가 점령한 배우 티모시 샬라메의 실패론

입력 2024-03-04 14:12 수정 2024-03-04 14:13

"창피해봐야 성공한다" "지금 할 수 있는 최고의 일은 '실패다'"
<웡카>, <듄: 파트2>로 최고의 인기 배우의 '실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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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피해봐야 성공한다" "지금 할 수 있는 최고의 일은 '실패다'"
<웡카>, <듄: 파트2>로 최고의 인기 배우의 '실패론'

■ 방송 :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 (평일 오전 8시 JTBC News 유튜브)
■ 진행 : 이가혁 기자 / 출연 : 이수진 기자
■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용 시: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



가혁〉 매주 월요일, 인물을 탐구해 전해드립니다. 인물탐구영역의 이수진 기자 나와있습니다.

수진〉 혹시 〈듄:파트 2〉보셨나요?

가혁〉 아직 안 봤습니다.

수진〉 지난 주말동안 우리나라에선 〈파묘〉에 가려지긴 했지만 〈듄:파트 2〉의 인기도 심상치가 않습니다. 개봉 첫 주에 1억 7850만 달러, 우리 돈 2800억원 넘는 수익을 올려서, 듄 1과 비교하면 4배 가까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미국은 관객 수가 아니라 수익으로 계산하는데요. 이 배우가 출연한 다른 영화, 웡카도 2023년 개봉 영화 중에 탑 7안에 들어서.. 지금 이 배우가 나오는 영화는 빵빵 터지고 있다…. 이렇게 말할 수 있겠습니다. 바로 티모시 샬라메죠. 가혁 앵커는 티모시 샬라메, 좋아하시나요?

가혁〉 사실, 아직 잘 몰라요.

수진〉 근데 이게 진짜 되게 신기한 게요. 티모시 샬라메를 좋아하는 분들은 정말 열광적으로 좋아하고 이걸 또 이해 못하시는 분들이 있고 아직 이렇게 모르시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티모시 샬라메가 응원받는 이유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사람이 됐다…. 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선 데요. 지금 이렇게 화려한 스타가 되었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었는데요. 티모시 샬라메는 원래 르브론 제임스나 리오넬 메시처럼 스포츠 스타가 돼고 싶었대요. 그런데 너무 마르고 체구도 작고, 운동 재능도 없어서 그 꿈을 포기했다고 합니다. 이런 티모시 샬라메를 다시 꿈꾸게 한 건 바로 이 영화였습니다. 〈다크나이트〉에 조커로 출연한 히스 레저를 보고 배우가 되기로 결심하죠.

티모시 샬라메의 집안이 사실 문화계 금수저인데요. 어머니가 브로드웨이 댄서고, 외가가 작가, 제작자 등등 해서 할리우드 관계자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일찌감치 TV 광고로 데뷔해서 단역부터 경험을 쌓을 수 있었죠.

가혁〉 금수저면 출발선이 좀 다르다, 이런 느낌이 드네요?

수진〉 금수저라고 하면, 특권층에 안하무인에 이런 느낌이 드는데요. 티모시는 이게 좀 좋은 쪽으로 발현이 된 거 같습니다. 티모시는 인생의 중요한 시기마다 할리우드에서 잔뼈 굵은 가족들로부터 조언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에게 눈에 띄어 〈인터스텔라(2014)〉에 출연한 18살의 티모시 샬라메가 가장 두려워했던 게.. 놀랍게도 '소년등과(少年登科)'였습니다.
인터뷰를 보면.. 중국 속담에는 너무 어릴 때 성공하는 것은 저주라는 내용이 있는데요. 그래서 대학에 가서 공부를 더 하겠다고 이야기를 해요.

가혁〉 가족들이 겸손해야 한다고 가르쳤나 보네요.

수진〉 그런 거죠. 겸손한 건 좋은데, 걱정이 지나쳤던 것 같습니다. 막상 〈인터스텔라〉가 개봉하고 보니 티모시 샬라메의 분량은 극히 적었습니다. 매튜 맥커너히의 아들 역할이 바로 티모시였지만 존재감이 없었고 사람들은 티모시를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직접 밝히기를, 아버지와 집으로 돌아와서는 1시간 동안 펑펑 울었다고 했습니다. 맥커너히가 우주선 타고 탐험을 하는 과정에서 가족들이 영상편지를 보내잖아요. 이 장면에서 티모시 샬라메가 열연을 했대요. 그런데 자신의 연기는 음성으로만 처리되고 매튜 맥커너히 얼굴만 잡힌 거죠. 어린 티모시에게는 충격이었던 모양입니다. 등록했던 콜롬비아대학교를, 영화 개봉 직전에.. "이 영화가 개봉하면 엄청 바빠지겠지?" 라고 생각해서 그만뒀던 터라 더 속상했습니다. 그럼에도 티모시는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12번을 돌려보며 연구하고 또 연구했죠.

