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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해로 부부, 한날한시에 죽음 선택…'존엄한 죽음' 논쟁 가열

입력 2024-02-13 20:45 수정 2024-02-13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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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주말 네덜란드 전 총리가 부인과 함께 안락사로 생을 마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70년 가까이 함께해온 93살 동갑내기 부부가 한날 한시 손을 맞잡고 떠났다는 소식에 전 세계적으로 '존엄한죽음을 선택할 권리'에 대한 논쟁도 다시 불이 붙고 있습니다.

먼저 박사라 기자입니다.

[기자]

노년의 부부가 온화하게 웃고 있습니다.

1977년부터 5년간 네덜란드 총리를 지낸 드리스 판아흐트와, 그가 '나의 여인'이라 불렀다는 부인 외제니 여사입니다.

70년 넘게 동료이자 부부로 살아온 93세 동갑내기 두 사람은 지난 5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날 한시에 안락사했습니다.

판아흐트 전 총리가 세운 시민단체 권리포럼 측은 "판아흐트 전 총리가 2019년 뇌출혈을 겪은 뒤 신체적 능력의 상실을 느끼며 삶의 마지막에 이르렀단 것을 인식했다"며 "건강이 악화된 부인과 함께 손을 맞잡고 동시에 죽음을 맞이했다"고 밝혔습니다.

판 아흐트 전 총리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종교적 교리와 어긋남에도 불구하고 삶의 자기결정권을 추구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네덜란드는 2002년 세계 최초로 의사가 환자에게 약물을 투여하는 적극적 안락사가 제도화된 나라로, 2022년 기준 전체 사망자 5% 정도가 안락사를 택했습니다.

지난해엔 안락사 시행 연령 제한까지 없어졌습니다.

환자가 스스로 약물을 투여하는 방식의 의사조력사망은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 10여 개국에서 합법화됐고, 사회적 합의를 거치며 대상과 조건이 수정되고 있습니다.

지난주 에콰도르에서는 불치병 환자에 대한 안락사를 처벌하는 법이 위헌이라는 헌재 결정이 나오면서, 남미에서 두 번째 합법화가 예고됐습니다.

캐나다에서는 정신질환자까지 조력사망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을 두고 사회적으로 격론이 벌어졌지만, 지난달 최종적으로 제외됐습니다.

[영상디자인 이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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