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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상상 뛰어넘어"…판사도 탄식한 전청조, 징역 12년

입력 2024-02-14 16:54 수정 2024-02-14 16:57

재판부 "징역을 살고 나와서도 반성하지 않고 더 많은 돈 노렸다"
중국 작가 위화의 소설 '형제' 언급…"탐욕 경계하는 반면교사 되길"
'경호실장 대역' 이모 씨는 징역 1년 6개월…"사기의 종범으로 판단"
서울경찰청 관계자 "사기방조 혐의 남현희 수사도 조만간 종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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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징역을 살고 나와서도 반성하지 않고 더 많은 돈 노렸다"
중국 작가 위화의 소설 '형제' 언급…"탐욕 경계하는 반면교사 되길"
'경호실장 대역' 이모 씨는 징역 1년 6개월…"사기의 종범으로 판단"
서울경찰청 관계자 "사기방조 혐의 남현희 수사도 조만간 종결"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청조 씨에게 징역 12년이 선고됐습니다. 사진은 전 씨가 지난해 11월 경찰에서 검찰로 압송되는 모습입니다. 〈출처=연합뉴스〉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청조 씨에게 징역 12년이 선고됐습니다. 사진은 전 씨가 지난해 11월 경찰에서 검찰로 압송되는 모습입니다. 〈출처=연합뉴스〉

재벌 3세 혼외자 행세를 하면서 투자자들을 속여 30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청조 씨에게 중형이 선고됐습니다.

서울동부지법은 오늘(1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공문서위조 및 위조공문서 행사·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 행사 혐의로 구속기소 된 전 씨에 대해 징역 12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 "주위 모든 사람에게 사기…수많은 삶 망가뜨렸다"

재판부는 전 씨가 수많은 사기 범행으로 징역형을 살고 나온 뒤에도 반성하지 않고 더 많은 돈을 취하기 위해 특정 유명인에게 접근해 사기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인간의 인지능력은 불완전하기 그지없지만 물욕과 탐욕이 결합할 때는 더 그렇다. 피고인은 이런 점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고, 주위 모든 사람에게 사기 범행을 저질러 수많은 사람의 삶을 망가뜨렸다"고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한때 연인이었던 전 씨와 남현희 씨의 관계와 사건이 벌어진 뒤 법정에서 보인 전 씨의 태도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전 씨가 남 씨에게 유리하게 보일 수 있는 자신의 말이 법정에서 거론됐을 때 "아주 길게 본인의 명백한 말에 대해서도 부인하면서 그 뜻을 뒤집으려고 노력했다"면서 "이런 피고인의 모습을 보면 그 유명인을 사랑했고, 이 사건 범행을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하는 말이 과연 진심인지 의심스럽고 공허하게만 들린다"고 했습니다.
 

재판부 "인간의 탐욕과 물욕을 경계하는 반면교사가 되기를"

재판부는 중국 작가 위화(余華)의 소설 '형제'를 언급하면서 사건에 대한 소회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남자 주인공 중 한 명이 먹고살기 위해 가슴을 넣었다 뺐다 하며 가슴이 커지는 가짜 크림을 파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가슴은 물론이고 성별까지 왔다 갔다 하는 막장 현실은 소설가의 상상력을 훌쩍 뛰어넘어 버렸다"면서 "이 사건이 인간의 탐욕과 물욕을 경계하는 반면교사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피해액을 변제하지 못했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도 받지 못했다. '일상이 사기였다'는 피고인 본인의 말처럼 본인의 범행을 돌아보고 스스로 어떻게 살아왔는지 반성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경호실장 대역'은 전청조 종범…징역 1년 6개월

같은 혐의로 기소된 '경호실장 대역' 이모 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됐습니다.

재판부는 "(이 씨가) 전 씨가 여자임에도 남자 행세를 하는 것을 알고 있었고, 자신의 계좌로 지급된 피해자들의 돈이 투자에 사용되는 모습을 보지 못했음에도 전 씨를 따랐다"고 봤습니다.

특히 "이 씨의 삼성카드가 전 씨에 의해 블랙 카드로 위조된 정황을 알고 있었음에도 더 의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이 씨와 공모했다"는 전 씨의 진술을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전 씨 사기의 종범'으로 판단했습니다.
 
경찰은 사기방조 혐의를 받는 남현희 씨에 대한 수사도 조만간 마무리짓겠다고 했습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경찰에 조사를 받으러 들어가는 모습입니다. 〈출처=연합뉴스〉

경찰은 사기방조 혐의를 받는 남현희 씨에 대한 수사도 조만간 마무리짓겠다고 했습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경찰에 조사를 받으러 들어가는 모습입니다. 〈출처=연합뉴스〉

전청조, 오열하면서 퇴장…경찰 "남현희 수사 조만간 종결"

재판이 끝난 뒤 전 씨와 이 씨는 오열하면서 퇴장했습니다.

두 사람은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해외 비상장주식 투자금 등의 명목으로 피해자 22명으로부터 약 27억2000만 원 상당을 뜯어낸 혐의를 받습니다.

이와 별도로 전 씨는 지난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같은 수법으로 피해자 5명에게서 약 3억5800만 원을 편취한 혐의도 받습니다. 전 씨의 사기로 인한 피해액은 확인된 것만 30억7800만 원입니다.

경찰은 사기 방조 등 혐의로 고소·고발된 남현희 씨도 불구속 상태로 수사하고 있습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오늘 "남 씨 사건이 조만간 종결될 것 같다. 가급적 빨리 마무리를 짓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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