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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지시 3시간 만에…"나이 속인 청소년 술 판매, 행정처분 신중히"

입력 2024-02-09 16:48 수정 2024-02-09 17:07

돈 안 내고 자진신고해도 '자동 영업정지'
"이런 일 벌어지면 한국 사회 정의롭지 않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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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안 내고 자진신고해도 '자동 영업정지'
"이런 일 벌어지면 한국 사회 정의롭지 않은 것"

정부가 어제(8일) 오후 각 지자체에 자영업자가 청소년에게 속아 술·담배를 판 경우 영업정지 같은 행정처분을 신중하게 결정해달라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지 약 3시간 만입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민생토론 발언듣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중소기업·소상공인 민생토론 발언듣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식약처는 어제 윤 대통령의 지시 이후 중기부와의 협의를 통해 청소년에게 술을 판매한 음식점을 적발한 경우 객관적 사실을 충분히 조사한 후 행정처분이나 고발 여부를 신중히 결정하도록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요청했습니다. 청소년이 가짜 신분증을 제시했거나, 영업자가 평소 신분증 확인 의무를 충실히 이행해왔다면 이런 사정을 참작해 행정처분을 자제해 달라는 취지입니다.

어제 윤 대통령이 주재한 '함께 뛰는 중소기업·소상공인, 살맛나는 민생경제' 민생토론회에서 청소년에게 속아 술·담배를 파는 바람에 억울하게 영업 정지를 당한 자영업자들이 참석해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서울 마포에서 돼지고기 구이집을 운영하는 정상훈 대표는 미성년자가 일부러 가게에서 술을 마신 뒤 돈도 내지 않고 스스로 신고하는 바람에 영업 정지를 당했다며 "나쁜 짓을 한 사람은 따로 있는데 온전히 그 피해를 자신이 다 감당해야 하는 것이 너무 답답하고 화가 나서 우울증까지 걸리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사연을 접한 윤 대통령은 "이런 일이 한국 사회에서 벌어진다면 사회가 정의롭지 못한 것"이라며 정부를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그러면서 청소년들이 고의로 술을 마시고 스스로 신고한 경우, 또 자영업자가 평소 신분증 확인을 해온 사실이 입증된 경우에는 처벌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법령 개정은 나중에 하더라도 당장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행정 처분을 못 하게 하라고 식약처와 중기부에 지시했습니다.

한편 중기부와 식약처는 어제 민생토론회 종료 이후 지자체에 보낸 공문과는 별도로 '적극행정위원회'를 통한 행정처분 면제조치도 우선 시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또한 중기부, 식약처, 기재부, 복지부, 여가부 등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법령 개정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운영하는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법령이 개정되면 청소년에게 술·담배를 판매한 경우 영업 정지 기간이 지금의 2개월에서 7일로 줄어들고, 자영업자가 구매자의 신분증을 확인한 경우에는 이런 처분이 아예 면제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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