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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요인'이 순방 연기 이유?...국민 분노 세가지 이유

입력 2024-02-15 10:43 수정 2024-02-15 13:12

尹 "국민 세금써서 순방하는 건, 중요한 국익 걸려있기 때문" 과거 발언
박근혜 청와대는 홍보수석이 직접 공개적으로 언론 브리핑
"상대 국가 양해했어도 큰 불편 끼친 것" 외교 결례 지적도
독일 현지 매체 "명품 가방" 언급하며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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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국민 세금써서 순방하는 건, 중요한 국익 걸려있기 때문" 과거 발언
박근혜 청와대는 홍보수석이 직접 공개적으로 언론 브리핑
"상대 국가 양해했어도 큰 불편 끼친 것" 외교 결례 지적도
독일 현지 매체 "명품 가방" 언급하며 보도


■ 방송 :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 (평일 오전 8시 JTBC News 유튜브)

■ 진행 : 이가혁 기자

■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 주로 예정돼 있던 독일과 덴마크 순방을 돌연 연기했죠. "여러 요인을 검토해 결정했다"는 게 이유입니다. 갑작스러운 순방 연기가 전에 없던 일은 아니지만, 드문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왜 연기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추가 설명이 나오지 않다 보니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김건희 여사 때문 아닌지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자세한 설명이 빠진 이번 순방 연기가 왜 문제인지, 찬찬히 짚어봅니다.


◇ 첫 번째 이유: 윤 대통령 스스로 한 발언과 결이 다르다
“대통령이 국민의 세금을 써가면서 해외 순방을 하는 건 중요한 국익이 걸려있기 때문”
2022년 11월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당시 MBC 기자 전용기 탑승 배제 논란에 관한 질문을 받자 '해외 순방'의 취지에 관해 설명한 말입니다. 이 말을 그대로 가져와 이번 상황에 대입해보죠. 국민의 세금 써가며 중요한 국익을 위해 가려던 순방을 갑자기 연기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 요인을 검토해 결정"이라는 짧은 문장보다 더 자세한 이유를 국민에게 설명해야 하지 않을까요?
오늘 자 주요 신문들은 이런 대통령실의 부실 설명을 꼬집었습니다. 〈동아일보〉는 〈尹 '獨-덴마크 순방' 4일 전 돌연 연기...대체 왜 그랬을까〉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번처럼 공식 설명 없이 여러 요인 검토라는 말만 내놓은 채 순방 연기를 발표한 것은 전례가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한겨레〉는 〈출발 나흘 앞 갑작스러운 국빈방문 연기, 설명도 없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지금처럼 '여러 요인'이라는 식으로 뭉뚱그린 적은 없었다"고 비판했습니다.

◇ 두 번째 이유: 홍보수석이 직접 설명했던 전례와도 다르다
전례를 보겠습니다. 2015년 6월 10일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미국 방문 일정을 연기했습니다. 청와대 김성우 홍보수석이 직접 방송 카메라 앞에 서서 "메르스 조기 종식 등 국민 안전을 챙기기 위해 다음 주로 예정된 방미 일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그 이유를 밝혔습니다. 메르스 사태를 진두지휘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은 대부분 납득할 만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번에 용산 대통령실이 순방 연기 이유를 제대로 밝히지 않은 게 '밝히고 싶지 않은 이유'라서 그런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2015년 6월 10일 당시 청와대 김성우 홍보수석의 '방미 연기' 관련 브리핑

2015년 6월 10일 당시 청와대 김성우 홍보수석의 '방미 연기' 관련 브리핑


◇ 세 번째 이유: 이해를 구했어도 '외교 결례'는 분명하다
〈동아일보〉는 같은 사설에서 "독일, 덴마크 측이 양해했다고 하나 외국 정상의 국빈·공식 방문 준비에 얼마나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겠나. 두 나라 정상의 일정에도 차질을 빚게 했다. 이번 순방에 동행하기로 한 경제사절단, 상대국 경제인에게도 큰 불편을 끼쳤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유가 무엇이든 출발 나흘 앞둔 시점에서 '국빈 방문'을 연기한 것은 외교 결례라는데 큰 이견은 없어 보입니다.

지난 14일자 독일 유력 경제지 〈한델스블라트〉 온라인 기사 캡쳐

지난 14일자 독일 유력 경제지 〈한델스블라트〉 온라인 기사 캡쳐


다행히 독일과 덴마크 현지에서 이 사안이 적어도 지금까지는 크게 다뤄지지는 않는 분위기입니다. 독일의 유력 경제지 한델스블라트(handelsblatt)는 현지시각 14일 로이터 영문 기사를 독일어로 번역 인용해 이 소식을 다뤘습니다. 한델스블라트는 〈한국 대통령, 독일 방문 연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여러 가지 요인이 검토됐다는 게 연기의 이유이고, 양 국가가 서로 협의가 이뤄졌다. 더 자세한 건 알려지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소식 때문에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도 독일 언론을 타게 됐습니다. 같은 기사에서 이 매체는 "윤 대통령은 몰래 촬영된 영상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목사가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가방(Luxustasche)을 선물하는 모습이 담겼다. 윤 대통령은 정치공작(politischen Manover)이라고 밝혔다"고 설명했습니다. '파우치'가 아닌 '명품가방(Luxustasche)'이라고 표현했네요.

◇ '성과홍보' 만큼 설명 충실해야
역대 대통령들이 그랬듯 윤석열 대통령도 그간 순방을 끝내면 그 성과를 다양한 경로로 홍보해왔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해 9월 유엔 순방 후 '대한민국 정부'는 이런 카드 뉴스를 만들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유엔순방홍보 성과 홍보 카드뉴스 (출처: 대한민국 정부)

윤석열 대통령 유엔순방홍보 성과 홍보 카드뉴스 (출처: 대한민국 정부)


글로벌 중추 국가 위상 강화, 5일간 47개국 정상 만남, 새로운 디지털 질서 원칙 제시. 윤 대통령이 말한 “대통령이 국민의 세금을 써가면서 해외 순방을 하는 건 중요한 국익이 걸려있기 때문”에 성과를 이렇게 홍보하는 것은 이해가 갑니다. 이렇게 성과 홍보를 위해 대국민 소통을 적극적으로 하는 만큼, 순방이 취소된 이유에 대해서도 더 적극적인 대국민 소통이 필요해 보입니다.

"여러 요인을 검토해 결정했다"는 순방 연기 이유, 여러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여러 요인'이 순방 연기 이유?...국민 분노 세가지 이유
〈뉴스들어가혁!〉은 JTBC news 유튜브를 통해 평일 아침 8시 생방송으로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을 살아갈 힘'이 될 핵심 이슈를 이가혁 기자가 더 쉽게, 더 친숙하게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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