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에서 인공 수정을 위해 만들어진 배아를 사람으로 봐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처음 나왔습니다. 수십만 명의 난임 부부가 이용하는 시험관 아기 시술에서도 배아를 폐기하면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건데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낙태 이슈가 한층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홍지은 특파원입니다.
[기자]
미국 앨라배마주 대법원은 현지시간 16일 냉동 배아를 아이로 봐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냉동 배아를 태아로 인정한 첫 판결입니다.
미국에서만 난임 부부가 연간 수십만 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시험관아기 시술을 시도하다 배아를 폐기할 경우 법적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바바라 콜루라/미국 불임협회 '리졸브' CEO : 난임 부부에게 체외수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내려져도 대법원 판결 때문에 우리는 당신을 도울 수 없다는 말을 듣게 될 것입니다.]
당장 의료계는 반발하고 있습니다.
체외 인공수정 시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겁니다.
소송 위험성이 커져 시술 비용이 더 오를 수밖에 없고, 결국 난임 병원도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낙태권 보호를 공약한 바이든 행정부도 이번 판결에 반발했습니다.
[카린 장 피에르/백악관 대변인 : 미국 여성들은 출산을 저해하고 피임을 막도록 한 공화당원들이 만든 파괴적인 결과에 맞서 싸워야만 합니다.]
미국에서 법적 갈등이 끊이지 않는 낙태권 문제는 오는 11월 대선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