가혁〉 티모시 샬라메가 스파이더맨이 될 뻔했었다고요?

수진〉 이런 노력에도 할리우드는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마블 시리즈의 스파이더맨 최종 오디션까지 올라갔는데, 티모시는 떨리는 마음에 시험을 망쳐버립니다. 오디션이 끝나고 아쉬운 마음에 다시 들어가 기회를 달라고 할까 고민했는데, 주변에선 "흑역사를 만들고 싶은 거냐"며 만류했죠. 그리고 얼마 뒤, 처음부터 그 자리는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텀블링을 자유자재로 하고 능숙하게 거미줄을 쳤던 톰 홀랜드가 1차 오디션 때부터 이미 감독 마음을 사로잡았던 겁니다.

그리고 티모시가 찍은 영화는 저예산 독립 영화였습니다. 카메라가 한 대밖에 없고, 투자도 못 받아 3년이나 밀리고 밀린 〈콜미 바이유어 네임(2017)〉입니다. 그런데, 이 작품이 엄청났던 거예요. 이 영화는 그해 시상식을 뒤집어 놨습니다. 티모시는 남자에 반한 소년의 역할을 아름답게 표현해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는데요. 1940년 열아홉 살의 나이로 후보에 오른 미키 루니 이후 78년 만에 최연소 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물론 상은 〈다키스트 아워〉에서 처칠 역할을 한 게리 올드만에게 돌아갔지만, 스물둘의 나이로 주연상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배우로서 위상이 달라졌죠. 스파이더맨에 합격했더라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겠죠.

가혁〉 될 사람은 된다, 이런 말이 생각나네요.

수진〉 그런데 사실은 흑역사가 성공의 밑거름이었는데요. 티모시 샬라메 하면 유명한 게 '흑역사 동영상'입니다. 특히 고등학교 때 통계학에 대해서 보고서를 내라는 숙제에 제출한 동영상이 가장 유명합니다. 이 영상이 '앨런 쇼'에서 강제(?) 공개가 되면서 티모시의 부끄러운 흑역사가 드러났죠. 티모시 샬라메는 힙합을 좋아해 '티미 팀'이라는 예명으로 학교에서 공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흑역사가 티모시 샬라메에겐 또 다른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오디션 없이 〈웡카〉에 캐스팅되는 비결이 바로 이 영상들이었죠. 〈웡카〉에는 주인공이 노래를 부르고 춤추는 장면이 나와 주인공의 노래 실력이 중요했는데, 감독이 티모시의 영상을 찾아보고는 "이 정도면 됐다. 오디션은 필요 없다!"고 했다는 겁니다. 토크쇼에서 흑역사 영상으로 놀림 받을 때만 해도, 이 영상으로 캐스팅이 이뤄질 줄 상상이나 했었을까요? 오디션에서 낙방하고 출연 영화에서 편집 당해 울던 소년에겐 정말 큰 변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티모시도 "12살의 저에게 '네가 웡카에 출연할 거야!'라는 말을 들었다면 '거짓말!'이라고 답했을 거예요!"라고 말했는데요. 불과 15년 전에는 감히 꿈꾸지 못했던 일들이 자신 앞에 펼쳐졌다는 거죠.

가혁〉 꿈을 이뤘네요.

수진〉 17살의 티모시 샬라메가 꿈을 이루고 싶은 후배들에게 남겼던 말이 있는데요. "당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일은 그냥 실패해보는 겁니다. 창피할 정도로요." 라는 말이었습니다. 혹시 창피해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일이 있었다면, 이번 주에 꼭 한번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

가혁〉 오늘 너무 메시지가 좋은데요. 제가 앞서 오프닝에서 말씀드렸지만 3월 4일 오늘 이제 첫 등교를 하는 날입니다. 어린이들도 있을 것이고 그런 어린이를 보내는 학부모들도 학부모로서 처음인 경우도 있을 것이고 또 대학생 오늘 또 신입 저도 대학생 생각해 보면 아주 멋있게 보이려고 옷도 예쁘게 입어보고 서로 '나 친구 없으면 어떡하지' 막 서로 계속 걱정하기도 하고 설렘과 두려움이 지금 참 많은 그런 딱 그날인데 "당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일은 그냥 실패해보는 겁니다. 부딪혀 보는 겁니다." 오늘 새내기 여러분들 뭐든지 다 해보십시오.
정말 좋은 메시지입니다. 이수진 기자의 인물 탐구 영역 이런 아름다운 메시지를 오늘 마무리하겠습니다. 이번 주 꼭 한번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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