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동반 안락사' 택한 70년 부부…네덜란드 전 총리, 아내와 같이 떠나

입력 2024-02-12 18:06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지난 5일 동반 안락사로 세상을 떠난 드리스 판 아흐트 전 네덜란드 총리(왼쪽)와 부인 외제니 여사의 생전 모습. 〈사진=권리포럼 연구소 홈페이지 캡처〉

지난 5일 동반 안락사로 세상을 떠난 드리스 판 아흐트 전 네덜란드 총리(왼쪽)와 부인 외제니 여사의 생전 모습. 〈사진=권리포럼 연구소 홈페이지 캡처〉

드리스 판 아흐트 네덜란드 전 총리가 70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한 동갑내기 아내와 동반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향년 93세.

현지시간 9일 판 아흐트 전 총리가 생전 설립한 권리포럼 연구소와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판 아흐트 전 총리와 부인 외제니 여사는 지난 5일 고향인 네덜란드 동부 네이메현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두 사람은 70여년 전 네이메현에서 학생으로 만나 부부의 연을 맺었습니다.

판 아흐트 전 총리는 평소 아내를 '내 여인'이라고 부르는 등 애정을 드러내 왔습니다.

판 아흐트 전 총리 2019년 뇌출혈로 쓰러진 이후 여러 건강 문제를 겪어 왔습니다. 외제니 여사 역시 최근 들어 건강이 악화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 손을 잡고 고향에서 한날한시 눈을 감았습니다. 장례식은 비공개로 치러졌습니다.

헤라르 존크먼 권리포럼 연구소장은 네덜란드 공영방송인 NOS에 두 사람은 매우 아팠다며 "서로가 없이는 떠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네덜란드는 2002년부터 안락사를 합법화한 나라입니다. 다만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거나 치료 가능성이 없는 병을 앓아야 하는 등의 조건이 있습니다.

2022년까지 네덜란드에서 안락사를 선택한 이는 모두 8720명입니다. 최근에는 드물지만 동반 안락사도 늘고 있습니다. 2020년 동반 안락사를 선택한 이는 모두 26명(13쌍)이었지만 2022년에는 58명(29쌍)으로 2배 이상 늘었습니다.

네덜란드 안락사 전문 기관 한 관계자는 "동반 안락사는 드문 일"이라면서 "두 사람이 모두 안락사를 원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1931년 2월 2일 태어난 판 아흐트 전 총리는 1971년 정계에 입문한 이후 법무부 장관, 부총리 등을 역임했습니다. 1977년부터 1982년까지는 네덜란드 총리를 맡았습니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