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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청산론' 띄우는 민주당…이재명 '문명대전'에 침묵한 채 정국 구상

입력 2024-02-09 16:28 수정 2024-02-10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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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귀성인사 하는 이재명 대표 2024.2.8 [공동취재]

설 귀성인사 하는 이재명 대표 2024.2.8 [공동취재]


◇'문명대전'에 말 아끼는 이재명…"여당발 86청산론에 힘싣나?"

최근 임혁백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쏘아 올린 '대선 패배 책임론'이 일부 친문 공천 배제 움직임으로 치달으면서 당내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당 일각에선 "이재명 대표가 상황 수습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이 대표는 일단 침묵 중입니다.

이 대표는 오늘(9일) 권리당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국가의 명운을 가를 총선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바로 지금, 우리 모두의 힘을 하나로 모을 때"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동지 여러분의 손으로, 민생 경제와 민주주의를 살리고, 평화를 지키는 위대한 새 장을 열어 달라"고 강조했는데, 최근 당내 상황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습니다.

서울특별시새마을회 취임식 참석한 임종석 2024.2.7

서울특별시새마을회 취임식 참석한 임종석 2024.2.7


◇친명 "친문 찍어내기 프레임 악용" vs 친문 "이재명, 계파 갈등 묵인"

친명계에선 이 대표를 향해 상황을 정리해달라는 친문의 요구를 일축하는 분위기입니다. 한 지도부 의원은 "다선 의원들이 자기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오히려 '친문 찍어내기' 프레임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친명계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은 "정말 부끄러운 민주당의 모습"이라면서 "친문·친명 갈등이 실체가 있는 것도 아닌데 대표가 직접 나서서 정리할 사안인가 싶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논쟁이 길어지면 대표한테 좋지 않다. 오해가 더 커지고 악화되기 전에 대표가 '시스템 공천 잘 하겠다' 한마디 할 필요도 있을 것 같다"고 부연했습니다.

하지만 당 전략공관위 고위 관계자는 "임 전 실장의 공천 불가 기류는 사실"이라며 국민의힘의 586과 전 정권 비판 프레임을 명분으로 들기도 했습니다.

친문 인사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한 친문계 의원은 "이 대표가 의지가 있겠냐. 공관위원장이 알아서 하고 있는데, 본인이 굳이 갈등 국면에 엮이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을 만나 '원팀'에 뜻을 모은 이 대표가 계파 갈등을 방관하고 있다는 겁니다. 앞서 친문계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가 나서서 상황을 정리하라고 촉구했고, 우상호 의원은 책임론을 처음 꺼낸 임혁백 위원장이 큰 실수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치권에선 '친문 용퇴론'을 두고 총선 뒤 오는 8월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간 헤게모니 싸움이 본격화된 것이란 해석도 나옵니다. 임종석 전 실장을 필두로 한 친문계 구심점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 아니겠냐는 주장입니다. 한 고위 당직자는 "지도부의 병립형 계획이 틀어지면서 친명 인사를 꽂기 힘들어지니까 결국 친문들에게 자리를 비우라고 하는 메시지로 비쳐지지 않겠냐"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당직자는 "지도부에서 지난 번 윤영찬 의원 탈당 움직임 때부터 임종석에 대한 견제가 더 심해진 걸로 알고 있다. 원내 진입조차 허락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문제는 설 연휴 직후 하위 20% 대상자 통보와 2차 컷오프 심사 결과 진행되면 추가 탈당 등 계파 갈등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 여당이 이른바 '86 세력 청산론' 띄우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호응하는 것처럼 보이는 모양새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재명, 고향 안 가고 '정국 구상' 몰두...설 연휴 이후 '리스크' 전쟁

이재명 대표는 이번 설 연휴에 고향인 경북 안동을 찾지 않고 자택에 머무를 것으로 보입니다. 나흘 간 공개 일정 없이 향후 정국 구상에 집중한다는 계획입니다. 당 대표실 관계자는 "원래 고향 방문하려고 했지만 이틀 간 휴식 취하고 월요일에 비공개 회의 등 당무를 볼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설 연휴 이후부턴 '사법 리스크'가 다시 부상할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공세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취임 첫날부터 '검사 대 피의자' 프레임을 꺼내 들며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부각했습니다. 최근에도 '586 운동권'을 언급하며 "특권 정치를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이 대표 부부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 다시 불거지는 것도 민주당으로선 부담입니다. 수원 지검은 설 연휴 직후 부인인 김혜경 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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