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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 기점으로 500만 간다... 파묘의 흥행속도는 왜 이렇게 빠를까

입력 2024-02-29 18:04 수정 2024-02-29 22:32

폭 넓은 관객층에...'스포일러' 당하기 싫어 서둘러 극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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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 넓은 관객층에...'스포일러' 당하기 싫어 서둘러 극장으로


가혁 〉 한 주의 문화 소식을 전하는 소희가 봄 시간입니다.
소희 〉 안녕하세요. 오늘은 영화 〈파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가혁〉 어제 300만 관객을 돌파했고요. 삼일절이 낀 연휴까지 돌면 500만 관객은 볼 것 같은데요

소희〉 맞습니다. 지금 개봉한 지 딱 일주일이 됐는데 엄청난 흥행 속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해 최대 흥행 영화인 〈서울의 봄〉이 300만 관객을 돌파한 날짜보다 3일 빠르게 300만 관객을 넘어섰습니다. 저도 이 영화 개봉하자마자 얼른 보고 왔는데요. 최대한 스포일러 없이 말씀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소희 〉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을까 첫 번째는 ① 한국형 오컬트에 대한 갈망, 장재현 감독에 대한 믿음이라고 잡아봤습니다. 사실 오컬트는 서양 주술, 영적 현상 이런 뜻이고요. 이 영화는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이니까 무속 신앙이라던 지, 미신적인 측면이 주가 되는 오컬트 영화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한국적 오컬트에 대한 대중적 갈망은요. 풍수지리, 매장문화, 이장한다, 원한 이런 건 정말 한국 사람만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소재잖아요. 직접 굿을 보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아 무속신앙, 미신 이런 건 들은 것도 많잖아요.

소희 〉 오컬트 영화하면, 가령 아리 애스터 감독의 미드소마, 유전 이런 영화가 있죠. 그런데 유전을 보면 우리가 100퍼센트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아요. 마녀, 악마 이런 개념들이 솔직히 이질적으로 다가오죠. 사실 이런 게 더 공포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몰라서 무서운 게 있고, 〈파묘〉 같은 경우는 알아서 무섭고 예측되고, 해석되는 부분이 있어서 더 재밌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한국형 오컬트 장르를 기다려 왔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장재현 감독은 이제는 이 장르에선 믿고 보는 감독이 된 것 같습니다. 전작 검은 사제들, 사바하까지 다른 장르에 대한 도전 없이 오컬트 외길 인생을 걸어왔기 때문인데요. 또 재밌는 게 한국 사회는 종교 갈등은 크지 않잖아요. 너 교회 다녀? 응 나 절 다녀. 이렇게 하잖아요. 이 장재현 감독의 영화도 그렇습니다. 장로님이 무당이랑 일하고요. 아마 종교 갈등이 심한 나라의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본다면 이 장면 신기하다 이렇게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가혁〉 그래도 오컬트 장르가 메이저한 장르는 아니잖아요. 그런데도 이렇게 인기가 있는 이유가 있을까요

소희〉 이런 점도 있는 것 같아요. ② 영화관을 찾는 연령대가 다양해졌어요. 한 15년 전 만 하더라도 영화관은 젊은이들의 데이트 공간이었다면 이제는 전 세대가 문화 생활을 하러 영화관을 가거든요. 그러면 파묘 라는 소재, 매장 문화나 이장 문화는 어르신들이 더 익숙하거든요. 국민 배우 최민식 유해진부터 2030 세대가 너무 좋아하는 김고은, 이도현이 나오니까 또 보고 싶은 거죠. 이 영화는 오컬트라는 장르를 빼면 되게 문턱이 낮다. 내가 무서운 영화를 봐야겠다, 한번 봐볼까 하는 마음만 먹으면 너무 매력적인 영화다. 그러니까 가령 지금 같이 영화관에 걸려있는 두터운 팬층이 있고, 세계관이 있는 듄2랑 비교하시면 이해가 쉬우실 것 같아요.

가혁〉 그렇네요. 이 배우들만 봐도 배우들 보러 가야겠다. 이런 생각이 드니까요.

소희 〉 또 파묘가 사실 반전이 있는 영화거든요. 영화 중반부부터는 앞에서 흘러왔던 것과는 다른 이야기가 시작이 되고 끝을 맺게 되는데요. 사실 저는 빠른 흥행 속도엔 이런 요인도 있다고 믿습니다. 이 반전에 대해서 사람들이랑 이야기를 하고 싶거든요. 너 그 영화 봣어? 난 여기서 알아챘어, 저는 ③좋은 영화란 영화관을 나왔을 때 시작되는 영화라고 생각하는데요. 반전을 비롯해 숨어있는, 곳곳에 배치된 힌트들을 이야기하고 싶은데, 이야기를 하려면 영화를 봐야 하니까. 나도 어서 봐야지 하는 마음들이 여기저기서 생겨나면서 흥행에 가속도가 붙은 것 같습니다.

가혁 〉 조소희 기자 말대로 라면 어쩌면 주말을 지나서 500만이 넘어가고 천만 관객에 다다르면 이제 사람들이 마지막 반전 이야기까지 하면서 대화를 나눌 수도 있겠네요. 알겠습니다.

소희 〉 영화 이야기를 더 하고 싶은데 스포일러가 될 까봐... 제가 예전에 취재한 이야기 하나 말씀 드리고 마무리할게요. 국내 굴지의 대기업 회장님 가족묘를 취재를 간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영화에서처럼 또 보통 생각하는 것처럼 막 앞이 트여있고 산 좋고 물 좋고 이런 곳이 아니더라고요. 국도 옆에 이렇게 샛길로 들어가서 어? 여기 이렇게 산소가 있어? 하는 곳에 가족묘가 있었는데 그 지관 분이 여기가 되게 명당이다 이렇게 하셨거든요. 사실 귀한 것은 숨어있다, 진짜는 드러나지 않는다. 이런 말씀 드리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뉴스들어가혁 2월 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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