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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위원도 몰랐다' 첩보 영화 같았던 '쿠바 수교 작전'

입력 2024-02-16 12:22 수정 2024-02-16 14:14

기자단에도 사전 예고 없이 '깜짝 발표'
협의 장소도 '뉴욕 모처' 말고는 비공개
국무회의에선 '자료 회수'하며 보안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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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단에도 사전 예고 없이 '깜짝 발표'
협의 장소도 '뉴욕 모처' 말고는 비공개
국무회의에선 '자료 회수'하며 보안지켜

■ 방송 :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 (평일 오전 8시 JTBC News 유튜브)
■ 진행 : 이가혁 기자
■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용시: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

한국과 쿠바의 전격 수교 발표가 있기까지 치열했던 과정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북한의 방해 공작을 피하려 극도의 보안을 유지하며 '007 작전' 같이 펼쳐진 그 과정 일부를 소개합니다.

◇ 엠바고가 없었다
통상 이런 대형 사건 외교적인 대형 이벤트인 경우에는 기사도 충실하게 나가야 하니까 언론 취재진에게는 “몇 날 며칠 몇 시 이전에는 절대 보도하면 안된다”는 걸 전제로 미리 보도자료를 배포합니다. 언론사 입장에서도 기사나 그래픽 자료를 충실하게 준비하기 위해 이 엠바고 요청을 받아들이기도 하고요. 그러나 이번 한-쿠바 수교 보도자료는 엠바고도 없었어요. 미리 엠바고를 전제로 수교 사실을 알리면 보안 유지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그래서 실제로 수교 소식을 전한 외교부의 보도자료는 지난 14일 밤 10시 20분에 '즉시 보도 가능 자료' 형태로 배포됐습니다.

지난 14일 밤 늦게 배포된 한국-쿠바 수교 보도자료 캡쳐

지난 14일 밤 늦게 배포된 한국-쿠바 수교 보도자료 캡쳐


◇ 사진도 없었다
양국 수교 정도의 큰 사안이면 외교 수장들이 악수하거나 서명하는 사진이 배포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진도 외부에 배포되지 않았습니다. 쿠바가 193번째 수교국이잖아요. 그럼 192번째 수교국 때 어땠나 한번 볼게요. 외교부 홈페이지 가면 우리가 이때까지 쭉 수교를 맺은 나라 목록이 나오는데, 작년 5월 '니우에'라는 나라와 우리가 수교를 맺었습니다. 낯선 나라인데,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로 군사와 외교는 모두 뉴질랜드에 위임이 돼 있고, 국민들의 국적도 뉴질랜드로 속해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이때 한국과 니우에 대표가 수교 협약에 서명하는 사진이 보도자료와 함께 배포됐습니다. 장소는 서울 외교부 청사였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장소도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두 나라 대표가 지난 14일 오전 8시(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모처에서 만났다는 정도만 알려졌습니다. 외교 공한을 교환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 배포도 없었습니다. 사후에라도 준비 과정을 보안으로 유지하자는 판단으로 풀이됩니다.

지난해 5월 한국과 니우에 수교 당시 기념사진 [사진=외교부]

지난해 5월 한국과 니우에 수교 당시 기념사진 [사진=외교부]


◇ 사전유출 없었다
깜짝 수교 발표 전날인 지난 13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한-쿠바 수교 관련 안건이 역시 깜짝 안건으로 올라왔습니다. 보통 국무위원들에게 인쇄된 자료가 미리 배포되지만, 이날 이 안건만큼은 미리 배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 회의가 끝나자마자 이 자료는 회수됐다고 합니다. 끝까지 국무위원들에게도 '발표 전까지는 비밀로 하라'는 함구령이 내려졌다고 합니다. 철통 같은 보완이 다행히 잘 지켜졌습니다.

한-쿠바 수교 사실 공개 전날인 지난 13일 국무회의 모습

한-쿠바 수교 사실 공개 전날인 지난 13일 국무회의 모습


◇ 美 '환영' 없었다
이건 좀 결이 다르지만, 미국의 환영까지는 없었습니다. 왜? 미국은 쿠바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해왔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미국 국무부는 “한국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정도의 원칙적인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국무위원도 몰랐다' 첩보 영화 같았던 '쿠바 수교 작전'
〈뉴스들어가혁!〉은 JTBC news 유튜브를 통해 평일 아침 8시 생방송으로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을 살아갈 힘'이 될 핵심 이슈를 이가혁 기자가 더 쉽게, 더 친숙하게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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