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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파 배려 없다" 단언하더니…계파 갈등 부른 공관위원장의 '말'

입력 2024-02-07 17:04 수정 2024-02-07 21:56

임혁백 공관위원장 '전 정부 책임론' 언급
총선 앞두고 '친명 vs 친문' 갈등 조짐
현역 하위 20% 통보 전부터 계파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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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혁백 공관위원장 '전 정부 책임론' 언급
총선 앞두고 '친명 vs 친문' 갈등 조짐
현역 하위 20% 통보 전부터 계파 신경전


공관위 1차 심사 결과 발표하는 임혁백 공관위원장 2024.2.6

공관위 1차 심사 결과 발표하는 임혁백 공관위원장 2024.2.6


“민주당 공천에서 계파 배려는 없다. 친명도 없고, 비명도 없고, 반명도 없다” (지난 달 12일, 공천관리위원회의 첫 회의 당시 발언)

임혁백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달 12일 공천관리위원회의 첫 회의에서 한 말입니다. 그러면서 "오직 더불어민주계만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공천 과정에서 분출될 수 있는 계파 갈등을 의식한 듯, 첫 시작부터 '공정한 공천'을 강조한 겁니다.

민주당은 첫 1차 지역구 공천 심사 결과 발표 날인 어제(6일), 현역 의원을 대상으로 한 평가 하위 20% 대상 통보를 이번 설 연휴 이후부터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계파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통보 시점을 최대한 미룬 걸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돌연 '정권 교체 책임론' '전 정부 책임론'에 불이 붙었습니다. 임혁백 위원장이 어제 모두발언에서 '선배 정치인'과 '윤석열 정권 탄생의 원인을 제공한 분들'을 언급하면섭니다. 임 위원장은 “본의 아니게 윤석열 검찰 정권 탄생 원인을 제공한 분들 역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달라”며 사실상의 용퇴론을 주장했습니다.

정치권에선 당장 친문계 핵심 인사들을 향한 자진 불출마 권고로 해석됐고, 임종석·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를 비롯해 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 전해철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 친문 인사들에게 사실상 결단을 압박한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렸습니다.

그러자 친문계는 “대선 패배 책임이 문재인 정부에 있다는 인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즉각 반발했습니다. 임종석 전 실장은 "총선 결과에 따라서 모든 정치 상황이 달라지는 판에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 얘기겠냐? 왜 저만 갖고 그러나 모르겠다"며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오늘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검찰정권 탄생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가 연일 화두”라면서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 통합의 정치, 연대의 정치가 절실한 때에 무엇이 범진보 진영의 승리를 안겨줄 수 있는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결과적으로 우리 모두가 책임질 일이고 우리 모두가 함께 돌아봐야 될 일이지 전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는 것은 마땅치 않다"고 말했습니다.

임혁백 위원장의 '책임론' 발언 자체가 적절치 않다는 반응도 이어졌습니다. 전직 청와대 출신 한 의원은 "공관위원장이 자꾸 불필요한 발언을 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공관위는 어느 계파에도 유불리가 치우치지 않는다는 원칙이 중요하고 그게 곧 공천 혁신의 출발 아니겠냐"고 비판했습니다. 계파색이 옅은 한 중진 의원은 "공관위원장이 왜 집안 싸움을 키우는지 모르겠다. 투표장 나오지 말라고 하는 거냐" "그걸 알고도 저런 거라면 위원장 자격이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습니다. 한 당 관계자도 "윤석열 정부를 탄생하게 한 원인을 찾자면 상대에게 패배한 대선 후보 아닌가. 문재인 정부 지지율이 마지막까지 높았었던 걸 감안하면 뜬금없는 책임론"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현역 평가 하위 20% 명단을 통보하기 전부터 계파 갈등이 노출되면서 민주당 공천 심사를 둘러싼 긴장감은 더 커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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