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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니 시신도 사인도 '오리무중'…러 추모객 수백명 체포·감금

입력 2024-02-19 20:36 수정 2024-02-20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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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혀온 나발니가 수감 중 갑자기 사망한 데 이어 시신에 멍 자국이 있었단 증언까지 전해지며 의혹이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족조차 시신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나발니를 추모하는 수백명을 잡아 가뒀는데, 먼저 김서연 기자입니다.

[기자]

나발니는 사망 하루 전날까지 웃으며 농담을 건넸습니다.

[나발니/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 존경하는 판사님, 제 계좌번호를 보낼 테니 높은 연방 판사 월급으로 제 통장을 좀 채워주세요. 잔고가 거의 바닥나고 있는데, 당신의 판결로 더 빠르게 바닥나게 생겼네요. 그러니 송금하세요.]

바로 다음 날, 교도소 측은 나발니의 사망 소식을 발표했습니다.

원인이 불분명한 '돌연사증후군'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는 겁니다.

나발니의 몸에서 멍 자국이 발견됐다는 응급대원의 증언도 전해졌습니다.

갑작스러운 발작에 몸을 붙잡는 과정에서 생긴 것 같다는데, 확인은 불가능합니다.

아직 유가족조차 시신을 보지 못했습니다.

교도소 인근의 한 병원에 안치돼 있다는 보도에 나발니의 모친이 직접 찾아갔지만, 시신이 없다는 말만 듣고 돌아서야 했습니다.

러시아 반정부 인사들은 "나발니가 살해됐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수감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교도소 측에서 사망 당시 영상 하나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나발니가 죽기 이틀 전 러시아 정보기관 요원이 교도소를 방문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키라 야미쉬/나발니 대변인 : 그는 살해됐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이 알렉세이 나발니의 살해를 지시했다는 것을 모두가 이해해야 합니다.]

나발니 부인은 뮌헨 안보 회의 연단에 서서 푸틴에 경고하며 단결을 촉구했습니다.

[율리아 나발나야/나발니 부인 : 러시아에 있는 이 악을 물리치고 끔찍한 정권을 물리치기 위해 여기 있는 모든 이와 전 세계인에게 단결을 촉구합니다.]

세계 곳곳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러시아 당국은 추모객 400여 명을 잡아 가뒀습니다.

러시아 야당 지도자들은 오는 3월 17일 대선 당일 정오에 시민들이 항의의 뜻을 담아 거리로 나서 달라고 제안했습니다.

나발니의 죽음을 둘러싼 꼬리를 문 의혹들, 푸틴 대통령은 오늘도 침묵했습니다.

[영상자막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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